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1
“들고 읽어라!”
독서 중독자가 아니어도, B급 취향이 아니어도 빠져든다
‘독서’를 소재로 한 화제의 웹툰,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이 사계절만화가열전 열세 번째 책으로 나왔다. [에이스 하이]에서 보여 준 지적 허세와 ‘병맛’ 개그의 깊이가 한 차원 더 깊어진 것은 물론이고, 책읽기에 대한 진입 장벽을 허물고, 내면의 독서 욕구를 자연스레 끌어올린다는 미덕도 갖췄다. ‘독서 클럽’의 기존 멤버 선생, 사자, 고슬링, 슈, 예티에 이어 경찰, 노마드, 로렌스가 새 회원으로 합류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은 책읽기에 관한 쓸모 있는 정보들을 전하는 한편, 예측 불가한 신선한 ‘병맛’ 스토리와 허를 찌르는 반전을 선사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작가들이 영리하게 심어 놓은 복선들이 보이고, 언제 어디서든 아는 척, 읽은 척할 수 있는 인문학적 지식을 쌓게 된다. 단행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장치들도 있다. 새로 추가된 [냉동과 해동 사이] 아영 편과 독서 클럽에서 무대에 올린 셰익스피어 비극의 전말만으로도 책을 소장하는 의미가 크다. ‘알아 둬도 쓸 덴 없는 작가 주석’은 작품의 이해를 깨알같이 돕고, 한데 모아 놓은 ‘독서 중독자들의 독서 리스트’는 책에서 연마한 독서 방식으로 도전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