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국소설의 아버지’ 대니얼 디포가 『로빈슨 크루소』 이후 선보인 또다른 역작 범죄와 가난의 굴레에 휘말린 삶의 모험비정한 현실에 내던져진 한 여자의 파란만장한 분투기난파를 당한 후 표착한 무인도에서 28년간 끈질기게 살아남은 선원의 이야기 『로빈슨 크루소』(1719)로 세계문학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대니얼 디포(1660~1731). 영국 역사상 최대의 격동기를 살면서 사업가이자 정치 논객, 언론인으로 활약하며 엄청난 양의 글을 써낸 그는 소설이라는 장르를 정립하고 발전시킨 선구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그런 그가 1722년에 발표한 『몰 플랜더스』에서는 세상 풍파에 시달리면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여성 주인공을 그렸다. 감옥에서 태어나 하녀, 정부, 매춘부, 소매치기, 좀도둑 생활을 전전하다 유배형을 선고받아 영국령 식민지 버지니아로 건너가 살아가는, 몰 플랜더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린 악한소설이자 허구적인 범죄자 자서전이다. 먹고살기 위해서라면 거듭되는 결혼, 매춘, 절도를 불사하며 위기를 타개해온 몰이 노년에 이르러 자신의 죄 많은 과거를 생생하고 솔직하게 회고하는 식으로 서술된다. 의지할 데 없는 밑바닥 여성이 갖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헤쳐나가는 모습을 그려나가는 가운데, 여성을 억압하고 예속하는 시대 풍조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까지 담아낸다. 그런 만큼 이 작품은 훗날 재발견되어 “몰은 여권운동가들이 수호성인으로 여겨야 할 인물”이라 언급한 버지니아 울프를 비롯해 많은 이에게 감명을 주었으며 영화와 드라마로도 꾸준히 만들어져왔다. 실제 인물의 회고록이라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현실감 있는 서사가 펼쳐지는 『몰 플랜더스』는 사실주의 소설의 효시로 꼽히며 디포를 ‘영국소설의 아버지’로 자리매김시켰다.★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1권 ★ 2009년 가디언 ‘모두의 필독 소설’ 1000권★ 2015년 BBC ‘위대한 영국소설’ 100권★ 1965·1996 영화, 1996 드라마 〈몰 플랜더스〉 원작소설
저자소개
영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대니얼 디포. 1660년 영국 런던 근교의 세인트 질에서 양초 제조업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4세에 비국교도 학교에 입학하여 신학, 역사, 외국어, 지리, 과학, 도덕 철학 등 다양한 교양을 쌓았다. 목사가 되려는 생각을 접고 23세에 메리야스 도매상을 시작으로 정육업, 담배, 목재, 포도주 등의 운송 및 수출입 교역업에 투자했다. 31세에 파산해 감옥에 잠시 투옥되었고, 이후 벽돌과 타일 제조업, 노예 무역업 등에 종사했으며, 이때의 경험이 『로빈슨 크루소』의 주요 소재가 되었다. 1698년 저술로는 최초인 『사업론』과, 국왕 윌리엄 3세를 옹호하는 운문집 『진정한 순종 영국인』을 출간했고, 국교회의 극단주의를 풍자한 『비국교도 처리의 지름길』을 출판하여 고위 성직자를 모독했다는 죄로 다시 투옥되었다. 그는 수많은 여행과 저널리스트 활동, 정치 활동, 상업과 사업, 무역업 등에 관여하며 다채로운 경험을 쌓고 이런 갖가지 인생 체험들을 신빙성 있는 문체로 묘사하는 데 아주 능한 사람이었다. 소유했던 토지가 법적 분규에 휘말리자 채무자들을 피해 다니다 71세의 나이에 뇌졸중으로 사망했다.
59세에 발표한 『로빈슨 크루소』는 그의 대표작으로,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큰 인기를 끈 이 작품은 불과 3개월 만에 한 번에 수천 부씩 6쇄까지 찍혀 나왔다고 한다. 이에 힘입어 그해 8월 속편 격인 『로빈슨 크루소의 더 많은 모험』, 이듬해 후속편 『로빈슨 크루소의 진지한 명상』이 출간되었다. 이언 와트는 「신빙성 있는 시간의 흐름, 신빙성 있는 시공간의 묘사,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마주할 수 있는 신빙성 있는 등장인물, 신빙성 있는 상황, 명료한 문체 등」 형식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이 작품을 일컬어, 「근대 소설의 효시」로 보았다.
다른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몰 플랜더스』, 『잭 대령』, 『록사나』 등을 비롯하여, 영국에 부는 각종 돌풍과 폭풍에 관한 이야기 『폭풍』, 역사서 『대영 제국 합병사』, 가정생활에 필요한 지침들을 다룬 최초의 품행서 『가정의 교사』, 『완벽한 영국 신사』, 자서전 성격의 『명예와 정의에 바치는 호소』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