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

저자
최종학
출판사
원앤원북스
출판일
2019-02-26
등록일
2019-04-24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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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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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실에 치이고 일상에 지쳤을 때

당신의 마음속 여유를 찾아줄 23편의 이야기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



그동안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로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준 서울대 최종학 교수가 문화 전반을 아울러 논하는 책을 출간했다. 예술과 문화, 여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저자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 공부한 것들에 대해 쓴 글들을 모았다. 저자는 예술이나 문화와는 거리가 먼 경영학이라는 학문, 그중에서도 회계학을 본업으로 삼고 있는 서울대학교 교수다. 하지만 ‘무언가에 관심이 생기면 그에 대한 공부를 하는’ 직업병 덕에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생기자 이것저것 관련된 자료를 찾아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작가의 인생이 어떠했는지, 노래 속에 숨겨진 이야기가 무엇인지, 작가가 왜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알아보고 그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여행을 가도 그 고장의 역사에 대해 먼저 찾아본다. 그렇게 실제 해당 작품을 감상하거나 여행을 한 후 며칠 이내에 적은 글에는 생생한 현장감이 가득하다. 이 책을 읽으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저자와 함께 문화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총 4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 ‘감성을 찾아 떠나는 미술 수업’에서는 다비드, 미켈란젤로, 밀레 등 화가들과 그들이 남긴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그림에 대한 공부를 강조하는데, 공부를 하고 그림을 다시 보게 되면 그림에 함축되어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색다른 눈으로 작품을 감상해보자. 파트 2 ‘감성을 찾아 떠나는 음악 수업’에서는 대중음악부터 영화 OST까지 폭넓게 다룬다. 파트 3 ‘감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 수업’에서는 국내 여행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널리 알려진 여행지에 더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마지막 파트 4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색다른 수업’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특별했던 하루의 여정과 영화 등을 다룬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사람의 따뜻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마음을 열어줄 따뜻한 감성 수업!

마음이 있다면 보지 않아도 보이고,

듣지 않아도 들을 수 있다!



“마음이 없다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채근담』)”라고 했으며,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유홍준)”라고도 했다. “아는 것이 적으면 사랑하는 것도 적다(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도 했고, “경험한 만큼 보이고, 경험한 만큼 얻는다(고두현)”라고도 했다. 이 책과 함께 서로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행복한 문화 여행을 떠나보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는 순간, 행복이 바로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_〈지은이의 말〉에서



거칠고 힘든 세상, 지치고 피곤한 퇴근길, 이 모든 것이 괴로운 이유는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사색과 여유가 부족해서가 아닐까? 저자는 예술을 이야기하지만 그 속에는 사랑이 있고 함께한 추억도 담겨 있다. 김광석이나 이문세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자신도 모르게 그 옛 노래들을 흥얼거리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그와 함께한 추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책 전반에 저자가 말하는 예술과 휴머니즘, 그리고 추억에 흠뻑 빠져보자.





책 속으로



그러나 다비드가 받은 찬사는 이러한 그림의 기교를 넘어선 것이었다. 당시 프랑스의 시대상과 부합되는 그림이었기 때문에 더욱더 환영을 받은 것이다. 이 그림이 발표된 1799년의 프랑스는 매우 혼란했다. 대혁명의 소용돌이와 피의 숙청이 계속되다가 나폴레옹이 막 정권을 잡고 국가 내부의 안정을 꾀하는 시기였다. 이러한 시기에 다비드는 이 그림을 그린 것이다. 이 그림이 의미하는 메시지는 “우리 싸우지 말고 화해해 위대한 프랑스 건설을 위해 나서자”라는 것이다. 로물루스와 타티우스가 화해해 위대한 로마 건설의 초석을 놓았듯이, 이제 프랑스 국민들도 화해를 통해 위대한 국가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가 담긴 그림을 그려냈으니, 프랑스 국민들이 열광한 것은 당연하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다비드가 적시에 사회 분위기에 적합한 주제를 그림으로 그릴 수 있었다는 것은 그가 미술뿐만이 아니라 고전문학이나 역사 등에 대해서도 박식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_64쪽



“인생은 짧아도 예술은 길다”라는 말이 있듯이, 그의 걸작들은 영원히 살아남았다. 그리하여 10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굳건히 일하는 농부나 경건히 기도하는 부부의 모습은 우리의 영혼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100년이 지나 사람들의 가치관이 지금과는 많이 달라지더라도 밀레의 그림이 주는 사색과 감동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나 ‘성모 마리아’에 대한 수많은 그림보다도 더 큰 감동과 사색, 그리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종교화가 바로 밀레의 그림이 아닐까 한다. ‘종교화 같지 않은 종교화’인 셈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현대 사람들은 밀레가 말년에 거주하면서 그림을 그렸던 파리 근교의 바르비종까지 관광을 떠나서 밀레의 그림의 배경이 된 자연환경을 보며 밀레를 생각한다. _122쪽



1750년경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영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종교영화가 아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이 옳은 것인지, 힘에는 힘으로 저항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나에게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더욱 긴 여운이 남는다.

가브리엘 신부는 마치 권력과 힘에 맞서서 평화를 외쳤던 간디를 떠오르게 한다. 1982년 영화 〈간디〉에서, 간디로 분한 벤 킹즐리가 “절망을 느낄 때 나는 기억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항상 진실과 사랑이 승리해왔다는 것을. 독재자나 살인자가 있었고, 그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지만 결국은 무너졌다는 것을. 언제나 이것을 명심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간디의 무한한 사랑에 존경의 마음이 샘솟았었다. 그리고 결국은 사랑이 이긴다고 생각했다. 역시 인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가난한 이웃을 위해 헌신한 마더 테레사 수녀님의 일대기를 생각하면서도 사랑을 생각했다. _188쪽



삼성궁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모습이 기묘하다. 지리산 자락에 흔한 수많은 돌로 큰 돌탑들을 쌓아올렸다. 문을 통해 들어서서 큰 광장으로 나서자마자 주변 언덕을 가득 둘러싼 수많은 돌탑과 돌산을 볼 수 있다. 사진으로는 그 기묘한 모습을 다 담을 수 없었다. 왼편으로는 계곡이 있는데, 그 계곡에도 돌을 이용해 댐을 쌓아 폭포처럼 물이 쏟아진다. 사슴을 형상화한 조형물도 있었다. 청학동 설화에는 사슴이 등장한다. 옛날에 어떤 나무꾼이 지리산에 올라 나무를 하는데 사슴을 보고, 사슴을 잡으려고 뒤를 쫓는다. 그런데 사슴이 계속 도망치다가 어느 굴속으로 들어갔다. 사슴을 따라 그 굴을 들어가 보니 굴 반대편에 큰 마을이 있고 사람이 살기 좋은 이상적인 지형이 있었다고 한다. _244쪽



모랫길이 끝나고 집들이 시작되는 곳에 오니 바로 길옆에 있는 집 유리창이 열리더니 사람 하나가 고개를 내민다. “구경 잘 하셨어유?”라고 물어서 쳐다보니 관리사무소 건물이다. “예. 아주 즐겁게 구경 잘 했습니다.” “즐거우셨으면 다음에 또 놀러 오세유.” 인사를 하고 지나치니 아내가 “이곳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네”라고 이야기한다. 전국 어느 관광지를 가도 이곳처럼 지나가는 관광객을 붙잡고 친절히 설명하거나 인사를 건네는 직원들을 보지 못한 듯하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산책을 해서도 좋았지만, 친절한 응대를 받아서 기분도 좋았다. 짧은 A코스만 돌아본 것이 아쉬웠는데, 다음에 다시 와서 다른 코스도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_306쪽



브란트 총리의 사과 덕분에 독일과 폴란드는 화해할 수 있었다. 일본 지도층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화해의 태도를 취한다면 한국과 일본도 마음속에 남은 앙금을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본과 한국의 상호의존도나 경제협력 정도를 볼 때 두 나라가 앙금을 씻고 사이좋게 협력한다면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빨리 그런 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자이 절벽에서 바라본 태평양의 물빛은 검푸르다.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섬뜩할 정도로 색이 짙다. 마치 고흐의 그림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하늘색에서 느껴지는 섬뜩함이다. 이곳 이외의 사이판 다른 해변가에는 파도가 거의 치지 않는다. 산호초가 해변을 빙 둘러싸고 있어 산호초가 파도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호초로 둘러싸인 안쪽은 물결이 아주 잔잔하다. 수심도 얕아서 정말 ‘쪽빛’이라고 불리는 아름답고 투명한 물 색깔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이곳 반자이 절벽 앞부분만은 산호초가 없어서 거친 대양의 파도가 바로 절벽으로 다가와 부딪힌다. 무서울 만큼 짙푸른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수많은 원혼들이 저기 절벽 아래 숨어 있는 것 같다. _3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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