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우리 시대의 역설

우리 시대의 역설

저자
민이언, 박상규, 그림 김동욱
출판사
다반
출판일
2019-07-01
등록일
2019-08-0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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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숱한 질문과 대답 속에 지쳐 버린 그대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와 관련한 숱한 질문과 대답이 있지만, 막상 닥쳐 온 현실 앞에서는 어찌 해야 하는 것인지를 몰라 주저하다가 결국 세상의 권고대로 따랐던 것 같다. 그리고 삶의 어느 순간부터는 그 질문들을 조금씩 지우며 살아왔다. 더 많은 시간이 흘러서야 다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젠 이런 정도의 대답은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



CEO와 철학도, 출판인이 함께한 어느 토요일

현대사회와 현대인에 관한 인터뷰!



철학을 통해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어느 기업인과 철학도, 그리고 그들의 일화로 이미 한 권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 대표. 세 사람 사이에서 오간 대화를, 현대인이 안고 사는 이런저런 고민들의 주제로 각색해 본 원고이다. 철학을 공부하는 대기업 CEO 입장에서 고찰해 본 시장의 문제. 교직을 떠나 작가의 길로 들어선 철학도가 바라보는 시대의 문제. 그리고 대형 출판사에서 근무하다 1인 출판사로 독립해 불황의 영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출판인이 느끼는 시기의 문제 등등.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갈등과 선택 혹은 불안의 순간들에 대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풍경

내일을 사랑하는 그들 각자의 철학



기획을 진행하면서, 또 원고를 정리하는 내내 떠오른 키워드는 ‘도시’였다. 물론 공간의 규모라기보단 현대의 시간을 상징하는 의미로서의 ‘도시’이다. 지식인들마다 지적하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이지만, 또 결국 우리가 찾아야 할 해법도 그 문제를 야기하는 구조적 토대를 외면할 수는 없는 터, 현대 사회가 발생시키는 문제 또한 현대 사회의 문법 안에서 해결될 수밖에 없는 역설이기도 할 게다. 독에 의거해 해독제를 만들어 내듯, 우리의 바라고 기대하는 내일도 우리를 닦달하는 오늘 속에 도래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이유에서였는지, 《불안과 함께 살아지다》를 통해 인연이 된 김동욱 작가님이 작품들이 스쳤다. 김동욱 작가님의 그림들을 처음 본 순간에, 제프 딕슨의 〈우리시대의 역설〉이란 시가 문득 스쳤었는데, 당시에 건네주신 작업 노트에 적힌 글 역시 도시의 역설에 관한 내용이었다. 보다 넓은 관계의 범주를 살아가면서도 도리어 관계에 서툰 도시의 초상이지만, 김동욱 작가님은 그 군중들 속의 고독감에서 벗어난, 이 도시 어딘가에도 남아 있을 자유와 낭만을 그려 보고 싶었다고…. 불안도가 점점 높아지는 현대 사회이지만, 역설적으로 차라리 그런 시대성을 딛고 있는 잠재적 가치들을 돌아보는 기획이기도 하기에, 김동욱 작가님께 제안을 드렸고 작가님도 선뜻 허락을 해주셨다. 그리고 어떤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보고자 제프 딕슨의 싯구절을 이 기획 전반에 차용했다.

부조리한 구조일망정 우리가 딛고 있는 존재기반이기에 그것을 노상 탈속의 철학으로만 부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던가. 제주도 앞바다의 목가적인 전경을 소유하고자 해도 도시에서 번 돈이 있어야 할 판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도시에서의 일상을 고민해 보는 것이 보단 본질적인 질문이 아닐까? 복숭아꽃 살구꽃은 아니어도, 도시에도 계절은 오고가고 바람은 불어오고 구름은 흘러간다. 김동욱 작가님의 작가 노트에 적혀 있던 구절들을 다시 곱씹어 본다. 이 도시 어딘가에도 분명 존재하는 낭만이라는 것에 관하여, 또한 이 불안한 시대상의 어디쯤엔가 분명 존재할 열망과 희망에 관하여….



수많은 질문과 대답 속에 지쳐버린 우리 모두에게

수많은 관계와 관계 속에 멀어져간 그들 각자에게



게오르그 짐멜에 따르면, 도시인들은 도시가 쏟아붓는 감각의 과부하에 대한 방어기제를 작동시킨다. 그 방어기제들이 감정을 둔화시키면서, 덜 예민하고 냉담한 시민들이 양산된다. 그런데 이러한 진단은 모던의 시기를 지나고 있던 유럽을 대상으로 한 경우이다. 한 세기의 발전을 더 겪은 오늘날의 도시인들은 얼마나 더 둔감해진 것일까? 그렇다고 세상을 둥글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이기나 한가? 역설적으로 그 둔감은 예민함의 동력으로 깎아지른 무심함이기도 하다.

- 본문 중에서 -



도시는 너무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그것들은 우리의 정신에 방어기제를 작동시킨다. 우리는 도시의 풍경들을 선택적으로 지각한다. 우리는 도시 전체의 영향 속에서 그 일부만을 보며 살아간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가는 거리에서, 혹은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가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홀로 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이어폰으로 무언가를 듣고 있는 현대인들. 공유의 공간 속에서 외부의 소리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다 함께 있지만 외로운 사람들. 그저 도시의 한 풍경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을 지울 수 없는, This is the city life!



본문 중에서



예전에는 서로가 찔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로의 가시를 뒤섞을 수 있는 공간을 공유했거나, 찔리는 일이 있더라도 양해를 하고 넘어갔지만, 요즘은 각자의 가시 길이도 더욱 길어졌을뿐더러 아예 자신의 가시 안으로 다른 결의 가시들을 뒤섞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서로의 가시가 서로를 찌르는 불쾌의 자극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가시 길이에 타인의 가시 길이를 더한 만큼으로 멀어진다. -p.27



그 지위가 지니는 상징성을 대변하는 행위, 즉 지시 혹은 컨펌에 대한 과잉의 집착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을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지 않던가. 그게 왜 문제가 될까 싶을 정도로 사소한 사안을 지적하며 결재를 잘 안 해주는, 해주더라도 기어이 충고 한마디를 덧붙여야 직성이 풀리는 상사들이 완벽주의 성향인 것도 아니다. 그저 그 몽니의 행위 자체가 목적이라는 사실은, 일관성이 없는 그의 결재 기준이 증명한다. 자신에게 내재된 성향과 반대되는 이미지를 욕망하는 인간상일수록 사소한 것에 화를 내고 본질적인 것에는 무관심하다. -p.63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에서, 장애를 지닌 조제를 사랑한 남자는 마지막엔 결국 조제를 떠나간다. 그런데 조제가 짊어지고 있던 불행이 이 사랑의 원인인 것도, 그렇다고 결과인 것도 아니었다. 어떤 연민에서가 아닌 그냥 한 여자로서 사랑받은 것뿐이고, 흔한 연인들의 이별처럼 헤어지는 것뿐이다. 그렇기에 그녀도 기꺼이 남자를 떠나보내 줄 수 있었다. 애초부터 ‘그럼에도 불구하고도’로 시작되는 사랑이 아니었다. 그런 접사는 제3자들의 관점일 뿐이다. 그들이 사랑하는 데에는 ‘그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서로에게만 적용되는 단 하나의 이유밖에 없었다. -p.76



한 가지 흥미로운 통계, 고학력 집단 중에 싸이코패스들이 은근히 많단다. 부조리한 정권의 실세였던 엘리트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납득이 되는 데이터가 아닌가? 부모도 바라고 선생들도 관리하기 편한, 모범생들의 대다수는 나중에 좋은 직업을 가진 어른으로 자라날 것이다. 하지만 오로지 사회적 욕망에만 치여 자라나는 이들은 배워야 할 것과 느껴야 할 것들을 배운 적도 느껴본 적도 없다. 그런 공감능력이 없어 그저 이해관계로 세상을 살아갈 뿐이다. 웃긴 건, 아니 웃기지도 않는 건,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그렇게 살아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그러고 있을지 모를 일이고…. 그래서 그런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상류사회가 서민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할 테고…. -p.96



심리학은 크게 행동주의와 인지이론, 정신분석학으로 나뉜다. 행동주의는 인간의 습성이 동물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전제 하에서 실험을 시행하고, 얻어낸 데이터들의 평균치로 이론화를 하는 방식이다. 이 심리학은 주로 미국의 실용주의 논리를 대변하며, 미국이 종주국이기도 한 자기계발서들에 많이 인용이 된다. 문제는 특정 이론이 모든 이에게 통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평균의 가치일망정 보편의 가치는 아니며, 개개인의 삶이란 차라리 그 평균으로부터 떨어진 편차 자체이다. 또한 인간의 삶이 이론으로 일반화될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한 문제점이 지적되는 영역이다. 라캉과 같은 정신분석자들은 ‘가짜 과학’이라고 일컬으면서 비판했던 심리학이다. -p.174



국립국어원의 기준에서는 ‘잘산다’가 ‘잘나다’와 같은 맥락인가 보다. 수식어와 술어가 묶여 하나의 단어가 되는…. 오랜만에 연락을 해온 친구가 묻는 ‘잘 살고 있냐?’ 인사에서 ‘잘 산다’가 ‘잘산다’의 의미는 아닐 터, 그러나 때로 ‘잘 산다’와 ‘잘산다’의 구분이 무의미하기도 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의 질문에, 문자로 대답하지 않는 한, ‘잘 산다‘와 ‘잘산다‘의 띄어쓰기를 뭉개며 말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기에…. 잘 살고 싶기도 하고, 잘살고 싶기도 하고….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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