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손들지 않는 기자들
- 저자
- 임철순
- 출판사
- (주)열린책들
- 출판일
- 2019-07-04
- 등록일
- 2019-12-05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0
- 공급사
- 북큐브
-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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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웃기자고 쓴 건 [절대] 아닌
우리말, 우리 언론, 우리 사는 이야기
『손들지 않는 기자들』은 일상을 비트는 뜨끔한 유머, 솔직하다 못해 직설적인 글쓰기로 정평이 난 언론인 임철순의 세 번째 에세이집이다. 우리말, 우리 언론, 소시민적 일상생활에서 느꼈던 크고 작은 단상들을 맛깔나게 담았다. 임철순은 평기자로 시작해 편집국장과 주필까지 두루 거친 40여 년 내공의 신문기자다. 그러나 전작 『노래도 늙는구나』, 『효자손으로도 때리지 말라』처럼 이번 에세이집 역시 세상을 주물럭거리는 여느 [논세가(論世家)]의 뽐냄을 찾아볼 수 없다. 초등학생 연애부터 지하철 독서인, 버스 기사와 택시 기사, 부고 기사에 난 어머니들 이름까지 일상생활에 바탕을 둔 체험들이 글감이 되고, 글맛을 더한다. (1974년 견습 기자 시절을 함께했던) 김훈 작가의 표현대로 [지지고 볶는 일상의 작은 기미들을 소중히 여기는] 글편들이다.
임철순은 말과 글을 다루는 언론인으로서 그간 우리말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여 주었다. 이번 에세이집은 [어문 에세이]라는 책의 부제가 보여 주듯, 우리말을 둘러싼 이야기가 중심이다. 뇌졸중을 뇌졸증으로 내걸고도 맞다고 우기는 약사. [이리 오실게요], [저리 가실게요] 같은 일상 속 잘못된 접객어. 심지어 국가의 중요 문서인 [남북 합의문]과 [대통령 당선증]에까지 등장하는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들. ㅋㅋ와 ㅠㅠ가 범람하는 자판 시대의 씁쓸한 초상(회사 직원의 경위서에 외국인 노동자가 으레 그래야 하는 줄 알고 ㅋㅋㅋ을 써넣어 제출한 사연)과 한자 교육을 등한시하면서 거꾸로 우리말 이해력이 낮아지는 아이러니도 유쾌하게 담겼다. 우리말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출판사들의 엉터리 교정·교열 지적도 신랄하다. 제6판이나 찍은 스테디셀러에 오자가 수두룩하고, 기대를 품고 구입한 한문 고서 번역판이 기가 찰 만큼 오류투성이라는 사실에 분개한다. 지자체의 관광지 안내판에도 종종 저자는 [기분을 잡친다]. 오랜만에 기운을 받으러 올랐던 산에서 마주한 안내판은 교열도 안 거친 듯 오역·오자투성이다. 통신사와 내비게이션의 안내 멘트는 또 어떤가? [교통 변화를 탐색 중입니다. 기존 경로로 계속 안내합니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지금 가는 길로 계속 가세요] 딱 한마디만 하면 얼마나 알아먹기 쉬운가?
임철순은 매우 젊은 나이에 기자의 일을 시작했다. 큰 신문사의 편집국장과 주필을 두루 거치면서 이 세상 전체를 신문지면 위에서 주무르고 재단하고 자리매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은 논세가(論世家)의 가파름으로 날뛰지 않는다. 임철순의 글은 글이 끌고 나가는 글이 아니라, 세상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서 그 안쪽을 들여다보는 글이다. 그의 글은 일상생활에 힘쓰는 자의 글이다. 그의 글은 세상보다 높은 자리로 올라가서 중생들을 내려다보며 꾸짖지 않는다. 그의 글은 세상의 옆구리를 가볍게 찌르면서 말을 걸어오는데, 그 어조는 낮고 상냥한 구어체이다. 어려운 말을 어렵게 하기는 쉽고, 쉬운 말을 어렵게 하기는 더욱 쉬운데, 어려운 말을 쉽게 하기는 어렵다. 어려운 말을 쉽게 한 말은 어려움의 티가 나지 않는다.
- 김훈(소설가)
저자소개
임철순
1953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대전 보문중학교와 서울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1974년 한국일보에 입사, 2012년 퇴사할 때까지 기획취재부장, 문화부장, 사회부장, 편집국장, 주필을 역임했다. 신문윤리위원, 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대산문화재단 자문위원, 안익태기념재단 이사를 거쳤으며 현재 한국일보 논설고문과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자문위원, 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한국언론문화포럼 회장, 한국1인가구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국 기자상(1981), 녹십자 언론상(1985), 참언론인 대상(2005), 장한 고대 언론인상(2006), 삼성 언론상(2008), 위암장지연상(2008) 등을 받은 바 있다. 저서로 『노래도 늙는구나』『내가 지키는 글쓰기 원칙(공저)』『효자손으로도 때리지 말라』 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말(소설가 김훈)
책을 내면서
1 시 상금 좀 올리세요
되도록이면 오래 살아서
아름다움을 어떻게 간직할까
내가 배운 첫 문장
어김없는 지하철 독서인
그 아이들은 어디에
시련과 구원 사이
시(詩) 상금 좀 올리세요
낮술을 마시면서
다모토리로 쭈욱 한 잔!
「봄날은 간다」 제5절
[세계 한국어의 날]을
독일어의 성 전환
2 슬갑도적과 여성 속곳
광복 분단 70년 명멸한 유행어 은어
언어의 소통과 경계 허물기
어이, 아베 신조 상, 꿇어!
달려라, 무릎을 긁으면서
무릎을 꿇는 낙타처럼
무릎을 모으라, 그리고……
[운디드 니]를 돌아보라
슬갑도적과 여성 속곳
이걸 어째, 초딩 연애 [상]
이걸 어째, 초딩 연애 [하]
ㅋㅋ이 잦으면 ㅠㅠ가 된다
치맥의 즐거움이여, 슬픔이여!
잎마다 꽃 되니
아재개그여, 쫄지 마시라
3 피로는 회복하지 마세요
참 이상한 접객어
피로는 회복하는 게 아니올시다
[일해라 절해라 하지 마!]
영화 제목 좀 알기 쉽게
[디바이스가 곧 꺼집니다]
그만 좀 전하고, 바로 말해!
페이스북아, 나 이런 생각한다
우스워라, 서울시의 [소녀 행정]
니 구두 내 구두, 하우 두 유 두?
아아니, 소주를 팔지 말라구?
[한 마리의 소시민]이 되어
어머니들의 서러운 이름
4 남의 책 시비 거는 사람
피눈물 흘리면서 책을 버리다
낭독은 힘이 세다
[깃동]과 [문주반생기]
남의 책 시비 거는 사람
출판물에 [교열 실명제]를
편집자들에게
선능역인가 설릉역인가
남북 합의문에 이의 있음
혼찌검, 손찌검, 말찌검
살풍경 공화국
은행을 밟으면서
5 남의 글에 손대지 마시오
골퍼들이여, 재치를 키우시오
대통령이 우스갯거리가 돼야
시오노와 소노, 일그러진 일본의 지성
[좋은 글]을 퍼뜨리기 전에
남의 글에 손대지 마세요
공짜 글은 없다
동거동락이라고 쓰는 아이들
패러디의 기쁨을 아는 몸
알 수 없는 국립국어원
[당신들의 우리말샘]은 곤란
[말 다듬기]에서 유의할 것
당신의 ( )가 좋아요, 그냥
지자체에 공공 어문심의위원회를
6 아빠, 한심한 우리 아빠
좀 [지저분한] 부부 이야기
남자는 다 애 아니면 개?
정말 로또 같은 남자들
아빠, 한심한 우리 아빠
가기 전에, 떠나기 전에
성인 유치원 다니고 싶어?
그놈의 메르스 마스크 때문에
졸릴 때는 욕이 특효여
[철] 자는 아무 죄가 없다
나도 [어시]가 있었으면
아베 군, 이제 그만 좀 하시게
고독녀가 진실남에게
[마밀라피나타파이] 정치인들
7 손들지 않는 기자들
언론의 품격은 글에서 나온다
손들지 않는 기자들
사람 기사를 잘 쓰는 신문
낙종과 실수의 [반성문적 기록]
형과 선배, 그리고 당신
버릴 것, 남길 것, 넘길 것
육필의 시대는 이미 갔지만
정작 대필이 필요한 것은
가짜 기사, 똥이나 먹어라!
[집필이 아니라 주필입니다]
백 가지 생각 천 가지 행동의 언론인 장기영
사회부 기자의 전범 김창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