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시힘

시힘

저자
김풍기
출판사
교유서가
출판일
2019-07-10
등록일
2019-08-0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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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몸은 편히 쉬고 싶지만 마음은 좋은 시구를 찾기 위해 몸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는다. 몸은 점점 야위어가는데, 마음은 오직 시구를 찾는 데만 빠져 있다. 조선시대의 문인 김득신은 시 쓰는 일을 두고 ‘마음과 몸이 서로 원수가 되었다’고 표현했다.



시를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드는 예술적 열정과 흥취, 창조적 사유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힘의 원천, 작품을 음미할 때 작품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홀경의 요체 등 인간의 힘을 넘어선 작품활동을 가리켜 시귀나 시마, 혹은 시힘이라고 한다.



저자인 김풍기 강원대 교수는 조선 중기의 문인 최연의 「축시마」(시마를 쫓아낸다)라는 글을 접하면서 ‘시마’에 천착하여 1992년 한국한문학회에서 첫 발표를 한 이후 근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옛글에 나타난 ‘시마’의 의미를 찾아 자료를 모으고 탐구하고 있다. 이 책은, 명료하게 설명한다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시마’를 연구 대상으로 삼아, 시마의 정체를 밝히고 문학적 사유의 본류에 연결해보겠다고 나선 한 열정적인 연구자의 성과물이다.



예술 창작의 순간에 작용하는 신비한 힘, 시마詩魔



“힘이 없다고 절망하는 때가 바로 시마가 가장 빛나는 순간이다.

절망을 통해 문인은 이전과는 다른 세계의 질서를 발견한다.”



시를 짓게 하는 힘은 어디서 생기는가?

그 힘은 시인에게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표출되는가?



시를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드는 힘

몸은 편히 쉬고 싶지만 마음은 좋은 시구를 찾기 위해 몸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는다. 몸은 점점 야위어가는데, 마음은 오직 시구를 찾는 데만 빠져 있다. 조선시대의 문인 김득신은 시 쓰는 일을 두고 ‘마음과 몸이 서로 원수가 되었다’고 표현했다. 시를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만드는 예술적 열정과 흥취, 창조적 사유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힘의 원천, 작품을 음미할 때 작품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홀경의 요체 등 인간의 힘을 넘어선 작품활동을 가리켜 시귀詩鬼나 시마詩魔, 혹은 시힘이라고 한다. 이성으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오로지 시만 생각하고 시에 죽고 사는, 한마디로 시를 짓게 하는 귀신이 붙었다는 의미다. 이는 사실 고통을 말하고 있으나 창작의 높은 수준을 지향하고 있다는 자랑이자 특권을 우회적으로 내비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 『시힘: 시의 정원을 채우는 창작정신』의 저자인 김풍기 강원대 교수는 조선 중기의 문인 최연의 「축시마」(시마를 쫓아낸다)라는 글을 접하면서 ‘시마’에 천착하여 1992년 한국한문학회에서 첫 발표를 한 이후 근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옛글에 나타난 ‘시마’의 의미를 찾아 자료를 모으고 탐구하고 있다. 이 책은 명료하게 설명한다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시마’를 연구 대상으로 삼아, 시마의 정체를 밝히고 문학적 사유의 본류에 연결해보겠다고 나선 한 열정적인 연구자의 성과물이다.



“깊은 밤 ‘북어를 찢어 술을 마시는 가난한 시인’에게 세상 사람들은 측은한 눈길이나 악의에 찬 비방을 던졌지만 그 시인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벗 시마가 있어 술친구가 되었던 것이다.” (399쪽)



태양 아래에서는 도저히 해명되지 않는 힘

‘시마’라는 말은 당나라 시인 백낙천이 처음 사용하였다. 백낙천이 친구인 원진에게 보낸 편지에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소리와 기운을 부리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이어 지으면서도 그 괴로움을 알지 못하니 마가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라고 한 데서 보이는 말이다. 시를 짓는 일이 무척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알지 못하게 만드는 근원적인 힘이 ‘시마’임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시마’를 전설과 야담, 시가, 문장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옛 문헌에서는 대부분 단편적이고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나온다. 고려시대 이규보의 「구시마문」(시마를 몰아내는 글)과 조선 중기의 문인 최연의 「축시마」는 시마를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이 책은 이 두 글을 바탕으로 여러 문헌을 탐독하여 옛 문인들의 문장과 시구에 등장한 ‘시마’를 쫓아간다. 이 책에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옛글이 많이 담겨 있는데, 그중 이규보와 최연이 쓴, 시마가 붙어서 저지른 5가지 죄상은 시마의 일반적인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이규보는 시에 빠지면 언어를 괴상히 하여 사물을 춤추게 하고 사람을 현혹시키는데, 이 모든 것이 시마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러고는 그 죄상을 들추어내 마귀를 쫓아내겠다고 한다. 이 두 문인이 생각한 시마의 죄상은 비슷하면서도 시마를 쫓아내려다가 자신이 설복당한 이규보와, 시마에게 떠나라고 강력하게 요구한 최연의 글에 나타난 미묘한 차이를 두고 저자는 시대를 들어 설명한다. 시를 짓고 즐기는 행위가 만연했던 고려시대와, 시 짓기에만 몰두하는 것을 경계했던 조선 중기의 시대적 차이가 보인다는 것이다.



이규보가 쓴 시마의 죄상 5가지

첫째, 세상과 사물을 현혹시켜 아름다움을 꾸미거나 평지풍파를 일으킨다.

둘째, 신비를 염탐하고 천기를 누설한다.(하늘의 미움을 받아 인간생활을 각박하게 한다.)

셋째, 삼라만상을 보는 대로 형상화한다.

넷째,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국가나 사회 일에 간여하여 상벌을 마음대로 한다.

다섯째, 사람의 생김새를 초췌하게 만들고 정신을 소모시킨다.



최연이 쓴 시마의 죄상 5가지

첫째, 사람의 눈을 현혹시키니 진원眞元을 소멸시키고 태소太素를 깎아버린다.

둘째, 오묘한 표현을 찾으며, 그를 통해 자연의 정미한 기운을 꿰뚫고 벽력霹靂을 재촉한다.

셋째, 시 창작의 격식으로 사물을 형상화하느라 고민하게 하고 탐닉하게 하여 결국 나라를 망치기도 한다.

넷째, 사람을 곤궁하게 하고 환란에 빠뜨린다.

다섯째, 나에게 와서 부쳐살면서 나의 모습과 모든 감각을 마비시키고 배고픔에 빠뜨린다.



“근원 모를 신비감이 뛰어난 작품 언저리에서 빛난다면 우리는 그 빛에 눈이 멀고 가슴이 뛰어 작품세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것은 일종의 황홀감이며, 알 수 없는 힘이 이끄는 환상과 상상력의 세계이며, 결국은 나의 정신이 이르러야 할 이상세계다. 태양 아래에서는 도저히 해명되지 않는 힘, 그것이 바로 시가 딛고 서 있는 지점이며, 귀신이 떠도는 공간이기도 하다. 시와 귀신, 이들은 전혀 다른 세계의 존재이면서 가장 아름다운 짝패다.”(41쪽)



2002년 『시마』 개정판

이 책은 지난 2002년 아침이슬 출판사에서 나온 『시마』의 개정판이다. 기존 책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했거나 어려운 부분은 이해하기 쉽도록 문장을 다듬고 오류를 바로잡았으며, 「구시마문」 「축시마」 「송홍목이윤경수광서」의 원문과 번역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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