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서로 다른 우주에 사는 사람들이 우연히 한곳으로 모이는 「섬유」

나는 다중우주를 이야기한 「섬유」를 좋아한다. 다중우주가 무엇일까? 물리학자들 사이에서도 아주 다른 두 가지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한쪽은 고전적인 이론이다. 세상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우주 외에도 다른 공간이 아주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그 공간은 존재한다고 한다.

그런데 왜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걸까? 우리 눈에 보이는 가장 멀리 있는 빛은 빅뱅으로 비롯된 것이다. 이 빛이 여행하는 거리에는 한계(대략 400억 광년)가 있기 때문에 더 먼 곳에 있는 빛은 우리가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머나먼 곳에 있는 공간에는 아마 우리의 우주와 완전히 다른 곳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곳의 물리법칙은 우리의 법칙과 전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항성 없이 먼지만 존재할 수도 있고 원자 없이 소립자만 존재할 수도 있다.

다중우주의 다른 한쪽은 이해하기가 조금 어렵다. 불가사의하기도 하다. 우리는 미시 세계의 규칙은 양자론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양자론에서는 물리적 현상의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고 우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그것이 확률은 지니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당신이 길거리에서 한 여성과 마주쳤다고 가정해 보자. 그녀는 당신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그냥 어깨를 스친 사이일 뿐 평생 다시 만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사건의 불확정성에 대해서 아주 기상천외한 다중우주론적 해석도 있다. 이 이론에서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사건이 전부 다 일어난다고 해석한다. 같지 않은 결과가 각자 다른 우주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예를 들자면 당신이 한 여성과 마주쳤을 때 서로 인사하고, 또 동시에 스쳐 지나가게 된다. 첫 번째 우주에서는 둘이서 아는 사이가 되고, 두 번째 우주에서는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바꾸어 이야기하면 우주가 아주 많이 존재하고 우주 하나하나마다 여러분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저 각 우주 속에 있는 여러분의 삶이 다를 뿐인 것이다.

다중우주에는 상당히 많은 우주가 있지만 여러분이 존재하지 않는 우주도 있다. 여러분의 부모님이 서로 만나지 않았다면 그 우주에서는 여러분이 태어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과학 해설- 이론물리학자 리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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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