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왕비로 산다는 것

왕비로 산다는 것

저자
신병주
출판사
매일경제신문사
출판일
2020-10-22
등록일
2021-02-09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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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조선시대 최고 전문가 신병주 교수,
왕과 참모에 이어 이제는 왕비다!
왕권과 신권을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살얼음판 같은 왕실에서 자신의 것을 지켜야 했던 왕비, 그 키워드로 들여다본 조선의 역사

왕비가 되는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남편이 세자인 시절 세자빈으로 간택된 후 세자가 왕이 되면 왕비가 되는 것이었다. 세자빈으로 들어오는 경우 대개 10세를 전후한 나이에 삼간택의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정작 이 코스를 거쳐 왕비가 된 인물은 단종의 왕비 정순왕후 송씨, 연산군의 왕비 폐비 신씨, 인종의 왕비 인성왕후 박씨, 현종의 왕비 명성왕후 김씨, 숙종의 왕비 인경왕후 김씨, 경종의 왕비 선의왕후 어씨 등 6명 정도에 불과했다. 조선에 27명의 왕이 재위했는데, 이처럼 정통 코스를 거친 왕비가 소수에 불과한 이유는 무엇일까?
왕비의 인생은 화려하다기보다 살얼음판 같았다. 가문과 왕실의 권력 사이에서 그리고 가문과 왕실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 속에 자신의 운명을 맡겨야 했다. 계유정난, 단종의 폐위, 두 차례의 반정 등 왕위 계승을 둘러싼 정치적 변수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장자가 아닌 차남이나 손자의 즉위, 여기에 더하여 후궁 소생의 왕들이 즉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양녕대군의 세자빈과 같이 세자가 교체되는 바람에 대군 부인으로 강등된 사례도 있고, 인수대비로 널리 알려진 성종의 어머니는 남편 의경세자가 요절하는 바람에 세자빈의 지위를 잃기도 했다.
소현세자의 세자빈 강씨는 남편의 의문의 죽음으로 세자빈 지위를 박탈당한 것은 물론 사약까지 받았다. 혜경궁 홍씨 역시 사도세자의 죽음으로 세자빈의 지위를 잃었다. 세자빈이 되어도 왕비가 되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현종의 왕비 명성왕후 김씨는 세자빈, 왕비, 그리고 아들 숙종이 왕이 되면서 대비에 오른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만큼 세자빈에서 왕비까지 가는 길도 순탄하지 않았던 것이다. 왕비 집안에 대한 정치적 견제도 심했다. 태종이 원경왕후의 처남들을 처형한 사례나 태종이 왕비의 부친인 심온을 처형한 사례와 같이 왕비가 된 순간 가족들의 안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왕비가 된 후에도 정변으로 폐위되는 경우도 많았다.
세종의 집권으로 단종이 왕위에서 물러난 정순왕후는 폐비가 된 후, 현재의 창신동 인근에서 옷감에 물들이는 작업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폐위된 지 230여 년 만인 숙종 때에 복권되기는 했지만, 20대 이후의 전 생애를 일반인으로 살아갔던 정순왕후의 삶은 무척이나 힘들었을 것이다. 연산군과 광해군의 폐위로 폐비가 된 폐비 신씨와 폐비 유씨의 삶도 남편의 몰락과 함께 참담함을 거듭했다.
결국 왕비는 시대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세자 생산의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운명을 감내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지만 자신의 정치력을 관철시킨 왕비도 있었다. 원경왕후는 남편 태종 이방원을 왕위에 올리는 데 일조하기도 했고 정희왕후는 남편 세조 수양대군이 왕위에 오르는 데에도 도움을 주었지만 훗날 성종을 대신해 수렴첨정(미성년의 왕이 즉위하였을 때 대왕대비 혹은 왕대비가 왕과 함께 정치에 참여하던 제도)을 했다. 이후 성격은 다르지만 문정왕후, 인순왕후의 수렴첨정이 이어진다.
그동안 ‘왕’과 ‘참모’라는 키워드로 조선시대를 다루었다면 이제는 ‘왕비’라는 키워드로 조선시대를 들여다보자. 같은 조선도 왕비라는 키워드로 살펴본다면 또 다른 측면이 보인다. 왕비로 조선을 봤을 때 공주, 대군, 폐세자 등 《왕으로 산다는 것》과 《참모로 산다는 것》에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들이 나온다. 그동안 야록, 설화 등 신변잡기적 내용으로 접했을 법한 이야기를 조선시대 최고 전문가 신병주 교수가 들려주는 〈조선왕조실록〉에 근거한 팩트로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드라마, 영화 등 사극의 대부분이 궁중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사소한 배경과 인물 관계도, 명칭까지 이 〈왕비로 산다는 것〉 을 읽으면 이해가 쉽다. 크고 작은 작품 속 인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그 관계도가 일목요연하게 재정리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굵직한 역사적 사건 속에서 정설과 팩트에 근거하여 왕비를 다룸으로써 그녀들의 실제를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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