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저자
김규진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20-06-18
등록일
2020-08-0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교보문고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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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린 오늘 결혼하지만 혼인신고는 거절당할 거야.”
동성 결혼이 법제화되지 않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레즈비언이 결혼하는 방식에 대하여

“동성 결혼 과정에 대한 이 세심한 기록은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목소리다.” - 김보라(영화 「벌새」 감독)

2019년 11월 10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주 평범한 보통의 결혼식.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3%쯤 다른 결혼식이다. 드레스도 둘, 부케도 둘. 이 커플은 지금 많은 하객들 앞에서 축하를 받으며 서 있지만, 내일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면 거절당할 것이다. 신혼부부 대출도, 수술 시 보호자 동의도, 사망 시 상속도 불가능하다. 바로 동성 결혼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동성애자들은 온통 비극적인 스토리의 주인공들이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 곁에 숨 쉬며 살고 있는 동성애자들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남들 다 하는 결혼 좀 했을 뿐인데 9시 뉴스에 나온 주인공 김규진은 “안녕하세요! 레즈비언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할 것처럼 마냥 당당하고 씩씩해 보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성소수자로 살아오면서 500번 넘게 커밍아웃을 하며 결혼식을 올리기까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대의가 아닌 그냥 좀 편하게 살고 싶은 자신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에는 동성 결혼이 법제화되지 않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레즈비언이 결혼하는 방식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부모님, 친구, 직장 동료 등 그동안 500번 넘게 커밍아웃을 하면서 체득한 커밍아웃 꿀팁부터, 미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한국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은 각종 에피소드, 최근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한 이야기까지, 법적으로는 여전히 미혼이지만, 결혼에 한없이 가까운 무언가를 이뤄낸 작은 승리의 역사가 가득하다.
막연한 꿈을 현실로 만드는 건 먼저 용기 내어 걸어간 누군가가 만들어낸 ‘선례’다. 더 많은 사람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야 선례들이 쌓이고, 그렇게 쌓인 선례들이 세상을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바꿔나간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자그마한 용기를 가지고 하루하루 사소한 악에 맞서 싸우며 매일매일 작은 승리를 이루는 일상의 히어로들이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에서 작가는 우리에게 주저하지 말라고,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꼭 커밍아웃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인생에서 크고 작은 모험을 앞에 두고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이러다 망하는 거 아냐?’ 하지만 김규진 작가는 무엇보다 스스로가 가장 행복한 선택을 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마음대로 살아도 망하지 않는다고, 해보기 전엔 모르는 거라고, 희망을 안겨준다.
사람들은 묻는다. 왜 굳이 이렇게 보통의 결혼식을 하려고 하냐고. 김규진은 말한다. 보통의 사람이니까 보통의 결혼식을 하려는 거라고. 결국 우리는 모두 다 같은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의 사랑은 모두 다 다르다. 그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세상, 그렇게 다른 세상이 조금씩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혼인신고도 거절당하고, 수술 시 동의도, 사망 시 상속도 불가능하겠지만, 그토록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세상을 향해 김규진은 용기 내어 묻는다.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그의 프러포즈에 우리가 답할 차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당신과 살겠다고. ‘함께’ 살아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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