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표해록

표해록

저자
최부
출판사
서해문집
출판일
2019-05-10
등록일
2020-07-15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교보문고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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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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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세계 3대 중국 기행문으로 손꼽히는 기적적인 생존의 기록
‘오래된책방’ 23번째 책. 조선시대에는 사신 일행만 중국에 드나들 수 있었다. 사신 가운데 일부는 중국에 다녀온 기록을 남겼는데, 명나라 시대에는 ‘조천록朝天錄’, 청나라 시대에는 ‘연행록燕行錄’으로 전한다. 그러나 사신들은 정해진 길로만 다녔기 때문에 북경 남쪽으로는 내려갈 수 없었다. 조선시대에 북경 남쪽을 가 본 사람은 주로 표류한 사람들이었는데, 대부분은 문자를 모르는 어부였으므로 보고 들은 것을 글로 남기지 못했다. 몇 편 되지 않는 기록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최부(1454~1504)의 《표해록》이다. 《표해록》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엔닌의 《입당구법순례행기》와 더불어 세계 3대 중국 기행문으로 손꼽힌다.

제주에서 중국까지, 조선 사대부의 아주 특별한 표류기이자 견문기
최부는 1454년 전라도 나주에서 태어났다. 1477년 진사가 되었고, 성균관에서 공부했다. 1482년에는 친시문과에 급제했고, 《동국통감》 편찬에 참여했다. 1486년 문과중시에 급제해 여러 관직을 거치다, 1487년 9월 추쇄경차관(도망간 노비를 찾아 체포하는 벼슬)으로 임명되어 제주로 갔다. 그러던 중 최부는 1488년 아버지의 부고를 전해 듣고, 43명을 이끌고 고향인 나주로 가는 뱃길에 오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풍랑을 만난 최부 일행의 배는 바다를 표류하게 된다.
약 보름 동안 표류한 일행은 천신만고 끝에 중국 절강성(저장성) 연해에 도착한다. 그 과정에서 최부 일행은 두 차례나 해적을 만나기도 하고, 육지에 오르고서는 왜구로 오인을 받는 등 고초를 겪는다. 하지만 이내 최부가 조선 관리임을 알게 된 현지인들에게 호송을 받으며, 명나라 수도인 북경으로 향한다. 운하와 육로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북경에 도착한 최부 일행은 북경에서 명나라 황제 효종을 알현했다. 이후 요동반도를 거쳐 약 6개월 만에 압록강을 건너 조선으로 돌아온다. 특히, 단 한 명의 희생이나 낙오 없이 전원이 돌아왔다. 이후 최부가 성종의 명에 따라 약 일주일간 청파역에 머물며 완성한 책이 바로 《표해록》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표해록》에는 15세기 중국의 기후·산천·도로·풍속·군사·교통·도시 풍경 등이 세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최부는 특히 운하와 수차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뿐 아니라, 중국을 지나면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 나눈 대화가 자세히 표현돼 있어서 당시 조선의 사대부들이 가진 중국에 대한 인식과 중국인들이 조선에 대해 갖고 있던 인식 차이를 엿볼 수 있다.

15세기 중국의 생생한 모습을 현재까지 전하는 귀중한 자료
최부는 《표해록》을 집필한 이후에야 부친상을 마칠 수 있었다. 게다가 곧이어 모친상까지 치르는 등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1492년 최부는 명나라로 가는 서장관에 임명되어, 다시 한 번 중국을 방문하게 된다. 당시 조선에서 명나라를 가장 잘 아는 관리로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나 최부는 이때 중국 방문 기록은 남기지 않았으며, 이후 여러 벼슬을 거치다 1498년(연산군 4) 무오사화 때 단천으로 유배되어 6년을 지내다 갑자사화가 일어난 1504년 참형을 당했다.
이후 최부의 《표해록》은 외손자 유희춘이 1569년에, 그리고 1578년에 발문을 써서 다시 간행하였다. 1578년 발문에서 유희춘은 《표해록》 간행의 의의를 “중국의 문화를 가지고 조선의 좁은 소견을 변화시키려는 뜻에도 도움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표해록》의 1차 독자는 보고서를 제출하게 명한 성종이지만, 외국 견문보고서를 넘어 국내외에서 흥미로운 읽을거리로도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여러 판본이 출판되었으며, 특히 청나라와 외교관계가 단절되어 대륙 소식에 목말라 하던 일본에서는 유학자 기요타 기미카네가 일본어로 번역하고 삽화까지 담아 1769년에 《당토행정기》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또한 1965년에는 미국에서 영어로 번역되었고,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중국어로도 번역되었으며, 1995년에는 중국에서 한·중·일 학자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부표해록연구출판좌담회’가 열리기도 했다. 《표해록》은 500여 년 전 한 인물이 목숨을 걸고 바다를 표류하고 낯선 땅을 경험한 뒤 남긴 기록이지만, 현재까지도 그 가치를 이어 오고 있는 귀중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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