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다시 만난 건. 1
※기존 연재의 거친 표현 등이 많이 개정되었습니다.※
#현대물, 재회물, 하극상, 신분차이, 배틀연애, 미인공, 다정공, 호구공, 까칠공, 츤데레공, 재벌공, 초딩공, 짝사랑공, 상처공, 미인수, 강수, 까칠수, 외유내강수, 능력수, 평범수, 오해/착각, 리맨물, 사내연애, 정치/사회/재벌, 코믹/개그물, 달달물, 잔잔물, 일상물, 수시점
#갑질은돈으로하공 #사랑해서약자공 #약장애공 #술버릇특이하공 #별일다해본수 #가난수 #살짝억척수 #을에서갑된수
까칠한 상사를 조련하다!
원수 같은 상사와 하극상 비서의 달달 까칠 배틀연애
가난하고 소심한 모범생 은수. 그는 공부, 외모, 집안까지 부족한 게 없는 세경그룹 막내아들 창효를 짝으로 만난다. 은수는, 재벌 아들인데도 잘난 척하지 않는 창효를 ‘생각보다 착한 애’라고 생각하고 평탄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은수는 우연히 창효의 ‘약점’을 알고, 그 사실을 창효에게 들키고 만다. 그 탓에 갑자기 학교 생활이 피곤해진 은수. 어른스러운 줄 알았던 창효는 은수에게 유치한 장난을 치면서도 은근히 챙겨준다. 하지만 은수는 집안 사정 때문에 말없이 이사를 가게 된다.
세월이 흐른 뒤, 은수는 입사지원한 회사에서 창효를 면접관으로 다시 만나는데… 둘의 인연은 어떻게 흘러갈까?
[미리보기]
“개미야 보너스 받아서 옷 사러 왔냐?”
“…….”
“착하네 우리 개미. 말도 잘 듣고.”
개미라고 부르는 그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린 곳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아주 번쩍이는 조창효가 서 있었다.
조창효의 사복 입은 모습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헉 소리 나올 정도였다. 회사에 출근하던 모습과는 아주 달랐다. 단정했던 머리를 이마를 다 보이도록 올려서 손질을 했고, 평소에 입던 수트가 아니라 아주 튀는 진한 청색의 수트에 화려한 넥타이와 발목을 살짝 보여주는 발에 신겨있는 구두까지. 와… 주변으로 후광이 비친다는 표현이 이놈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조창효가 매장 안에서 나오니 주변 시선이 일제히 달라붙는 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아마 모델인 줄 알겠지. 낯선 조창효의 그런 모습에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저를 쳐다보는 시선은 느껴지지도 않는지 나에게 시선을 똑바로 고정한 채 뚜벅뚜벅 다가온다.
박찬혁과 진우 형은 그 조창효가 걸어오는 모습에 나에게 누구냐고 계속 물어보고 있었지만 조창효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순식간에 코앞까지 다가왔고, 나는 말할 타이밍을 놓쳐서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백화점 한복판에서 이러고 서 있어야 하나. 또 무슨 꼬투리를 잡으려고 에휴…. 낯선 모습에 잠깐 딴생각으로 빠졌었는데 또 그 업신여기는 말투에 정신이 뻔쩍 들었다. 회사에서나 밖에서나 여전히 싸가지 없는 조창효는 팔짱을 끼더니 또 나를 괴롭히려고 입술을 달싹이는 꼬라지가 보기 싫어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 니가 갖다 바친 돈 펑펑 쓰러 왔다.”
“…….”
“할 말 있어서 부른 거 아냐?”
“…….”
“바쁘니까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나한테 꼬박꼬박 월급 준다던 조창효의 말을 역으로 돌려줬다. 사실 조창효가 월급을 주는 걸 바꿔서 생각해보면 알아서 갖다 받치는 거였으니까 뭐.
“회사 아니라고 바로 말 놓냐?”
“그럼, 내가 밖에서도 너한테 이사님, 이사님 할 줄 알았어? 꿈도 크네.”
“아오….”
그 말에 지지 않고 되갚아 줄 때마다 속 터진다는 듯 한숨을 쉬는 놈은 참 끝도 몰랐다. 어쩜 이렇게 멍청할까. 학습능력이 없는 건지, 이렇게 매번 당하면서도 나를 괴롭히고 싶을까. 뭐라고 대꾸도 못 하던 조창효는 또다시 나를 노려보더니 입을 열었다.
“김은수, 친구도 있고 출세했네.”
“어, 너는 친구도 없나 보네. 혼자 온 거 보니까.”
쟤는 어쩜 이렇게 받아치기 좋은 말만 던져주는지. 이젠 좀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지 무덤을 지가 파는 꼴이 참… 눈물겹다 눈물겨워. 그렇다고 해서 이 정도에서 끝내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내가 당했던 그 수모를 갚아 줄 수 있는 기회였다. 나는 무표정한 얼굴을 점점 풀며 입꼬리를 끌어 올렸고, 안타까워 죽겠다는 얼굴을 비웃음으로 바꾸며 조창효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하, 온몸에서 막 카타르시스가 뿜어져 나오는 나와 다르게 조창효는 속에서 부글부글 화가 끓어 오르는 게 눈에 보였다. 이게 끝인 줄 알았냐? 나는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았다. 입을 열려는 그 말을 무시하며 내가 먼저 선수 쳤다.
“창효야.”
“…….”
“성격 좀 죽이고 살아. 그러니까 친구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