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가르침과 덕 높은 스승이 곁에 있다 해도, 기도하기 좋은 환경과 상황이 만들어져도 오래된 습관과 집착에 끌려 우리는 순간순간 미혹한 삶을 살아가며 힘들어 한다. 병에 걸렸을 땐 병만 나으면 새로운 삶을 살아야지 하고, 돈이 없어 쪼들린 땐 돈만 생기면 더 나은 삶을 살 거야 하고, 어려운 문제에 부딪혀 갈등할 땐 이것만 해결되면 자유롭게 살 거야 하며 마음은 언제나 뭔가가 결핍되어 있어서 그 결핍으로부터 벗어나기만을 원하며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를 못한다. 현재는 언제나 만족스럽지 못하고, 과거는 후회나 집착 때문에 잘 놓지를 못하여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리면서 오히려 그때가 좋았지, 하며 어려웠던 시절을 미화하는 어리석음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게 지금 여기, 현재에 온전히 머물지 못하는 마음은 늘 결핍을 만든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이 부족함을 만들고, 무엇인가가 빠진 것 같은 마음이 불만족을 만들어 두리번거리며 늘 행복을 찾기만 한다. 마음이 현재에 가 있지 못하고 오지 않을 미래에 가 있거나 이미 사라져버린 과거에 가 있는 동안 우리는 만족할 수 없다. 만족할 수 없으면 행복할 수도 없다. 마음이 만들어내는 그런 결핍을 바로 알아차려 불만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기도한다.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한 순간으로 만들기 위해 기도하며, 지금인연 맺은 모든 이들을 소중하게 받들 기위해 기도하며, 지금 내게 찾아온 슬픔과 고통을 스승으로 모시기 위해 기도하며, 그 슬픔과 고통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서도 말끔히 사라지기를 발원하는 마음으로 기도 한다.
저자소개
지친 사람들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는 스님, 다 큰 어른들도 안아달라며 두루마기를 부여잡으면 품에 안고 토닥거리며 ‘지금껏 잘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격려하는 스님. 이런 스님을 보고 한 시인은 『엄마냄새』라는 동화책을 펴내기도 했다. 서울대학교병원과 함께 아픈 어린이 돕기 ‘작은사랑’을 통해 백혈병 어린이들과 그 부모님을 위해 걸어온 20년, 그것으로는 세상 은혜를 다 갚지 못한다며 ‘길 위의 메아리 학교’를 만들어 청소년들이 여행을 통해 꿈을 찾는 일을 돕고 있다. 그뿐 아니라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하기 위한 모임인 ‘아노모(아름다운 노년을 위한 모임)’ 활동에 힘을 쏟고 있기도 하다. 한 해, 한 해 나이 드는 것을 실감하며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정신적으로는 더 지혜로워지며 남을 도울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여기는 스님은 세상과 이별해야 될 순간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을 편안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법을 배우고 가르치며 살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 있는 정각사 주지이며 유나방송과 BTN 불교TV, BBS라디오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물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비울수록 가득하네』 등이 있다. 유나방송 una.or.kr 트위터 @jungmoksunim
목차
1부 - 영혼을 뒤흔든 인연들삭발하던 날 / 내 인생의 큰 만남 / 산사에 불어오는 바람 / ‘하다 멈춰’ 스님 / 길 없는 길/ 첫 법문 / 개미에게 시주한 꿀 / 환속 2부 -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마음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일 / ‘맛나다’ 스님 / 나를 믿는 마음공부 / 부드러움의 힘 / 마음의 거지 / 비단옷과 대나무 / 고용한 마음을 찾아서 / 미움에 묶여 살지 않는 삶 3부 - 잘못된 생각 하나쯤 덜어내고허물어지는 남대문을 바라보며 / 누구세요 ? / 물속에 불고기가 목마르다 하네. / 달마대사의 눈꺼풀 / 선다암에서 보내는 겨울 / 감자를 구우며 수녀님을 기다립니다. / 마음으로 듣는 음악 4부 - 슬픔이 거름 되어이별연습 / 죽음의 병동에 누워 있을 당신에게 / 어머니 은혜 / 가까운 사람이 주는 상처 / 일곱 틀의 겨자씨 / 구름을 뚫고 나온 달처럼 / 두 귀로 할 수 있는 일 / 작은 사랑이 세상을 깨웁니다. 5 부 - 우리는 모두 향기로운 꽃입니다.침묵의 향기 / 아름다운 조연이 된다는 것 / 빈의 숲에서 반야심경을 / 시인의 영혼을 가진 대통령 / 시간의 세 가지 걸음 /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 / 때 묻은 고무신 /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