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시 전 작품 최초 완역헤겔과 함께 독일 이상주의 철학에 기초를 놓고 헤르만 헤세와 라이너 마리아 릴케 등 독일 현대문학의 거장들을 시인의 길로 인도한, 절망 속에서도 구원을 꿈꾼 광기의 천재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 그의 시 전 작품을 완역한 『횔덜린 시 전집 1, 2』이 출간되었다. 횔덜린이 15세에 처음으로 쓴 「사은의 시」부터 1843년 6월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쓴 「전망」에 이르기까지 그가 생전에 지은 모든 시는 물론 시작時作을 위한 메모, 착상, 단편斷片을 빠짐없이 담았다. 그동안 일부 작품이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된 바 있으나 그의 전 작품이 완역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저자소개
독일의 시인. 괴테와 쉴러의 동시대인이면서 그들처럼 인정받지도 못했거니와 반평생을 정신착란 속에서 외롭고 불우한 삶을 살아야했던 시인이다. 튀빙겐 신학교 시절 헤겔, 셸링 등과 교유하면서 칸트의 비판철학, 그리스 문학과 철학 공부에 매진하고 프랑스혁명을 지켜보면서 혁명의 이상에 심취했다. 졸업 후 성직자가 아닌 작가의 길을 택한 뒤, 1796년 프랑크푸르트 은행가 가문의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여주인인 주제테 부인과 사랑에 빠졌는데, 그녀는 이후 횔덜린의 작품에 인간과 자연의 완벽한 조화를 상징하는 인물인 ‘디오티마’로 등장한다. 1802년 정신착란의 징후를 보이면서 귀향했고, 1806년 튀빙겐의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당했다. 이듬해부터 성구 제작 목수인 에른스트 치머 일가의 보살핌 속에서 남은 생을 보냈다.
소설 『휘페리온』, 미완의 비극 「엠페도클레스의 죽음」과 「빵과 포도주」 등 많은 서정시를 남기고, 핀다르의 송시,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 등을 번역하고 주석을 달았으며, 여러 편의 시학 에세이를 남겼다. 19세기 말까지도 횔덜린은 기껏해야 소설 『휘페리온』의 작가로만 알려져 있었다. 오늘날 독일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의 하나인 시 「반평생」조차도 당대인들은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지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흐른 20세기 초 비로소 횔덜린은 현대적 시인으로 부활하였다. 현대 서정시를 통해서 고양된 새로운 감수성이 서정시인 횔덜린을 대번에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그동안 단순한 장식으로 여겨졌던 신화들을 그 장식의 테두리에서 해방시키고, 과감한 은유와 전통적인 시학의 규범을 뛰어넘는 실험을 통해서 횔덜린은 현대 서정시의 선구자로 인식되었다. 릴케에서 첼란에 이르기까지 20세기의 위대한 시인들이 횔덜린을 그들의 인도자로 여기는 것은 결코 까닭없는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