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로 숨 쉬는 법
“우리가 가진 게 상처밖에 없다면 우리는 그것으로 숨을 쉬어야 해요”불행하고 부자유한 인생을 관통하는 열여덟 번의 철학 강의아도르노의 철학 에세이 『미니마 모랄리아』로 바라본 철학자 김진영의 삶과 철학, 그리고 문학 이야기『아침의 피아노』, 『이별의 푸가』, 『낯선 기억들』에 이은 김진영 컬렉션 네 번째 책『상처로 숨 쉬는 법』은 죽음 앞에서 바라본 삶의 단상을 기록한 『아침의 피아노』와 이별에 대해 미학적으로 접근했던 『이별의 푸가』, 사회에 대한 통찰과 시선을 담은 『낯선 기억들』에 이은 철학자 김진영 컬렉션의 네 번째 책이다. 인문학 교육 사이트인 ‘아트앤스터디’에서 진행되었던 김진영 선생의 아도르노 강의를 녹취하고 풀어 정리했다.『상처로 숨 쉬는 법』에서 선생은 아도르노의 철학을 매개로 하여 한국 사회의 여러 모습을 고찰하며 삶과 철학, 그리고 문학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사유해낸다. ‘왜 선행이, 부드러움이, 착한 삶이 상처가 되어야 하느냐’는 선생의 물음은 ‘상처는 어떻게 삶의 허파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며, 상처를 봉합하려 애쓰기보다는 허파로 만들어 그 상처를 통해 숨을 쉬어야 한다는 성찰에까지 다다른다.선생은 1학기와 2학기에 걸친 열여덟 번의 강의를 통해 우리 모두 냉정하고 냉철한 비판적 성찰의 주체가 되어 은폐된 채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객관적 권력을 통찰해내자고 말한다. 자기 성찰을 통해서만이 상처 안에 머무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이다. 매 강의 끝에서 선생은 강의실 맞은편에 앉아 있는 것처럼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우리를 격려하면서, 우리에게 가장 귀했고, 우리가 반드시 보존해야 했었지만 그만 박탈당하고만 아름다움과 자유, 사랑과 행복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일을 그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강의가 끝날 때까지 진짜 ‘나’를 찾아가는 일의 어려움과 슬픔을 우리 곁에서 함께 견딘다.『상처로 숨 쉬는 법』은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겹겹이 상처 입은 우리에게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법, 즉 새로운 사유의 단초를 건네며 불행하고 부자유한 인생을 이겨내는 법을 제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