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장 주네가 조형적 실존의 미를 궁구했던 20세기의 위대한 조각가이자 화가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의 아틀리에를 드나들면서 기록한 짧지만 밀도있는 예술론이다. 주네는 1954년에서 1958년까지, 4년 동안 자코메티의 아틀리에를 드나들면서 그와 나눴던 대화, 동행, 모델로서의 참여 등을 통해 느낀 순간적이고 직관적인 인상을 빛나는 편린들로 잡아 놓았다. 매번의 만남 후에 주네는 자신의 노트에 이 경험과 생각을 옮겨 적고, 다시 돌아와 지우고 고치기를 반복하며, 글을 완성한다.
저자소개
장 주네는 1910년 12월 19일 파리에서 사생아로 태어났다. 당시 22세의 가정부였던 어머니는 생후 7개월 된 주네를 빈민구제국에 넘긴다. 이후 주네는 모르방의 한 농가에서 좋은 위탁 부모 아래 성장한다. 하지만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직업학교를 탈출한 뒤 자잘한 절도와 부랑 등 일탈을 일삼다 16세 때는 결국 감화원에 들어간다. 감화원에서 출소한 뒤로도 절도 등 자잘한 범죄로 수감된다. 그러다 1942년 감방 동료의 도움으로 첫 시집 『사형수』를 출판하는데 이를 계기로 장 콕토를 후원자로 만난다. 콕토의 후원에 힘입어 『꽃의 노트르담』, 『장미의 기적』 등 소설 출판이 성사되었고, 1947년에는 루이 주베 연출로 『하녀들』의 초연, 그리고 1949년에는 『엄중한 감시』와 『도둑 일기』의 출판도 이루어진다. 하지만 계속된 범죄 등으로 종신형과 유배형에 처해졌고 그때마다 콕토를 비롯한 예술인들의 구명 노력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마지막 유배형 위기 때 콕토, 사르트르, 피카소 등의 탄원으로 대통령 사면을 받아 냄으로써 기나긴 범죄 이력을 끝맺는다. 이후 꽤 긴 공백기 끝에 1956년 『발코니』, 1958년 『흑인들』, 1961년 『병풍들』을 차례로 발표한다. 이후 주네는 작품 발표보다는 현실 참여에 적극성을 보인다. 미국의 쿠바 개입이나 베트남 전쟁, 남아공 인종 차별 정책을 비난하고, 68 학생 시위 때는 학생들 앞에서 연설을 하기도 한다. 1970년 11월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의장 아라파트를 만나 아랍에 체류하다 1986년 유작 『사랑에 빠진 포로』 교정 작업 도중 파리의 작은 호텔에서 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