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에세이스트 김신회, 작가 김혼비 추천내가 살았던 공간과 시간, 행복했거나 불행했던 기억들,지금의 나를 있게 한 순간들을 향한 소설가 공선옥의 진솔한 고백집이란 무엇일까?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집이란 어떤 집이어야 할까? 집주인 곁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 견디는 것이 집의 본분일까. 가지고 있다가 값 오르면 팔고 나올 부동산으로서의 집이면 정말 되는 걸까. 집이란 곳은 떠나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저자는 고향 곡성을 떠나 광주로 여수로 춘천으로 전주로 일산으로 심지어 독일 베를린까지 갔다가 온 후에야 죽을 때까지 살 집을 찾아 고향 근처 담양으로 내려온다. 산문집 『춥고 더운 우리 집』에는 50여 년에 걸친 그 긴 세월의 이야기가 아름답고 곡진하게 담겨 있다. 한 작가의 가슴속에 내밀하게 축적되어 있던 집에 대한 기억은 가족의 공간이자, 살림의 공간이자, 상처의 공간이자, 성장의 공간이었던 우리 저마다의 기억의 집을 불러낸다. 우리 안에서 그 집은 서향집처럼 늘 춥고 덥다. 우리는 그 집에 들어가서 ‘내가 우리 동네, 우리 집이 아닌 곳에서 나고 자랐다면 나는 지금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며, 그 공간과 시간들이 나에게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돌아본다.
저자소개
1963년 전라남도 곡성 출생.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중퇴하고 1991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중편 '씨앗불'을 발표하며 작가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1992년 여성신문학상, 1995년 제13회 신동엽창작기금수여, 2004년 제36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5 제2회 올해의 예술상 문학부문 올해의 예술상, 만해문학상, 요산김정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의 모습과 가난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뤄온 작가 공선옥. 특히 여성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모성을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표현해 내는 소설가이다.
"근대에 태어났지만 전근대적인 삶을 살았다"고 전하는 작가의 음성은 유년시절 아버지는 밖으로 나돌고, 세 자매가 생존을 위해 뛰어야 했던 상황에서 둘째 딸의 책무를 지닌 채 "같은 연배 또래들이라고 해서 같은 시대를 사는 것은 아님"을 깨닫는다. 참외 파는 소녀이기도 했으며, 입학만 한 상태에서 무학점 학생으로 남아야 했고, 빚에 쫓겨 다니는 아버지, 몸이 불편한 어머니의 병간호가 작가 공선옥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이었다.
공장을 떠돌며 위장 취업자가 아닌, 대학생 출신 생계 취업자였으며, 나중에는 고속버스, 관광버스, 직행버스를 전전하며 안내양을 하던 어느 날 “나의 궁핍한 시절이 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떠올리며 작가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소설가 공선옥은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목마른 계절」 「우리 생애의 꽃」 등 개성있는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며 가진 자에게는 눈물의 슬픔을, 없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기쁨을 안겨 주는 작가이다.
화려한 정원에서 보호받고 주목받는 꽃보다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바람 부는 길가에서 피었다 지는 작은 꽃들에게 눈길을 보내온 작가는 작품 속에서 주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의 삶, 특히 여성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모성을 섬세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2002년 『멋진 한세상』이후 5년만에 내놓은 소설집 『명랑한 밤길』역시 그녀의 작품 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소설집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세상의 중심이 아닌 변방에서 버둥거리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 독자 커뮤니티 문학동네에 일일연재되어, 화제를 모았으며, 가장 아픈 시대를 가장 예쁘게 살아내야 했던 젊은이들의 고뇌를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스무 살 시기의, ‘사람들이 많이 죽어간 한 도시’에서의 쓸쓸함과 달콤함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란』에서는 가족의 빈자리를 견디며 꿋꿋이 살아가야 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일궈낼 수 있는 삶의 행복한 순간을 유려하고 따뜻하게 그려냈으며, 『꽃 같은 시절』은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사람들, 철저하게 이 사회의 '약자'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꽃 같은 싸움을 담고 있다.
소설집 『피어라 수선화』, 『내 생의 알리바이』, 『멋진 한세상』, 『명랑한 밤길』, 『나는 죽지 않겠다』, 장편소설 『유랑가족』,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영란』, 『꽃 같은 시절』,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며 … 81부ㆍ나의 집과 시간들구렁이가 달걀을 깨물어 먹는 집 … 18내 미운 부로꾸집 … 27아궁이에 물을 푸며 책을 읽다 … 35붕붕거리는 식당 방 … 45울음으로 꽉 차서 매정한 방 … 54기린처럼 긴 집 … 632부ㆍ집을 찾아서내 집은 어디에 1 … 74내 집은 어디에 2 … 84내 집은 어디에 3 … 92집이란 무엇인가 1 … 101집이란 무엇인가 2 … 110다시 미운 우리 집 … 1233부ㆍ밥이나 집이나 한가지로수북이조(水北二條) … 134염천시하(炎天時下) … 141강감찬 장군의 특등 병사 … 146무시잎삭 … 151밭 가운데 소파에서 … 156간첩처럼 숨어서 귀신처럼 기도하는 할머니 … 162그런 데 … 178아무 일 없이 기차역으로 가자 … 183꼭 저 같은 애 낳아봐야 … 190내 인생의 밥 한 끼 … 196말의 온기 … 203세상 모든 아가 … 209꿈속의 가족 … 214내 글쓰기의 첫날 … 219빗자루가 운다 … 228밥이나 집이나 한가지로 … 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