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일
“예술가의 일이란 사람들이 예술에 대해,더 나아가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화폭 앞에서, 무대 위에서, 그리고 거리를 누비며자신의 세계를 꿈꾸고 실현한 33인의 예술가들미술, 음악, 건축, 영화 등 여러 예술 장르에서 예술적 영감과 재능을 발휘하여 자신의 이름을 곧 예술로 만들어낸 사람들. 화폭 앞에서, 무대 위에서, 그리고 거리를 누비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실현한 예술가 33인의 이야기를 담은 『예술가의 일』이 출간되었다. 미치광이, 괴짜, 이단아, 이방인. 이 단어들은 모두 한 시대를 빛내고 인류사에 위대한 유산을 남긴 예술가들이 당대에 들었던 평가다. 미치광이라 불리며 건축학교를 꼴찌로 졸업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기행을 일삼았던 클래식계의 이단아 글렌 굴드, 발레 공연을 하다가 외설죄로 체포된 무용수 바츨라프 니진스키. 하지만 안토니 가우디는 성스러운 건축물로 바르셀로나를 세계적인 도시로 우뚝 세웠고, 글렌 굴드의 음악은 지구를 대표하는 음악이 되어 무인탐사선 보이저호에 담겼으며, 바츨라프 니진스키는 발레라는 장르를 현대예술 영역으로 이끌었다. 세계의 일반적인 흐름과 형태와 다르다는 이유로 저평가되기도 했던 이들은 이제 한 예술 장르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어 예술사에 이름을 새겼고, 그들의 삶은 전설이 되었다.『예술가의 일』은 예술가의 세계가 탄생하는 과정과 여전히 그 세계의 영향력 아래 살게 하는 주요 작품들을 통해 예술가의 일과 삶을 생동감 있게 담아냄으로써 ‘한 예술가의 세계는 어떻게 탄생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예술가의 일』은 매경 프리미엄에 인기리에 연재 중인 예술 에세이 ‘죽은 예술가의 사회’를 수정, 보완하여 묶은 책이다. 매일경제 신문사 기자이기도 한 저자 조성준의 필치는 읽기 쉽고 담백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길지 않은 분량 안에 사회와 문화, 역사와 정치를 통해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보위, 구스타프 말러, 장국영, 마르크 샤갈. 이들 또한 이름이 곧 예술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데이비드 보위의 [Space Oddity]가 아폴로 11호의 달 탐사를 생중계하며 배경음악으로 깔렸다는 사실을, 구스타프 말러가 당대 최고의 정신과 의사이던 프로이트를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았다는 것을, 마르스 샤갈이 히틀러의 숙청 대상이었다는 점은 좀처럼 알지 못한다. 『예술가의 일』은 이러한 이면의 이야기들을 통해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단편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가’, ‘왜 이러한 작품을 창조했는가’를 보여준다. “당신이 편안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당신이 죽었다는 뜻이다.” 데이비드 보위의 말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오로지 예술만을 위한 최대한의 삶을 살다가 떠나간 예술가의 모습, 삶의 풍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밀고나간 예술가의 모습에서 우리는 삶의 불굴의 의지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