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환영해, 널
"그때는, 내 말을 들어주세요. 나에게 말해주세요.
언제든 환영할게요, 당신을."
아무런 꿈을 꾸지 않는 열일곱 살 문아.
그저 자신의 머릿속을 텅 비워놓고 싶을 뿐이었던 그녀 앞에 어느 날 나타난 정체불명의 덩굴.
그 덩굴 너머의 문을 연 이후, 문아는 기분이 좋아지는 꽃이 가득한 담벼락,
허름한 외관과는 어울리지 않는 세련된 칵테일 바,
'환영을 위한 존재'인 민윤과 서윤, 소꿉친구 혜영,
얼떨결에 만난 같은 반 남자아이 의현, 역시 어쩌다 얽히게 된 한 학년 선배 연서 등
처음인 것들에 둘러싸여 첫인사를 건네받게 된다.
최악과 황홀경을 넘나들며 낯섦 속에서도 자신을 지켜나가는 문아에게
민윤은 그녀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모두 내가 정한 거라고? 자기는 틀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언제든 환영한다고? 뭐라는 거야? 짜증 나게.
그러나 무엇을 얻고 잃을지 모르는 길을 한 발자국씩 내딛는 문아는,
자기 주변에 생겨나는 자기 안의 물방울과 그 물속에 빠져드는 자신을 느끼며,
시간이 지날수록 민윤이 했던 말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데…
"여기 오고 싶지 않다면 오지 않아도 돼요.
항상 말하지만, 여기 직접 들어온 건 당신이니까.
하지만 만약 다시 올 거라면 그때는,
그때는, 내 말을 들어주세요. 나에게 말해주세요.
언제든 환영할게요, 당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