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고갱, 렘브란트, 자코메티… 그들이 명작을 피워낸 뒤에는 ‘여자들’이 있었다 남성 캔버스에 가려져 있던 ‘여성들’ 그림 밖을 향해 걸어 나오다
『화가의 마지막 그림』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화가의 출세작』 등을 집필한 이유리 작가의 신작이 출간됐다. 전작에서 화가와 그림에 관한 ‘숨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작가는 이번 책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에서 남성 캔버스에 ‘가려졌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피카소, 고갱, 렘브란트, 자코메티 등 세기의 예술가들이 명작을 피워내기까지 그 뒤에서 큰 역할을 한 여성들을 비롯해 판위량, 매리 커샛, 베르트 모리조 등 뛰어난 재능을 가졌음에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여성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내, 뮤즈, 예술가이기 전 이들 여성은 가부장 사회를 받치는 ‘밑돌’로서 늘 고통받아왔다. 작가는 남성 중심 사회가 모른 척했던 여성을 향한 폭력 역시 이 책을 통해 폭로하고자 한다.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은 여성의 고통을 예술로 둔갑시킨 시대에 대한 고발이자 그림 속 여성에 관한 작가의 해석이 ‘낯섦’과 ‘신선함’이 아닌 ‘옳음’이었음을 밝히는 과정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림 속에서 여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재현되어 왔는지, 남성들이 여성에게 가해온 폭력의 양상이 어떠했는지 (…) 반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 문제가 21세기 한국 사회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이 그 성찰의 기회까지 준다면 저자로서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어릴 적부터 미술 교과서나 신문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들을 오려 내어 스크랩하던 아이였다. 어학연수를 위해 갔던 영국에서 영어 공부 대신 런던에 있는 갤러리를 훑고 다녔고, 영어 대신 머릿속에 미술지식만 꾹꾹 담고서 돌아왔다. 신문사 사회부 경찰출입기자가 되었지만 미술 전문잡지를 보고 있는 걸 선배에게 들켜 “문화부 가고 싶은 거니?”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결국 운명처럼, 미술 분야의 글을 쓰는 작가가 되었다. 마티스가 그랬던가. “그림은 책꽂이에 있는 책과 같다”고. 책이 책장에 꽂혀 있을 땐, 고작 몇 단어의 제목만 보일 뿐이다. 그림이 품고 있는 풍부한 세계를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책꽂이에서 그림을 꺼내어 독자들에게 직접 펼쳐 주는 ‘친절한 손’으로 살고 싶다. 지은 책으로 『화가의 출세작』, 『화가의 마지막 그림』,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등이 있고, 『빛나는 아이: 천재적인 젊은 예술가 장 미셸 바스키아』를 옮겼다.
목차
작가의 말 1부 여성, 만들어지다 - “우리가 옷을 입고 있는 게 아니라 옷이 우리를 입고 있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거짓말 - 가끔은 귀엽고, 가끔은 엄마 같으라고? - 피카소, 위대한 예술가인가, 그루밍 가해자인가 - 렘브란트와 ‘비밀의 연인’ - 소녀도 파랑을 원한다- 여자도 ‘이런’ 작품을 그릴 권리가 있다 - 늙고 추함의 역사는 왜 여성의 몫인가 2부 여성, 우리는 소유물이 아니다 - 마네가 없더라도 모리조는 모리조다 - ‘아내 만들기’를 거부한 여성 - 이것은 여성의 순교인가, 여성의 고통인가 - 언젠가는 부서질 가부장제를 희망하며 - 〈시몬과 페로〉를 그린 루벤스의 ‘진짜’ 속마음 - 고갱과 그 후예들의 ‘이국 여성’에 대한 환상 - 아내의 헌신 속에 피어난 자코메티의 ‘조각’들 - 너무 예뻐도, 너무 못생겨도 안 되는 여성의 외모 3부 여성, 안전할 권리가 있다 - 여전히 끝나지 않은 마녀사냥 - 남자는 원래 짐승이다? - ‘생존자다움’을 보아라! - “여자로 태어났다는 건 끔찍한 비극이다”- 누가 ‘술 마시는 여자’에게 돌을 던지는가 - 여자의 몸은 총성 없는 전쟁터 4부 여성, 우리는 우리 자신이다 - “나는 당당하게 나의 그림을 그릴 것이다”- 여성이여, 안경을 쓰고 블루 스타킹을 신어라- 딸의 독립을 위하여 -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는, 난 그런 여자가 좋더라 - 역사에 여성은 늘 있었다 - 여성들이 남성의 이름을 빌릴 수밖에 없던 이유 - 그(녀)들의 이름과 목소리를 돌려줘야 할 때- 그저 ‘자기다운’ 그림을 그렸을 뿐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