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
“옛날이야기란 교훈적인 이야기일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인간이라는 생물의 실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지.”
독특한 캐릭터, 이색적인 소재와 배경을 자유자재로 주물러 늘 전대미문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발상의 천재’ 작가 아오야기 아이토가 이번에는 옛날이야기로 돌아왔다. 옛날이야기의 특징은 오랜 세월 각국에서 만인이 보편적으로 공유하는 정서로 다듬어지면서 누가 읽어도 언젠가 들어본 듯한, 있을 법하고, 받아들이기 쉬운 방식으로 권선징악이나 교훈적인 주제를 편안하게 풀어낸다는 점이다. 아오야기 아이토는 아이디어의 귀재답게 이 지점을 역으로 접근한다. 만인이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의 본성을 잘 다루는 이야기들이라는 것. 그렇다면, 범죄만큼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 일이 있을까? 옛날이야기에 범죄를, 시체를 집어넣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은혜 갚은 학』 등의 친숙한 옛날이야기들을 기반으로 쓰인 5개의 단편집이다. 각 단편에 밀실, 다잉 메시지 등의 본격 요소를 정교하게 집어넣는 한편 뜯어보면 평소 맹점처럼 흘려보낸 옛날이야기의 잔인한 줄기들을 사건으로 엮어내거나, 옛날이야기가 실화라면 있을 법한 뒷이야기를 중심으로 ‘인간의 본성’을 파헤쳐간다. 작가는 논리와 개연성에 초점을 맞춘 미스터리에 환상성이 뛰어난 옛날이야기의 비율을 절묘하게 조절해 기발한 아이디어의 귀재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한편, 온다 리쿠 등 작가와 평단에서도 호평받아 다양한 미스터리 랭킹 베스트에 빼놓지 않고 작품을 올렸다. 작품성에 대중성도 뒤지지 않아 일본에서 출간된 지 일 년여 만에 15만부 판매, 24쇄 중쇄의 놀라운 판매고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