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600년대 초 어느 해 5월 5일, 일본 동북부 센다이의 작은 항구 쓰키노우라에서 새로 건조된 웅장한 갤리언선 한 척이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그 배에는 일본인 백여 명과 스페인 선원 사십여 명이 탈 예정이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스페인의 식민지인 멕시코다. 그 일본인들에는 일본 동북부 지역의 최강 세력 다테 마사무네의 사절인 사무라이 네 명이 포함되어 있고, 특별히 그들의 통역으로 스페인인 신부 한 명이 동행해 있다. 태평양이라는 거대한 바다를 건너가는 길. 처음 가보는 뱃길. 그들은 무엇 때문에 그 먼 곳으로 가는 것일까. 그들은 과연 ‘왕’을 만날 것인가. 그들이 임무를 수행하고 머지않아 돌아왔을 때도 오늘처럼 많은 사람이 항구에 나와 반겨줄 것인가. 죽음으로써 역사를 만들어 낸 한 인간의 삶을 통해 인생과 신념의 의미를 재해석한 엔도 슈사쿠의 역작이다.
저자소개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 소설가. 가톨릭 신자인 이모의 집에서 성장하였으며, 열한 살 때 세례를 받았다. 1949년 게이오 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 가톨릭 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수여하는 장학금으로 프랑스 리옹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결핵으로 인해 2년 반 만에 귀국한 뒤,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하였다. 1955년에 발표한 『하얀 사람』(白ぃ人)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고, 『바다와 독약』으로 신쵸샤 문학상과 마이니치 출판 문화상을 수상하고 일본의 대표적 문학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엔도는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온 후, 유럽의 [신의 세계]를 경험한 [나]가 결국 동양의 [신들의 세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는 자전적 소설 『아덴까지』를 발표했는데, 그 6개월 뒤에 『백색인白い人』을 발표하였고, 또 6개월 뒤에 『황색인黃色い人』을 발표했다. 그리고 백색인으로 1955년 제33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다. 『아덴까지』의 작품 의식을 기반으로 한 『신의 아이(백색인) 신들의 아이(황색인)』 역시 엔도가 유럽과 동양의 종교문화의 차이로부터 겪은 방황, 갈등의 요소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1966년에 『침묵』(沈默)을 발표하여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수상했다. 1996년 타계하기 전까지 여러 차례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며, 종교소설과 통속소설의 차이를 무너뜨린 20세기 문학의 거장이자 일본의 국민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침묵』, 『예수의 생애』,『내가 버린 여자』, 『깊은 강』, 『사해 부근에서』, 『바다와 독약』, 『그리스도의 탄생』 등 다수가 있으며 1996년 9월 29일 서거. 東京 府中市 가톨릭 묘지에 잠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