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유괴
니시무라 교타로의 대표작!
우리 블루 라이언스는 현재 일본 전 국민을 납치했다.
『화려한 유괴』는 ‘니시무라 교타로’의 초기작이자 중요한 대표작 중 하나다. 또 ‘트래블 미스터리’의 마스코트인 ‘도쓰가와 경부’와 견줄 만한, 작가의 또 다른 대표 탐정 캐릭터 ‘사몬지 스스무’가 등장하는 ‘사몬지 스스무 탐정 사무소’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화려한 유괴』는 1977년 첫 출간 당시부터 ‘천재 범인 집단이 일본 전 국민 1억 2천만 명을 유괴한다’라는 기발한 발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20년 완성판이 출간되기까지 몇 차례나 새로운 판본으로 출간을 거듭하며 현지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니시무라 교타로’의 초기작 중에는 이와 같은 과감한 설정과 흥미로운 스토리로 미스터리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독 호평을 받는 작품들이 있는데, 『화려한 유괴』는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 중 베스트 5로 꼽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스터리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납치 사건을 그린 과감한 설정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책을 한번 펼치면 중간에 놓기 어려울 정도로 사로잡는 전개와 뛰어난 가독성도 주목할 만하다.
줄거리를 간략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전대미문의 협박 전화가 총리 공관으로 걸려 온다. 그로부터 사흘 후, 도쿄의 초고층 빌딩 찻집에서 젊은 커플이 설탕통에 든 청산가리를 먹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우연한 죽음인가, 협박 전화를 건 범인의 묻지 마 살인인가. 난항에 봉착한 경찰은 명탐정 사몬지 스스무에게 협력을 요청하고 그가 사건에 뛰어든다. 하지만 사건은 예상치 못한 전개를 맞게 되는데……
이렇듯 사건은 기상천외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흐름 속에서 ‘천재 탐정 vs 천재 범죄 집단’의 치열한 대결 묘사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클래식 미스터리의 재미와 가치는 덤이다.
유괴 납치 미스터리 역사상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걸작!
“미쳤어, 이 세상은.”
“맞아.”
“미치기는 했어도 아름다운 곳이지.”
클래식 미스터리의 레전드! 1930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립 전기공업학교를 졸업한 후 11년간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퇴직 후 사립탐정, 경비원, 세일즈맨 등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현상 공모에 도전한 끝에 1963년 단편 『일그러진 아침』으로 제2회 올요미우리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65년 『천사의 상흔』으로 제1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지위를 확립했다.
이렇게 작가로의 입지를 확보한 후, 니시무라 교타로는 2021년까지 출간 작품 수 약 700편, 누적 발행 부수 2억 부가 넘는 일본 미스터리계의 거장 중의 거장이다. 그는 1961년 단편 『검은 기억』으로 데뷔 후 90세가 넘은 지금도 백 엔짜리 볼펜으로 특별 주문한 400자 원고지를 하루에 20장씩 쓰며 정력적으로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현역 작가이기도 하다. ‘국민 작가’라는 수식어가 식상할 정도며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의 ‘리빙 레전드’라 부르는 게 적합할 정도다.
실제로 아야츠지 유키토, 아리스가와 아리스 등 일본을 대표하는 수많은 유명 중견 미스터리 작가들이 교타로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으며, 특히 1978년작 『침대특급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하는 그의 ‘트래블 미스터리’ 시리즈는 향수를 자극하는 일본 명소들을 아름답게 묘사할 뿐 아니라 열차, 비행기 등 교통수단을 활용해 참신한 트릭을 선보였다.
이러한 작가는 2017년 출간한 작품이 600편이 넘을 시점에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출간해 도쿄의 대형 전파탑인 스카이트리의 높이(634미터)를 넘기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2021년 현재 출간 작품 수 680편을 넘기며 작가의 목표는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2019년에는 대표작인 ‘도쓰가와 경부 시리즈’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고상’을 수상하며 또다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 자리에서 니시무라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30년 정도 됐지만 아직도 마음은 신인과 같다. 집필 속도가 늦어지면 예전처럼 돌아가지 못하리라는 불안감이 든다. 앞으로도 펜을 놓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다.” 작가의 포부가 잘 느껴지는 대목이다.
680편이 넘는 작가의 작품 중 옥석 같은 작품을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주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