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스토리 3
디지털 기술의 주체는 인간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을 때 가상 세계는 새로운 미래가 된다
《머니 스토리》1, 2권에 이어 3권에서는 암호 화폐와 가상 세계의 면면을 김동욱의 시점에서 좇는다. 작가는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기술 발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데, 현실 세계에서 찍던 드라마를 3D로 찍고, 많은 이들이 NFT에 집중하는 등 디지털에 치중된 경제 흐름을 짚는다.
동생 동욱이와의 에피소드, 그의 옛 동료 앤디와 소피아, 그리고 그를 이끌어주는 존 킴, 자신의 욕망에 따라 행동하는 조윤 등이 암호 화폐와 그에 관련된 투자 심리, 관련 기술에서 비롯된 메타버스가 가져올 여러 변화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소피아가 가상 세계에서 리산이라는 인물을 만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가상 세계가 지닌 현실 도피라는 문제와 새로운 교류의 장이라는 순기능을 동시에 드러낸다.
한편으로는 앤디와 윤지, 소피아의 언니 장려시, 자신도 모르게 가상 세계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고 싶어 하는 소피아, 끊임없이 영욱의 관심을 갈구하는 선화 등 다양한 형태로 사랑을 추구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따뜻한 체온을 나눌 수 있는 ‘진짜’ 사랑임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다양한 인물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디지털이 주를 이루는 시대지만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있으며, 가상 세계가 진정으로 ‘새로운 대륙’이 되기 위해서는 디지털에 인간의 온기를 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가상 세계 속 나는 과연 진정한 자아인가?
여러 방법으로 사랑과 성공을 얻고 싶어 하는 등장인물들이 던지는 “나라는 존재는 과연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은 현시대의 논쟁거리가 될 만한 주제다. 가상 세계가 주목받는 이유는 많은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이 주인공인 세상에서 정서적 공감을 얻는 것이라는 사실을 반영한다.
작가는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기술은 아무리 첨단 기술이라도 실패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많은 이들이 메타버스에서 돈과 사랑을 얻으려 하는 세태에 ‘비인간성’을 우려하지만, 그 바탕에는 인정 욕구, 공감 욕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간으로서 나’라는 정체성이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 메타버스 속 자아와 현실의 자아는 동떨어진 것이 아니며, 욕망을 마음껏 드러내는 ‘원초적 자아’의 표출이라는 사실 또한 짚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