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 문학의 길을 낸 작가 '카렐 차페크'의 『도롱뇽과의 전쟁』이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완역되었다. 번역 없이 등장하는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라틴어를 각국의 판본을 비교해 정확하게 복원하였고, 미국, 프랑스, 독일 판본에서도 거의 발견하기 힘든 작가의 서문과 주한 체코 대사 야로슬라프 올샤 Jr.의 작품 해설을 포함하여 그 가치를 더욱 높였다. 『도롱뇽과의 전쟁』이 한국어판으로 출판된 현재, 전 세계에서는 이 작품을 영화로, 또 연극으로 다시 한 번 주목하고 있다. 기계화와 분업화로 인한 대량 생산 체제, 이로 인한 효율성 중시, 부조리한 세계 대전과 대량 학살 무기, 혁명의 그림자, 국가주의와 전체주의, 창궐하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에 의해 인류의 미래가 바뀌어 가는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차페크는 20대부터 희곡 작가, 소설가, 동화 작가, 전기작가, 수필가, 번역가로 다양하고 뛰어난 작품들을 발표했다. 또한 그는 신문기자로서 분주히 기사를 써내며 20세기 횡행했던 다양한 이데올로기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어리석은 행태를 생생하게 고발했다. 그의 지식의 범위는 과학, 자본주의, 파시즘, 저널리즘, 군국주의, 심지어는 할리우드까지 매우 광범위했다. 그는 이 작품 속에서 20세기 초 인간들의 노력이 빚어낸 우스꽝스러운 세계상을 촌철살인의 풍자로 펼쳐놓음으로써 인간 세계를 날카롭게 풍자했다. 네덜란드 상선 선장 J.반 토흐는 수마트라 섬 근처의 작은 섬 타나마사에서 진주를 찾던 중 두 발로 걷는 도롱뇽을 발견한다. 거대 기업의 개입으로 도롱뇽의 서식지가 점차 늘어나고 그들의 눈부신 기술은 「유토피아」를 예고하지만, 그때 라디오 수신기에서 느닷없는 인사가 흘러나온다. 「Good evenig, you people」. 이 작품에서 과학, 상업, 국가주의, 학문, 저널리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목소리들은 모두 '인류는 왜 멸망할 수밖에 없는가?'라는 질문에 답한다. 도롱뇽들은 인간들의 기술을 좇아 '유토피아'를 이룩하지만, 이것은 사실 인류 멸망의 기록이다. 도롱뇽들의 등장과 그들이 인간 사회에 퍼뜨린 갖가지 도롱뇽 현상들, 국가도 정부도 없는 도롱뇽들과의 전쟁과 이로 인한 인류의 멸망 등, 방대한 '가짜' 자료로 거침없이 써 내려간 도롱뇽들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현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소개
체코의 극작가·소설가. 체코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G.K.체스터턴보다 자유롭고, 조지 오웰보다 낙천적인, 체코의 몽테뉴(「데일리 텔레그래프」). 카프카, 쿤데라와 함께 체코 문학의 길을 낸 작가로 체코 SF의 대부로 불린다. 1890년 1월 9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보헤미아 북동부 지역에서 태어났다. 명문 아카데미 김나지움을 전 과목 A의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프라하 카렐 대학 철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 베를린과 파리의 대학들을 오가며 수학했고, 미국 실용주의를 수용, 1915년 25세의 나이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체코의 대표적인 일간지 『리도베 노비니』에서 편집자 겸 기고가로서 평생에 걸쳐 활동하였으며 일생에 걸쳐 다양한 주제로 철학적ㆍ풍자적인 작품들을 썼다. 일찍이 현대사회의 병폐에 눈을 돌렸던 그는, 희곡 『R.U.R』(로숨의 유니버설 로봇, 1920)과 『곤충극장』(1921)을 통해 사회적 병폐를 통렬하게 풍자하였다. 『R.U.R』은 기술의 발달이 거꾸로 인간을 멸망시킬지도 모른다는 점을 경고한 작품으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로봇’이라는 말은 이 작품에서 유래했다. 『곤충극장』은 화가이며 작가인 그의 형 요제프 차페크(1887~1945)와의 공동창작으로, 현대생활의 획일주의·물질주의를 풍자한 걸작이다. 같은 시기의 장편소설 『압솔루트노 공장』(1922)과 『크라카티트』(1924)는 후일의 『도롱뇽과의 전쟁』(1936)과 더불어 SF(과학소설)적 수법으로 현대를 비판하여, 사회적 SF의 선구적 작품이 되었다. 단편 소설집인 『오른쪽-왼쪽 주머니에서 나온 이야기』(1929)은 추리소설 형식으로 쓰인 작품이다. 철학소설 3부작인 『호르두발』(1933), 『별똥별』(1934), 『평범한 인생』(1934) 같은 철학적·신비적 작품과 『위경 이야기들』 같은 상상 저널리즘을 구현한 소설도 썼다. 1930년대 후기 작품에는 정체성, 자아, 인간 동기 등에 대한 탐구가 나타나 파시즘과 나치즘을 경고하는 『첫 번째 구조대』(1937), 『하얀 역병』(1937), 『어머니』(1938) 등을 썼다.
작품 활동을 하는 동시에 「나로드니 리스티」, 「리도베 노비니」와 같은 체코의 유력 일간지의 편집자로 일했고, 체코 민주주의와 반(反)파시즘의 선봉장이자 문화적 선각자의 역할을 담당했다. 일곱 차례나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었지만, 나치스 독일에 저항하는 정치 성향 때문에 끝내 수상자가 되지는 못했다. 독일이 프라하를 점령하기 몇 달 전인 1938년 12월 25일 인플루엔자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목차
서문제1부 안드리아스 스케우크제리1. 반 토흐 선장의 기벽2. 골롬베크 씨와 발렌타 씨3. G.H. 본디와 동향 친구4. 반 토흐 선장의 야심 찬 사업 계획5. 반 토흐 선장의 훈련된 도롱뇽들6. 산호초의 요트7. 산호초의 요트(앞에서 계속)8. 안드리아스 스케우크제리9. 앤드루 슈크저10. 노베 스트라셰치 박람회11. 인간-도롱뇽에 대하여12. 도롱뇽 신디케이트제2부 문명의 사다리를 오르다1. 포본드라 씨, 신문을 읽다2. 문명의 사다리를 오르다3. 포본드라 씨, 다시 신문을 읽다제3부 도롱뇽과의 전쟁1. 코코스 제도의 학살2. 노르망디의 충돌3. 해협 사건4. 데어 노르트몰히5. 볼프 마이네르트, 필생의 역작을 쓰다6. X의 경고7. 루이지애나 지진8. 우두머리 도롱뇽, 요구 사항을 제시하다9. 파두츠 총회10. 포본드라 씨, 스스로를 탓하다11. 작가, 혼잣말을 하다옮긴이주지명 색인작품 해설역자 해설카렐 차페크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