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꽃이 피고 지는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나태주 시인의 아름다운 약속,
“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어두운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일이 안 풀리거나 마음먹은 대로 살 수도 없을 때, 사랑에 실패하고, 직장에서도 위태로울 때……. 그럴 때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기분이 든다. 언제나 기쁘고 사랑하고 예쁜 것만 볼 것 같은 나태주 시인에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 열여섯 해 전, 급성 췌장염으로 입원해 사흘밖에 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다.
나태주 시인은 그전까지 싸우는 사람이었다. 질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아이들에게 뭐든 잘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것만이 잘 사는 방법이라고 여겼다. 죽음의 문턱까지 가서야 뭐든 잘하려고 애쓰고, 이기기 위해 아등바등 대는 삶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먹고 자는 사소한 일에 감사하는 일, 하늘을 보고, 비가 내리는 일에 분별없이 기뻐하는 일, 딸아이가 전화로 안부를 묻거나 아내와 동네를 산책하는 그런 순간순간에 집중하는 일……. 그러한 일을 소중하게 대하면서 나태주 시인의 삶은 기쁨과 긍정과 에너지로 넘치기 시작했다. 그 과정과 이야기가 에세이 『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에 오롯이 담아냈다.
어느 날, 사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갑자기 어둑한 날들이 지속될 때 이 책을 읽을 일이다. 꽃이 환장하게 피는 봄날에 꽃이 피는 줄도 모르고, 그 꽃이 다 지는 줄도 모르고 사는 지금 삶이 어두울 수 있다. 괜찮다. 나태주 시인도 예순이 넘어서야 이기는 것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까. 넘어지는 일이 대수롭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까. 시인은 지금 어두운 길을 걷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마법 같은 말 한마디를 건넨다.
“너 괜찮아. 지금 다시 시작하면 돼.”
이 책은 김영옥 배우의 목소리를 담아 오디오북으로도 출간되었다. 연기 경력 70년이 넘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이자 성우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영옥 대배우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나태주 시인의 다독임은 이 책만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저자소개
1945년 충청남도 서천군 시초면 초현리 111번지 그의 외가에서 출생하여 공주사범학교와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2007년 공주 장기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43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친 뒤, 공주문화원장을 거쳐 현재는 공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1971년 [서울신문(현, 대한매일)] 신춘문예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등단 이후 끊임없는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수천 편에 이르는 시 작품을 발표해왔으며, 쉽고 간결한 시어로 소박하고 따뜻한 자연의 감성을 담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풀꽃」이 선정될 만큼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 시인이다. 흙의문학상, 충남문화상,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향토문학상, 편운문학상, 황조근정훈장,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공초문학상, 유심작품상, 김삿갓문학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1973년에는 첫 시집 『대숲 아래서』 펴냈고, 이후 1981년 산문집 『대숲에 어리는 별빛』, 1988년 선시집 『빈손의 노래』, 1999년 시화집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2001년 이성선, 송수권과의 3인 시집 『별 아래 잠든 시인』, 2004년 동화집 『외톨이』, 2006년 『나태주 시선집』, 『울지 마라 아내여』, 『지상에서의 며칠』를 비롯하여 『누님의 가을』, 『막동리 소묘』, 『산촌엽서』, 『눈부신 속살』, 『그 길에 네가 먼저 있었다』, 『아직도 너를 사랑해서 슬프다』, 『마음이 살짝 기운다』, 『어리신 어머니』, 『풀꽃과 놀다』, 『혼자서도 꽃인 너에게』,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등 다양한 분야의 많은 문학작품을 출간하였다.
1972년 「새여울시동인회」 동인, 1995년엔 「금강시마을」 회원,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충남문인협회 회장,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공주문인협회 회장, 2001년부터 2002년까지 공주녹색연합 대표 등을 역임하였으며, 공주문화원 원장, 계간 「불교문예」 편집주간, 격월간 시잡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공동주간, 지역문학인회 공동좌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부회장)을 지냈다.
주로 집에서 글을 쓰고 초청해 주는 곳이 있으면 찾아가 문학 강연을 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꿈은 첫째가 시인이 되는 것, 둘째가 예쁜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 것, 셋째가 공주에서 사는 것이었는데 오늘에 이르러 그 꿈을 모두 이루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지금은 공주에서 살면서 공주풀꽃문학관을 건립, 운영하고 있으며 풀꽃문학상과 해외풀꽃문학상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고, 현재 공주문화원장과 충남문화원연합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풀꽃문학관에서, 서점에서, 도서관에서, 전국 방방곡곡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게 요즘의 일상이다. 가깝고 조그마한, 손 뻗으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목차
프롤로그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지금 그대로도
1부 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
참 좋다
그냥 좋아하는 거 하세요
가끔 황망한 날을 만나지요?
약속하건대, 분명 좋아질 거예요
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세상은 아직도 징글징글 좋은 곳이야
어머니가 첫 번째로 사주신 시집 한 권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날마다 이 세상 첫날처럼
우리가 사랑에 대해 말할 때
일흔이 넘어도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아들과 아버지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인가
아버지가 아들에게 빚진 일
2부 당신과 오래 세상에 머물고 싶어요
져줄 줄 아는 사람
아내의 첫 시
들으면 기분 좋은 말
너무 늦게 오지 말아요
주저앉았을 때, 나를 일으키는 것들
아내 앞에서 서약하다
삶이 막막해도 이팝나무 꽃은 환장하게 피지요
아내와 사이다 한 잔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하여
아주 특별한 학용품
내가 세상에서 방황할 때
나는 오늘 산을 그렸다
늙은 사람도 늙은 사람에게 배우지요
나는 오늘 밥을 먹었다
수녀님과 가수
나에게 특별한 날, 내가 새로워진 날
3부 기적이란 그 속에 있을 땐 모른다
나는 왜 사는가
사랑하려면 가끔 뒤를 돌아봐야 한다
사는 일에는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어요
풀꽃아 너도 살아서 기쁘냐? 나도 그렇다
나는 낫고 있다, 그 말에 대해
괜찮아, 질 수도 있어
내일이면 오늘 일이 사무치게 그리워져요
암캥이 수캥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병원에서 맞은 아내의 회갑
괜찮아요, 소리 내어 울어도 괜찮아요
아침이 멀리 있어도 아침은 와요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당신과 앞산을 오르는 것도 기쁨 아니겠소
날마다 사는 연습이지요
에필로그
그대도 기죽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