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생도, 관계도, 시련도 끌어안아버리는 그 말,“그럴 수 있어!”더 깊은 이야기로 돌아온 양희은의 신작 에세이 大출간성시경, 잔나비 최정훈, 박미선, 서명숙 작가의 강력 추천70년을 넘게 산 이가 쓴 글은 귀하다. 세월의 모진 풍상을 이겨내고, 가슴 아픈 이별도 숱하게 겪고, 죽음 앞까지 갔다가 온 이가 이렇게 말한다.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로 큰 울림을 준 양희은이 더 깊은 이야기로 들고 2년 만에 돌아왔다. 양희은의 글은 특별하다. 함부로 누군가를 위로하지 않고, 섣부르게 사랑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느새 내린 가랑비에 완전히 젖어들 듯 그의 덤덤한 사색은 우리 안에 서글픔을 찾아 축축하게 적시며 인생의 어떤 시간들을 반추하게 만든다. 이번 책에서는 나이 들어감을 넘어 이별에 더 한발 가까이 다가선다. 자신의 이별 준비 노트를 쓰고, 가장 가까웠던 친구의 이별 전화를 받고 하늘이 더없이 맑아 통일전망대에서 개성 송악산이 보였다는 어떤 날에 목 놓아 운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이별을 겪을 때마다 가슴 한가운데가 막혀서 한강 둔치를 하염없이 걷고 봄이 겨울을 밀어내듯 슬픔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순전한 인내는 마음을 깊게 파고든다. 52년이 넘는 자신의 음악 인생을 일흔셋의 양희은 시점에서 해석해 들려주는 부분 또한 압권이다. 그의 이름 뒤에 대명사처럼 따라 붙는 데뷔곡 [아침 이슬]을 두고 훗날 ‘이것이 노래의 사회성이구나!’ 깨달은 수년간의 이야기는 양희은이라는 가수가 한국의 대중음악사에서 어떤 가수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더불어 선후배 여성 가수들에게 존경과 연대의 마음을 전하는 글에서는 시스터후드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으로, 마음의 상처로, 누군가를 향한 끝 간 데 없는 미움으로, 육체의 질병으로 스무 살의 양희은처럼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이들에게 조언 대신 그 시기를 지나온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양희은식 위로를 보낸다. 이래라저래라보다 “그래, 나 그거 알아. 너도 그랬구나” 하는 한마디가 훨씬 힘이 세다. 하늘에서 느닷없는 똥바가지가 떨어졌고 하필 그 자리에 있어 맞은 것뿐, 그러니 “네 잘못 아니야. 고개 빳빳이 들고 다녀!”라고 양희은은 말한다. 마음이 가라앉은 날에는, 기대고 싶은 친구가 필요한 날에는 이 책을 펼쳐야 한다, 절대!
저자소개
세대와 장르를 뛰어넘는 53년 차 가수. MBC 라디오 <여성시대>를 24년째 지키고 있는 라디오 DJ이기도 하다. 쓴 책으로는 『그러라 그래』 『양희은이 차리는 시골밥상』 『엄마가 딸에게(공저)』가 있다. 꽃과 나무를 사랑하고, 혼자 떠나는 여행을 즐기며, 이른 아침 사람 없는 대중목욕탕에 가는 것이 기쁨이다.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야 살아 있는 노래가 나온다고 믿는다. 자신이 부르는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은 가수, 보이지 않지만 쉼 없이 부는 바람처럼 머무르지 않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
목차
프롤로그1장. 우리는 몇 번이나 더 만날 수 있을까 -행복, 얼마나 목마르게 우리가 바라는 말일까-산다는 건 어쩌면 벌판을 홀로 헤매며 길을 찾아가는 것일까-모여서 밥이든 걱정이든 무엇이든 나누자-잘 가, 내 친구-누군가의 이별 준비 노트-떠나고 나면 다 소용없는 일-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모녀 삼대, 여행을 떠나다-얼마나 못된 딸인가? 나는!-엄마가 딸에게-서로의 인생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해주는 것이 인연이다-술처럼 익어가는 인생-힘 빼고, 욕심 내려놓고, 편안하게-노래가 무언지 알 때쯤 노래는 나를 떠나네-털고 솎아내야 더 찬란하게 꽃피울 수 있구나2장. 못 다한 노래가 남아 있네-노래에 빚이 있어-청바지에 고무신을 신은 여가수-고단하고 험한 길을 앞서간 선배 여성 가수들에게-노래의 불씨가 되살아나 가수에게 돌아오다-노래에도 운명이 있다면-노래를 하지 않는 동안 노래를 진짜 많이 했구나-“누부야~” 하고 부르는 정겨운 소리-노랫말이 안 써져서 치매 검사를 받다-목을 살살 풀면서 달래고 아껴가며-무대가 돌아왔다-날 좀 가르쳐줘라-시스터후드를 노래하다-제주에서 들은 가장 아름다운 음악-나의 노래는 바람이다3장. 네가 있어 참 좋다-열두 살의 희은이를 만난 날-나의 목욕탕 친구들-곤쟁이젓과 대하 한 마리-마음이 느껴지면 얘기는 끝난다-목소리로 연결되어 있으니까-인생 수업 24년 차입니다-눈이 날린다-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에는-마감 끝낸 그 기분, 하늘 향한 하이킥!-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지켜준다-그날이 그날인 게 더없이 좋은 거야-목소리는 낮게, 구두는 가볍게4장. 그럴 수 있어-꽃그늘 아래에서 화전놀이-따끈한 굴국 한 그릇-꽉 끼는 일상들을 좌로 우로 위로 아래로 밀어내고-많이 웃고 걸으며 셋이 함께라서-혼자 떠나는 여행이 필요해-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내 오랜 꿈은… 코미디언!-스페인 산티아고를 가다-석 잔에 담긴 인생의 진리-59년 만에 아버지를 현충원에 모셨다-내 안의 어린아이에게-자기 자신을 용납하고 사랑하기가 어렵다면-너는 내내 살아 있는 눈빛이어야 해 -우울해서 입맛도 없다면-누구에게나 넘을 수 없는 장벽 하나쯤은 있다-그럴 수 있어-따뜻하면서도 오붓한 집중의 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