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꽃
혐오와 차별을 거부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존재들의 아주 특별한 장례식다양한 욕망을 가진 여성들의 강렬한 내면을 비추는 소설을 써온 정이담 작가의 신작 『환생꽃』이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괴물장미』 『순백의 비명』 등의 작품을 통해 약자의 방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켜두었던 정이담 작가가 이번에는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들을 화려한 인도 신의 모습으로 그려냈다. 콜카타를 지나 바라나시의 화장터까지 연인의 유골을 운반하는 차이. 그 길 위에서 차이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별 ‘히즈라’를 만난다. 히즈라들 또한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동체의 지도자인 ‘구루’의 장례를 치르고 있었는데……. 신을 만나 영원히 해탈하는 영광을 얻는다는 바라나시의 강가에서, “인지적 편의를 위한 라벨들을 거부한”(5쪽) 존재들이 가지각색 꽃의 모습으로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