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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맛집 산책
- 저자
- 박현수 저
- 출판사
- 한겨레출판
- 출판일
- 2023-09-27
- 등록일
- 2023-11-10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43MB
- 공급사
- YES24
- 지원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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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커피는 이 집이 아마 경성서는 제일 조흘걸요”
와인빛으로 장식된 호화로운 식탁과
파리가 날리는 좁고 낮은 식탁 사이,
경성의 번화가를 수놓은 외식 풍경과
그 위로 드리운 식민의 그늘을 쫓다
박완서 작가가 숙명여고보 합격 기념으로 오빠와 방문했던 추억의 레스토랑, 이상이 커피 한 잔을 시켜두고 고달픈 오후 시간을 보냈던 카페는 어디였을까? 당연한 말이겠지만 경성에도 맛집이 있었다. 인기 메뉴를 맛보기 위해 온종일 줄을 서서 기다리고, 독특한 인테리어와 시설로 호사가의 입에 오르내렸던 맛집들이. 하지만 현대의 우리에게 ‘경성’과 ‘맛집’이라는 두 단어의 조합은 낯설게 느껴진다. 남아 있는 자료가 드물뿐더러, 관련된 연구 또한 깊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성 맛집 산책』은 분명히 존재했지만 지금껏 소홀히 다루어진 근대의 흔적인 ‘경성의 맛집’과 1920~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외식 풍경을 풍부한 자료를 통해 복원해 낸 결과이다. 박현수 교수는 대한민국 유일 ‘음식문학연구가’로서 소설을 통해 식민지 조선의 식문화를 탐구했던 전작 『식민지의 식탁』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 근현대 소설에 등장한 음식점들에 주목한다. 각 음식점의 메뉴와 가격, 주요 고객층, 개성 있는 내·외관, 독특한 시스템뿐만 아니라 이들이 화려하게 탄생하고 스러지는 역사 또한 책 속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특히 당시의 풍경을 재현한 지도 일러스트와 다수의 사진과 기사 자료, 소설 삽화와 인용을 활용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최초로 정통 프렌치 코스 요리를 선보인 ‘조선호텔 식당’, 이상, 박태원의 단골 카페이자 예술가들의 소일터였던 ‘낙랑파라’, 지금도 건재하게 영업 중인 김두한의 단골 설렁탕집 ‘이문식당’ 등 책에서 다룬 10곳의 음식점이 등장하고 번성한 시기는 식민지 시대였다. 따라서 이는 식민지 조선과 서양의 신문물이 만나고 충돌했던 첨병으로서 경성을 조망하는 일이자, 당대의 식문화에 드리웠던 식민의 그늘에 주목하고 이를 밝혀내는 작업이기도 하다. 『경성 맛집 산책』을 통해 독자들은 경성 곳곳을 탐험하며 조선인들이 새롭게 등장한 풍경과 낯선 음식 앞에서 느꼈던 설렘과 즐거움을, 그리고 그 뒤로 견뎌내야 했던 삶의 무게와 식민의 멍에 역시 생생하게 체험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 근대소설의 양가성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같은 대학교에서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학부대학 대우교수로 일하고 있다. 식민지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또 한편으로 밀려나야 했던 음식, 그리고 경성에 자리 잡았던 음식점들에 관심이 있다. 문학 속의 음식을 통해 근대 이전의 상징적 사고를 해명해 보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펴낸 책으로 《식민지의 식탁》, 《근대 미디어와 문학의 혼종》, 《일본 문화, 그 섬세함의 뒷면》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경성의 명물과 거친 음식의 사이, 설렁탕〉, 〈경성의 선술집〉, 〈감자와 고구마의 거리〉, 〈소설에 나타난 식민지 조선의 물가: 음식 가격을 중심으로〉, 〈스쳐간 만세 ‘전’의 풍경 1, 2〉 등이 있다.
목차
1부 본정
1장 조선 최초의 서양요리점, 청목당
1. 경성의 핫플레이스
2. 신비로운 청목당의 명물들
전긔불 술잔과 나사못 모양의 칭칭대 / 따로 마련된 휴게실과 클럭룸
3. 이상야릇한 음식을 맛보다
오렌지 술 퀴라소로 대작을 벌이다 / 고급스러운 혹은 사치스러운 메뉴들
4. 마침내 조선에 상륙한 ‘양식’
더 읽을거리: 청목당이 새롭게 개장했습니다
2장 화목한 가족의 나들이 명소, 미쓰코시백화점 식당
1. 본정 백화점의 왕좌
2. 세련된 신문물을 마주하다
번쩍이는 네온사인과 또 하나의 명물 엘리베이터 / 멜론과 아이스크림 플로트
3. 글쎄, 나는 ‘런치’를 먹지
백화점 식당의 대표 메뉴 / 미쓰코시백화점의 단골 손님들
4. 백화점에 드리운 식민지의 그늘
근대식 백화점이 탄생하다 / 일본인을 위한 출장소였던
더 읽을거리: 미쓰코시백화점의 흔적을 더듬다
3장 경성 제일의 일본요리옥, 화월
1. 사랑을 속살거리기 좋은 밤에는
2. 아취 있는 연회와 유흥의 공간
옥상, 이랏샤이마세! / 후원과 연결된 고즈넉한 팔조방
3. 덴푸라로 가장 연조 깊은 집
입에 짝짝 붙는 정종과 계절메뉴 / 담백하고 간드러진 요리상
4. 밀실 정치 혹은 향락의 온상
더 읽을거리: 경성의 이름난 일본요리옥
4장 본정에서 남국의 파도소리를, 가네보 프루츠팔러
1. ‘혼부라’의 필수 코스
2. 모던보이와 모던걸을 유혹하다
커피는 이 집이 아마 경성서는 제일 조흘 걸요 / 식민지 시대의 SNS, 메신저
3. 향기롭고 이국적인 과일 디저트 카페
모래 위의 비치파라솔 / 잊을 수 없는 과일 디저트의 맛
4. 달콤함 속 감춰진 가네보의 이면
더 읽을거리: 가네보 서비스스테이션과 메신저
2부 종로
5장 경성 유일의 정갈한 조선음식점, 화신백화점 식당
1. 조선인이 경영한 최초의 백화점
2. 화신백화점의 비범한 위용
종로를 덮는 초콜릿 빛깔의 그림자 / 세련됨과 차가움이 뒤섞인 낯선 공간
3. 고상한 조선요리의 맛
식권을 샀다면서 또 뭘 골라요? / 온종일 줄을 서서 먹은 ‘조선런치’
4. 조선인을 위한? 혹은 조선인 손님을 끌기 위한?
화신상회에서 화신백화점으로 / 남촌의 백화점들과 다르지 않은 시스템
더 읽을거리: 화신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의 경품 경쟁
6장 김두한의 단골 설렁탕집, 이문식당
1. 지금도 정상 영업 중!
2. 식민지 조선인들의 소울 푸드
누린내조차 매력적이었던 / 저렴한 가격에 소고기를 맛보다
3. 불결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좁은 식탁에 낮은 의자 / 파리가 날리는 쓰레기통 같은 내부
4. 설렁탕의 기원, 신성하거나 천하거나
더 읽을거리: 설렁탕의 두 얼굴
7장 평양냉면에 필적하는 경성냉면, 동양루
1. 논쟁 많은 음식, 냉면
2. 경성 곳곳에 휘날리던 갈개발
조선인들의 또 다른 소울 푸드 / 종로 3정목의 랜드마크, 동양루
3. 식민지의 삶, 그 무게가 아로새겨진
저육과 배쪽, 노란 겨자를 듬뿍 얹은 / 식판을 메고 경성을 누비던 자전거들
4. 김칫국물에서 장국으로, 국수에서 냉면으로
더 읽을거리: 군침 도는 냉면의 변천사
3부 장곡천정과 황금정
8장 와인빛으로 장식된 동화의 세계, 조선호텔 식당
1. 조선에서 가장 호화로운 식당
2. 제 아무리 백만장자의 외아들이라도
방값만 하루에 12원이라니 / ‘선룸’에서 양코배기들과 식사를
3. 정통 프랑스식 코스 요리를 선보이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산진해미로 가득한 식탁 / 조선호텔 식당의 자랑, ‘정식’
4. 조선호텔의 빛과 어둠
정통 서양요리와 화양절충의 음식 / 철도호텔과 장곡천정이라는 지명
더 읽을거리: 로즈가든 대개장
9장 고달픈 예술가들의 소일터, 낙랑파라
1. 일반 다방과는 ‘무언가’ 다른
2. 사무적 소속 없는 이들의 아지트
기다렸다는 것처럼 나를 맞아줄지도 / 이상이 남긴 낙서와 커피의 향기
3. 볼가의 노래를 들으며 뜨거운 우유를
이상이 그린 낙랑파라의 메뉴들 / 커피값, 담배값 그리고 모임들
4. ‘낙랑파라’라는 이름의 그늘
더 읽을거리: 예술가들이 모이는 이국적인 끽다점
10장 고급 승용차가 즐비했던 중화요리점, 아서원
1. 조선공산당의 창립총회가 열린 곳
2. 역사적 격변 속에서도 번창하다
독립된 방에서 오리알과 황주를 / 아서원의 주방에서 일하는 영예
3. 라조기, 양장피, 잡채, 그리고 맥주!
마라탕, 양꼬치, 훠궈는 없지만 / 나무 식함을 든 배달부
4. 대표 메뉴는 우동과 덴푸라
더 읽을거리: 동파육과 팔보채를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