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포르투갈
느닷없이 인생 1막이 끝났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 마라톤 풀코스 반환점 21km에서 퍼졌다. 완전히 방전된 배터리였다. 다시 충전을 위해 어디론가 멀리 훌쩍 떠나고 싶었다. 나는 포르투갈을 선택했다. 유럽의 변방, 서쪽 끝 나라 포르투갈. 2023년 5월 16일부터 31일까지 포르투갈의 세 도시 포르투, 라구스, 리스본에 머물렀다. 15일간 벼락치기로 준비해서 15일간 여행을 한 것이다. 여행작가로 인생 2막을 시작하고 싶었다. 여행중 블로그에 올릴 생각으로 매일 밤 메모를 했다. 다녀와서 블로그를 썼고 블로그 글과 사진을 편집하여 책을 낸다.<br /><br />26년간 출장이나 여행으로 40개국을 돌아다녔다. 내 업무는 마켓 인텔리전스였고 다른 말로 핵심 정보 수집 활동이었다. 살아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건 나의 직업병이다. 이 책에는 MSG를 전혀 치지 않았다. 여행지에 대한 환상은 가급적 배제하고 천방지축, 날 것의 기록을 중심으로 했다. 에피소드가 있지만 큰 사건, 사고는 없었다. 포르투갈은 비교적 안전한 나라다.<br /><br />이 책은 여행 가이드 북이라기 보다는 여행 에세이다. 포르투갈을 이미 다녀온 독자들이 행복한 추억에 빠져들 수 있기를 기대하며 썼다. 물론 여행을 계획하는 독자를 위한 정보도 곳곳에 담겨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딱 15일만 준비하면 포르투갈로 자유여행을 떠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기존 여행서와 다른 점은 출발 전 15일간의 여행 준비 과정도 꼼꼼히 기록했다는 점이다. 여행 필수품 리스트, 준비 사항들, 준비 과정의 사색과 상념들, 참조하며 읽은 책들에 대해서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