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SciFan 시리즈 07〉 형제들의 궁전

〈SciFan 시리즈 07〉 형제들의 궁전

저자
에인 랜드
출판사
위즈덤커넥트
출판일
2015-08-06
등록일
2019-08-30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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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글을 쓰는 것은 죄악이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할 말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죄악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없는 글들을 쓰는 것은 죄악이다. 그것은 세속에 물든 행위인 동시에 사악한 행위다. 오직 우리 자신의 귀로만 들을 수 있는 말을 하는 것과 같은 죄악이다. 혼자서 생각하고 뭔가를 행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죄악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법을 어겼다. 법에 의하면, 소명 평의회에서 허락하지 않는 한 글을 쓸 수 없다. 우리에게 자비가 있기를!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저지른 유일한 죄악은 아니다. 우리는 더 큰 범죄를 저질렀다. 그러나 이 범죄에는 정식 명칭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이 범죄가 발각되었을 때, 우리가 받게 될 처벌을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류의 기억 속에서 이러한 범죄가 저질러진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범죄에 합당한 형벌을 규정한 법 또한 없다.



지금 이곳은 매우 어둡다. 촛불의 불꽃만이 고요하게 허공에서 너울대고 있다. 종이 위를 가로지르는 우리의 손 이외에는 어떤 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는 혼자 이 곳 지하에 있다. ‘혼자‘라는 것은 무서운 말이다. 법에 의하면, 사람 중 그 누구도 혼자 있을 수는 없다. 어느 때이건 어느 장소이건 간에 관계없이. 혼자 있는다는 것은 가장 큰 범죄이고 모든 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법을 어겼다. 지금 이곳에는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다. 이런 상태에서 땅으로 쭉 뻗은 두 다리와 벽에 비친 손의 그림자를 본다는 것은 매우 이상한 기분을 불러 일으킨다.



벽에는 금이 가 있고, 그 금들 사이로 어두운 색의 물이 번들거리면서 소리 없이 흐르고 있다. 물은 마치 피처럼 흐르고 있다. 이 양초는 거리 청소부 거주구에 있는 보관실에서 훔쳐 온 것이다. 만약 들킨다면 우리는 교정 구치궁에서의 10년형을 선고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훨씬 중요한 것은, 양초가 매우 귀한 것이며, 이런 글을 쓰는 범죄 행위를 저지르면서 양초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작업, 우리의 비밀, 우리의 죄악, 우리의 소중한 작업을 제외한 그 어떤 것도 문제가 아니다. 여전히 우리는 계속해서 글을 써 나가야 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만을 위해서 뭔가를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부디 우리에게 평의회의 자비가 머물기를!



우리의 이름은 ‘평등 7-2521‘이다. 그 이름은 모든 사람이 항상 왼쪽 팔목에 착용해야 하는 금속 팔찌에 적혀 있다. 우리는 21살이다. 우리의 키는 180센티미터이다. 그리고 이 큰 키는 우리에게는 큰 고역이다. 180센티미터의 키를 가진 사람이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생님들과 지도자들은 눈썹을 찌푸리면서 우리를 가리키며 이야기한다: "너희들의 뼛속에는 악마가 살고 있다. 평등 7-2521. 너희들은 네 형제들보다 더 크게 자랐어." 그렇지만 우리가 우리의 몸이나 뼈를 바꿀 수는 없다.



우리는 저주를 안고 태어났다. 그 저주는 언제나 우리로 하여금 금지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다른 형제들에게는 없는 소망을 가지게 만들었다. 우리가 악마라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그것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없다. 우리가 알지만 저항할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의 불가사의이자 숨겨진 두려움이다.



모든 사람은 서로 비슷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형제들과 비슷해지려고 노력한다. 세계 평의회 궁전의 정문 위 대리석에는 다음 문구가 새겨져 있다. 우리는 죄악의 유혹을 느낄 때마다 그것을 되뇌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속의 하나이고 하나 속의 모두이다.



오직 위대한 ‘우리‘, 하나, 나눌 수 없는 영원의 ‘우리‘만이 존재한다.



우리는 이것을 끊임없이 되뇐다. 그러나, 그것이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이 문구가 새겨진 것은 정말 오래 전 일이다. 글자들의 획마다 곰팡이가 나 있고, 대리석은 노랗게 변색된 금들로 갈라져있다. 사람이 셀 수 있는 것보다 오래 된 세월 이전의 것이라는 증거이다. 그리고 이 문구는 진리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세계 평의회 궁전에 쓰여 있고, 세계 평의회는 모든 진리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재탄생‘ 이래 그래 왔고, 우리가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예전부터 그래왔다.



하지만, 우리는 ‘위대한 재탄생‘ 이전의 시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만약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우리는 교정 구치궁에서의 3년형을 선고 받을 것이다. 폐기자 거주구에 있는 ‘고령자‘들만이 저녁이 되면 그 시절에 대해서 서로 속삭인다. 그들은 ‘언급 금지 시절‘에 존재했던, 하늘까지 치솟은 타워들과, 말이 끌지 않아도 움직이는 마차들과, 불꽃 없이 타오르는 빛처럼 이상한 것들에 대해서 속삭이듯 작은 소리로 이야기한다. 그 시대는 사악함의 시대이다. 그러나, 인류가 ‘위대한 진실‘ - 모든 인류는 하나이고, 전 인류의 의지가 아닌 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 을 각성한 이후로 그러한 시대는 사라졌다.



모든 인간은 훌륭하고 현명하다. ‘평등 7-2521‘인 우리만이 저주를 안고 태어났다. 우리는 우리의 형제들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을 돌이켜 보면, 우리는 항상 저주 속에 있어 왔고, 그 저주는 우리를 서서히 최후의, 최대의 죄악으로 이끌어 왔다. 이 지하에 숨겨진, 우리의 범죄 중 가장 큰 범죄로 이끌어 온 것이다.



같은 해에 태어난 다른 아이들과 다섯 살까지 같이 살았던 유아의 거주구를 기억해 본다. 잠 자는 홀에는 하얗고 깨끗한 100 개의 침대만이 있었다. 우리는 다른 형제들과 모든 것이 똑같았다. 단 한 가지 죄악을 제외한다면. 우리는 다른 형제들과 싸웠다. 어떤 나이대에서도, 어떤 이유에서든 형제들과 싸움을 벌이는 나쁜 아이는 없었다. 거주구 평의회의 말씀으로는, 그 해에 태어난 모든 아이들 중에서, 우리가 가장 자주 독방에 격리된 아이들이었다.



우리가 다섯 살이 되자 우리는 학생의 거주구로 옮겨졌다. 그곳에는 10년 동안의 학습을 위한 10개의 거주동이 있었다. 모든 인간은 15세가 될 때까지 배워야 한다. 그 다음에 모든 인간은 일을 시작한다. 학생의 거주구에서 우리는 탑 위의 큰 벨이 울리면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벨이 다시 울리면 잠자리에 들었다. 의복을 벗기 전에, 우리는 잠 자는 홀에 일렬로 서서 오른손을 올리고 제일 앞에 서 있는 세 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외쳤다: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다. 인류가 모든 것이다. 우리 형제들의 은혜 덕분에 우리는 살 수 있다. ‘국가‘인 우리 형제들을 통해서, 우리 형제들에 의해서, 그리고 우리 형제들을 위해서 우리는 존재한다. 아멘."



그 후에 우리는 잠들었다. 잠 자는 홀에는 하얗고 깨끗한 100개의 침대만이 있었다.



우리, ‘평등 7-2521‘가 학생의 거주구에서 보낸 시절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학습이 힘들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학습이 너무 쉬웠기 때문이었다. 너무 빨리 돌아가는 머리를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큰 죄악이다. 우리의 형제들과 다르다는 것은 나쁜 일이다. 그러나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사악한 일이다. 선생님들께서 우리에게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우리를 보면서 언제나 눈썹을 찌푸리셨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저주에 대항해서 싸웠다. 우리는 우리가 배운 것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다시 기억해냈다. 우리는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이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우리는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시기도 전에 내용을 이해했다. 우리는 ‘통합 5-3992‘를 지켜 보고 그들이 하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통합 5-3992‘는 창백한 얼굴에 머리가 나쁜 아이였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우리가 그들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아 차렸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은 채찍을 맞았다.



평의회가 임명한 선생님들께서는 정의로운 분들이셨다. 왜냐하면 평의회야말로 모든 정의로움의 표상이고 모든 인간들의 의견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가끔씩 우리는, 마음의 비밀스러운 어둠 속에서, 우리의 열 다섯 살 생일날 벌어진 일에 대해서 후회한다. 그것이 우리의 죄 때문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우리는 우리 선생님들께서 하시는 말씀을 순종하지 않는 범죄 행위를 했다. 그때 선생님들께서 우리에게 이야기하셨다:



"너희들이 학생의 거주구를 떠날 때가 되면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라. 직업 평의회가 선택한 직업이 너희들의 직업이 될 것이다. 너희 형제들이 너희를 필요로 하는 곳을, 평의회는 위대한 지혜를 통해 알고 있다. 하찮은 너희의 정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만약 너희 형제들이 너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너희의 육체로 세상에 부담을 지울 이유는 없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이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우리의 저주가 우리의 의지를 이겼다. 우리는 죄를 지었고, 그 죄를 지금 여기에 고백한다: 우리는 거대한 ‘선호의 죄악‘을 저질렀다. 우리는 어떤 과목과 학습을 다른 것들보다 더 좋아했다. 우리는 ‘위대한 재탄생‘ 이후에 선출된 평의회의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반면에, 우리는 ‘사물의 과학‘을 사랑했다. 우리는 지식을 원했다. 우리는 우리 주위의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사물들에 대한 지식을 원했다. 우리는 선생님들께서 금지하신 질문들에 대한 답을 원했다.



우리는 하늘에, 물 속에, 자라는 식물 속에 신비한 무엇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자 평의회에서는 신비한 것은 없고 학자 평의회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선생님들께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는 지구가 평평하고, 태양이 그 주위를 돌고 있으며, 그래서 밤과 낮이 생긴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는 바다 위에서 돛을 밀어 주는 바람들의 명칭을 모두 배웠다. 우리는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피를 뽑아 내는 방법에 대해서 배웠다.



우리는 ‘사물의 과학‘을 사랑했다. 어둠 속에서, 한밤중에 깨어나, 다른 형제들이 보이지 않고, 오직 그들의 형체만 보이고, 그들이 코 고는 소리만 들릴 때, 우리는, 눈을 감고, 우리의 입술을 굳게 다물고, 숨을 멈춰서 다른 형제들이 우리를 볼 수 없게 하고, 우리가 학자의 거주구로 보내지기를 기도했다.



모든 현대적인 발명은 학자의 거주구로부터 나왔다. 가장 최근의 것들, 백 년이 채 지나지 않은 발명들, 즉, 왁스와 실로 양초를 만드는 법, 비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유리창을 만드는 법 등이 학자들의 업적이었다. 이런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서 학자들은 땅에 대해서 연구하고, 강물과 모래, 바람, 암석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만약 우리가 학자의 거주구로 갈 수 있다면 우리 또한 이런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는 질문을 금지하지 않으므로, 우리는 이런 사물들에 대해서 질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학자의 거주구로 보내지기를 원했다. 우리의 바램이 너무 큰 나머지 깊은 밤 이불 속에서 우리는 떨리는 손을 부여 잡고 기도했다. 그리고 우리는 팔을 아프게 때리면서, 팔의 고통을 통해서, 정신의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잊혀지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것은 죄악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아침에 우리의 형제들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우리는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하는 욕망을 가진 자였다. 우리는 마침내 형벌을 받았다. 평생에 걸친 의무를 부여하기 위해 직업 평의회가 우리와 다른 학생들을 방문했을 때였다. 평의회는 15세가 된 모든 인간에게 나머지 생애 동안 무엇을 할지 정해 주는 기관이다.



봄의 첫 번째 날, 직업 평의회 의원들이 우리 거주구를 방문하고, 대 회의장의 엄숙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15세가 된 모든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그 회의장으로 갔다. 평의회는 연단 끝에 앉아서 각각의 학생들에게 두 개의 단어를 말했다. 그들은 학생의 이름을 부르고, 학생이 하나씩 그들 앞으로 나서면, ‘목수‘, ‘의사‘, ‘요리사‘, 또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그 후 모든 학생은 오른팔을 들고 말했다. "우리 형제들의 의지가 행해질 지어다."



평의회에서 ‘목수‘, ‘요리사‘라고 부른 학생들은 바로 일자리로 옮겨지고 더 이상 학습을 할 수 없다. 하지만, 평의회에서 ‘지도자‘라고 말하면, 그 학생들은 도시에서 가장 큰, 3층짜리 건물인 지도자의 거주구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주 오랜 세월을 공부를 한 후, 시 의회, 국가 의회, 세계 의회의 의원으로 선출되는 과정을 거친다. 모든 인간의 자유롭고 일반적인 선거에 의해서. 그렇지만, 우리는 지도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큰 영광이었지만, 우리는 학자가 되고 싶었다.



대 회의장에서 우리는 순서를 기다렸다. 그리고 우리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평등 7-2521." 우리는 연단 앞으로 걸어 갔다. 우리의 다리는 떨리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연단 뒤 평의회 의원들을 쳐다 보았다. 5명의 평의회 의원이 있었는데, 3명은 남성 의원이었고, 2명은 여성 의원이었다. 그들의 머리는 하얀 색이었고, 그들의 얼굴에는, 마른 강 바닥의 진흙처럼 가는 금들이 나있었다. 그들은 나이가 많았다. 그들은 세계 평의회 전당의 대리석보다도 나이가 많아 보였다. 그들은 우리 앞에 앉은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이 입은 토가 코트의 주름에서도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마침내 가장 늙은 의원의 손가락이 우리를 가리키더니 다시 내려갔다. 이것이 유일한 움직임이었다. 그 의원은 입술조차 움직이지 않고 말했다: "거리 청소부"



우리는 성대가 갑작스럽게 경직되는 것을 느끼면서, 머리를 들어 평의회 의원들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행복해졌다. 우리는 우리가 지은 죄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것을 용서받을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우리는 종신 의무를 받아 들이고, 우리 형제들을 위해서 평생 동안 봉사할 것이었다. 기쁘고도 자유롭게. 우리의 형제들은 우리의 죄를 몰랐지만 우리는 우리의 죄를 알았다. 그래서 우리는 행복했다. 우리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죄와 싸워 이긴 승리감에 도취되었다. 우리는 오른팔을 들고 말했다. 우리의 목소리는 그 날의 학생 중 가장 맑고 안정된 소리였다:



"우리 형제들의 의지가 행해질 지어다."



그리고, 우리는 평의회 의원들의 눈을 쳐다 보았다. 그러나, 그들의 눈은 파란 색 유리 단추처럼 차갑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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