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옛시는 어렵고 낯설고 멀다는 통념을 깨고
스토리텔링과 함께 옛시의 상상력 코드를 푼다.
시는 어렵다. 하물며 어려운 한자투성이인 옛시는 더욱 어렵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옛시가 어렵고 낯설고 멀다는 통념을 깬다. 기나긴 시공간을 넘어 입으로, 문자로 전해진 옛시들에 저자 특유의 재치와 입담, 감성과 사색을 입히고, 시 속에 숨은 인문학을 찾고 상상력 코드를 풀어 간다.
옛시는 단지 문학에 그치지 않는다. 시에는 그 삶 속에서 일어난 사실이 숨어 있고, 시인의 생각과 관점과 성찰과 반성이 들어 있다. 또 그 시를 쓴 시대의 세상이 숨김없이 드러나 있고, 그 세상에 대한 애환과 풍자, 그 세상을 받아들이는 철학과 관조와 신념도 거침없이 펼쳐져 있다. 시를 쓰는 이의 치열한 역발상과 관찰력, 그리고 언어 탐색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다. 그야말로 문사철(文史哲)이 어우러진 인문학 콘서트 현장이다. 백 권의 역사서를 읽고, 천 권의 소설을 읽고, 만 권의 에세이를 독파한다 해도 결코 만나지 못할 스토리와 인문학이 시 속에 고스란히 들어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아시아경제신문에서 2년 이상 인기리에 연재했던 시평칼럼〈아, 저詩〉중에서 인문학적 향취를 깊게 느낄 수 있는 옛시를 엄선하여 만든 것이다. 특히 독자들이 옛시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시 현대적인 스토리텔링을 더하였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시공간을 이동하여 옛사람과 함께 노닐며 호흡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목차
서문
1. 문학의 꽃, 시의 역발상
눈에 보이지 않는 꽃잎을 그리다 _ 맹호연
사람과 귀신의 섹스팬터지 _ 이하
댓잎소리 거문고 _ 오진
4행시에 제5행이 숨어 있다 _ 왕지환
죽은 양귀비가 해당화 그늘에 누운 시 _ 이산해
두보의 눈길로 반딧불이를 보다 _ 두보
바람난 살구꽃에 관한 리포트 _ 섭소옹
예술과 자연의 역발상 _ 왕면
내년까지 살지도 못할 거면서 _ 이달
최고의 화장품 광고 카피 _ 이규보
찡그린 꽃을 노래하다 _ 허균
표현이 남을 놀라게 하지 못하면 _ 두보
욕하기의 즐거움 _ 소동파와 소소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찬란함 #1. 가시리
2. 역사의 현장, 시의 생생함
난설헌을 읽는다 _ 허초희
뻐꾸기는 어떻게 우는가 _ 황정견
불멸의 그리움 _ 두보
어느 늙은 당직자의 슬픔 _ 왕유
언론 탄압에 분개하다 _ 맹호연
지족사 마당을 거닐며 _ 서경덕
아침에 직언하고 저녁에 귀양 간다 _ 한유
인생 참 황당하구나 _ 소동파
한나라 오손 공주의 ‘비수가’ _ 유세군
춘향의 진짜 연인 _ 성이성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찬란함 #2. 처용가
3. 철학의 향기, 시의 그윽함
꽃 없는 꽃을 노래함 _ 백거이
향적사를 지나며 _ 왕유
나비, 다시 혈압이 올라가시다 _ 황정견
천만고독, 절멸옹설 _ 유종원
몸과 그림자와 정신이 논쟁을 벌이다 _ 도연명
매화 아내, 학 아들과 산 남자 _ 임포
매화시를 짓다 _ 퇴계와 두향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찬란함 #3. 쌍화점
4. 감정의 터치, 시의 공감력
에로틱 사미인곡 _ 정철
꽃피는 날의 이백, 꽃 지는 날의 두보 _ 이백과 두보
눈물 닦는 공부 누가 졸업했느냐 _ 김정희
화산 곁에서 _ 남조 악부시
몰래한 사랑 _ 이백
마흔아홉 두목의 비련 _ 두목
퇴계의 봄 _ 이황
이백의 ‘양반아’ _ 이백
자나 깨나 그리워 _ 시경
고독한 구름 나그네 _ 최치원
다산의 일조권 분쟁 _ 정약용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찬란함 #4. 만전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