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체코SF의 대부, 카렐 차페크의 첫 과학소설
『압솔루트노 공장』은 카렐 차페크의 소설에서 과학의 테마를 시도한 첫 작품이다. 큰 에너지 소모 없이 단순히 원자의 핵 분해에 의해서 무한한 힘을 발휘하는 압솔루트노라는 기계를 발명함으로써 인류가 겪게 되는 갈등, 전쟁과 파괴를 다루고 있다. 이는 동시에, 당시의 극단적인 교권주의, 국수주의적인 민족주의, 군국주의 등의 정치적인 상황에 대한 경고를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소설 『압솔루트노 공장』은 물질을 완전히 연소시켜 아주 값싸고 무한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카뷰레터의 대량생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오늘날 탄소배출로 인한 환경 파괴로 가능한 극소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 전 지구적으로 중요한 이슈인데, 차페크는 벌써 반세기 전에 이런 문제를 과학소설 속에서 다루었다.
1922년 『압솔루트노 공장』을 시작으로 장편소설도 쓰기 시작한 카렐 차페크는 1924년 『크라카티트』, 1936년 『도롱뇽과의 전쟁』 등 일련의 빼어난 과학소설을 써내면서 체코 SF 문학의 선구자가 되었다.
현대 기술문명에 대한 예언자적 경고!
『압솔루트노 공장』은 전 세계적인 이익추구를 꿈꾸는 강철회사의 회장인 본디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는 학창시절 괴짜 친구인 엔지니어 마레크를 찾아가서 그가 발명한 카뷰레터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찾는다. 한편 마레크는 자신이 발명한 원자력 카뷰레터의 가공할 결과에 대해 공포에 사로잡힌다. 상상의 원자력 모터 카뷰레터는 물질을 완전히 연소시켜 순순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를 지켜본 대자본가 본디는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흥미를 가진다. 본디는 곧 친구 마레크부터 이를 인수하여 대량생산해서 전 세계에 보급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경제적 구조에 치명적 위기를 초래하고, 결국 전쟁, 기아, 죽음과 재난으로 치닫는다.
불행하게도 이 카뷰레터 기계는 기대치 않던 압솔루트노란 부산물을 만들어낸다. 압솔루트노는 어떤 종교적인 철학에 의하면 그것은 모든 물질에 침투하는 영적인 본질이다. 그것은 인간의 종교적 경험과 관련이 있다. 물론 이 소설도 차페크의 다른 작품들처럼 인간애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광범위한 카뷰레터의 사용은 순수한 절대자인 압솔루트노를 어마어마한 규모로 세상 속으로 퍼트린다. 이는 처음에 종교적인 열정을 일으키고, 이어서 민족주의적 광풍이 잇따르고 곧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큰 전쟁으로 치닫는다….
저자소개
카렐 차페크(Karel ?apek, 1890.1.9 ~ 1938.12.25)
체코의 극작가?소설가. 체코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세계인이 사랑한 체코 작가인 카렐 차페크는 체코 SF의 대부로 불린다.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프라하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후 베를린과 파리에 유학하였다. 일찍이 현대사회의 병폐에 눈을 돌렸던 그는, 희곡 『R.U.R』(로숨의 유니버셜 로봇, 1920)과 『곤충극장』(1921)을 통해 통렬하게 사회적인 병폐를 풍자하였다. 『R.U.R』은 기술의 발달이 거꾸로 인간을 멸망시킬지도 모른다는 점을 경고한 작품으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로봇이라는 말은 이 작품에서 유래하였다.
『곤충극장』은 화가이며 작가인 그의 형 요제프(1887~1945)와의 공동창작으로, 현대생활의 획일주의?물질주의를 풍자한 걸작이다. 같은 시기의 장편소설 『압솔루트노 공장』(1921)과 『크라카티트』(1924)는 후일의 『도롱뇽과의 전쟁』(1936)과 더불어 SF(과학소설)적 수법으로 현대를 비판하여, 사회적 SF의 선구적 작품이 되었다.
원자물리학의 발달로 생겨난 폭탄의 쟁탈전을 묘사한 『크라카티트』는 오늘날을 예견하였고, 자본가에 의하여 양식된 도롱뇽이 진화하여 대량으로 증식되어 마침내 인간 세계를 정복하게 된다는 『도롱뇽과의 전쟁』은 명백한 독일 파시즘에 대한 경종이었다. 잇달아 발표한 희곡 『하얀 역병』(1937)과 『어머니』(1938)에서는 군비경쟁의 정지를 호소하고, 나치의 체코슬로바키아 침입을 앞두고 침략자와의 싸움을 호소하였다. 또한 그는 3부작 『호르두발』 『별똥별』 『평범한 생활』 같은 철학적?신비적 작품과 『위경 이야기들』 같은 상상 저널리즘을 구현한 소설도 썼다.
차페크는 체코슬로바키아 독립의 아버지로 불리는 대통령 T. G. 마사리크를 도와 조국 독립에도 헌신하였다. 에세이집 『마사리크와의 대화』(1935)는 그의 정치적 동지였던 마사리크의 정치적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현대기술문명의 위협과 전체주의 사회의 섬뜩한 미래를 경고하고 나치의 전쟁도발을 예견했던 그는 조국이 나치에 침략 당하기 직전인 1938년 성탄절에 눈을 감았다.
김규진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러시아어과에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 슬라브어문학과에서 석?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체코 프라하 카렐 대학교에서 수학했다. 체코 카렐 대학교 한국학과 교환교수를 거쳐 2014년까지 한국외국어대학교 체코?슬로바키아어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명예교수로 체코문학 번역에 전념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부총장과 동유럽학대학장을 지냈다. 전국부총장협의회 회장직을 지냈다. 한국동유럽발칸학회 회장, 세계문학비교학회 부회장, 번역원 이사, 대한민국오페라연합회 상임고문 등을 맡았다. 현재 대학에서 서양문학의 이해와 감상, 카렐 차페크, 동유럽 문화와 예술 등의 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1990년부터 신문 및 잡지 등에 러시아와 동유럽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여행기를 써왔다.
저서로는 『한 권으로 읽는 밀란 쿤데라』 『카렐 차페크 평전』 『일생에 한번은 프라하를 만나라』 『체코현대문학론』 『프라하-매혹적인 유럽의 박물관』 『여행 필수 체코어 회화』 『여행 필수 슬로바키아어 회화』 『러시아?동유럽 문학?예술기행』 등이 있고, 번역서로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별의 왈츠』 카렐 차페크의 소설 『별똥별』 『첫번째 주머니속 이야기』 『체코 단편소설 걸작선』(공역) 편역으로 『러시아문학 입문』 등이 있다.
목차
제1장 광고 ?7
제2장 카뷰레터 ?16
제3장 범신론 ?26
제4장 지하실 속의 신 ?37
제5장 린다 주교 ?47
제6장 메아스 강철공장 ?60
제7장 계속 해! ?70
제8장 준설선박 위에서 ?77
제9장 축제 ?91
제10장 성 엘렌 ?100
제11장 첫 충돌 ?110
제12장 부교수 블라호우스 박사 ?121
제13장 연대기 작가의 사과말씀 ?129
제14장 풍요로운 대지 ?138
제15장 재앙 ?150
제16장 산속에서 ?161
제17장 망치와 별 ?172
제18장 야간 편집실에서 ?180
제19장 시성(諡聖)식의 과정 ?191
제20장 세인트 킬다 군도 ?198
제21장 전보 ?210
제22장 노 애국자 ?218
제23장 아우그스부르크 음모 ?229
제24장 나폴레옹 산악특공대 ?239
제25장 규모가 가장 큰 전쟁 ?247
제26장 흐라데츠 크랄로베의 전투 ?255
제27장 태평양의 섬 아톨에서 ?264
제28장 일곱 개의 오두막에서 ?273
제29장 최후의 전투 ?282
제30장 대단원 ?290
해설 ?299
역자 소개 ?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