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저자는 일찍이 과학 기술 발전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식의 전달은 물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과학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대중 소설이란 매체를 적극 활용했으며, 독자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탐정물이나 모험물에 과학적 내용을 차용하는 변격 소설의 장르를 개척해 나갔다.
일본은 전쟁이 끝나고 서구의 SF문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70년대 이후에는 SF붐을 일으킨 작가들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운노 주자의 소설을 읽고 과학 소설의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었으며, 그 계보를 이어 현재까지도 많은 작가들이 양성되고 있다.
쥘 베른이 상상했던 바닷속을 항해하는 배는 잠수함으로 현실화 되었으며, 우주 소년 아톰은 알파고 같은 인공 지능과 구글 등에서 연구 중인 인간형 로봇 개발로 현실 생활 속에서 보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저자가 소설을 통해 실현시키고 싶었던 노력이 이렇게 성공적이었다는 것은 그만큼 과학 소설의 영향력을 증명해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집필한 소설들의 모음집 중 하나로 수십 년 전의 작품들이지만 [환상 특급] 같은 옴니버스 드라마를 보듯이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으며, 과학 소설의 대중화를 위해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이 책은 고전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환상 특급]이나 [기묘한 이야기]와 같은 기발한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겨 줄 운노 주자의 SF단편들은 SF팬이 아닌 일반 독자들도 드라마나 영화를 보듯이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저자소개
일본 SF소설의 아버지로 불리는 소설가이자 과학 해설가, 만화가. 운노 주자(海野十三)는 필명이며, 본명은 사노 쇼이치(佐野 昌一)이다. 와세다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후 체신성(우편, 통신을 담당했던 기관)의 전기 시험소에 근무하면서 기관지 등에 탐정 소설을 투고하던 중, 추리 소설 작가인 요코미조 세이지에 의해 발탁되어 [신청년]이란 잡지에 [전기 욕탕의 괴사 사건]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저자는 태평양 전쟁 이전에는 군사 과학 소설을 주로 썼으며, 개전 후에는 김 박사 시리즈 등을 집필하였다. 직접 번역서를 내놓기도 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시리즈의 영향을 받아 탐정이 주인공인 추리 소설 시리즈를 집필하기도 했다. 또한 쥘 베른이나 H. G. 웰스의 SF소설을 번역하기도 했는데, 이들의 복합장르로 탐정 소설에 SF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소설들을 발표하였다.
종전 후에는 과학 잡지에 과학 해설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으며 야구 만화를 발표하면서 다재다능함을 보여 주기도 했다. 특히, 그가 쓴 [화성병단]을 비롯한 소년을 대상으로 한 공상 과학 소설들을 읽고 자란 세대에게 미친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일본에 SF소설의 붐을 일으킨 고마츠 사쿄, 호시 신이치, 츠츠이 야스타카 등이 모두 그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들과 동시대인이자 [울트라맨 시리즈]로 유명한 츠부라야 스튜디오에서 괴수와 외계인의 콘셉트 작가로서 ‘괴수 박사’란 별명과 함께 괴수 붐을 일으켰던 오오토모 쇼지 또한 소년시절부터 그의 작품에 열광했었다고 한다.
일본 만화계의 선구자인 데즈카 오사무는 소년 시절 운노 주자 소설의 열성팬이었는데, 후에 [모험소년]이란 잡지를 통해 편집을 담당했던 운노 주자와 교류도 하였으며,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작품들도 발표했다. 또한 데즈카 오사무와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대표적인 선구자이자 선후배 사이였던 [은하철도999]의 마츠모토 레이지는 [우주전함 야마토]의 선장 이름을 운노 주자로부터 차용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주요 작품으로는 [화성병단], [지구 요새], [심야의 시장], [세쌍둥이], [18시의 음악욕], [초인간X호], [괴성간] 등이 있으며, 비소설로는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적도남하]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