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핌의 경제학
이타심은 어떻게 ‘경제적 자본’이 되는가?
★★★
국내 미발표!
달라이 라마와 세계 지성들이 함께한
MIND&LIFE 콘퍼런스
“자비심은 사치품이 아니다.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꼭 갖춰야 할 필수품이다.”
- 달라이 라마
“우리는 지금껏 무분별한 이기심이
그저 부도덕하다고만 생각해왔다.
이제는 그것이 나쁜 경제학이라는 것을 안다.”
- 프랭클린 루스벨트
국내 미발표! 달라이 라마와 세계 지성들이 함께한 MIND&LIFE 콘퍼런스 수록!
‘나쁜 경제’에서 ‘보살핌의 경제’로
바다 건너 미국에서 곪아터진 상처가 삽시간에 세계 각국을 끙끙 앓게 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여러 가지 교훈을 남겼다. 그중 하나는 전 세계가 아주 긴밀히 연결돼 낯선 사람들과도 운명을 함께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인간의 이익 추구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저절로 효율성을 이끌어낸다고 믿는 근대 자본주의 시스템이 정말로 최선일지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살핌의 경제학』은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대가로 얻은 이러한 교훈을 토대로 지금의 경제 시스템과 모든 경제 활동을 개인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전 지구적 차원에서 재검토한 책이다. ‘경제 시스템 안에서의 이타주의와 자비’를 주제로 2010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마인드&라이프 콘퍼런스’의 주요 발표와 핵심 토론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기까지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경제 시스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는 점에서 이제라도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학자와 심리학자, 뇌과학자, 인류학자, 금융인, 사회적 기업가, 전문 경영자 등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함께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져봤을 의문들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든다는 점이다.
“지금의 경제 시스템을 좀 더 공정하게 만들 방법이 없을까?”
“이타심과 자비심이 현대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까?”
“인간은 정말 이기적인 동물일까?”
“가르치고 훈련하면 이타적으로 변할 수 있을까?”
“물질적 번영과 행복, 환경 보호를 모두 이뤄낼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구상할 수 있을까?”
달라이 라마와 차기 노벨 경제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세계적인 미시경제학자 에른스트 페르, ‘행복 경제학’의 대가 리처드 레이어드, 세계 최대의 의료 장비 회사 메드트로닉의 CEO 출신으로 현재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윌리엄(빌) 조지 등은 과학적 실험과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제 사례를 근거로 지금보다 서로를 보살피는 경제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 핵심 키워드가 바로 ‘보살핌의 경제학’이다.
그렇다면 과연 보살핌의 경제란 무엇인가? 저자들이 공통되게 주장하는 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이기심만큼이나 이타심을 발휘할 수 있고, 이타주의를 배우고 기를 수 있으며, 경제 정책과 경제 활동을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물질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풍요롭고, 나와 다른 사람들이 함께 행복해지는 길은 멀지 않으며,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아도 자비를 베푸는 것은 결코 경쟁력이 없거나 시대에 뒤떨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극히 경제적이고 과학적으로 지속가능성이 입증된 미래지향적 선택이다.
“경제학 분야에 근본적이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은 갈수록 명백해지고 있습니다. 경제학의 지평이 넓어져야 합니다.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좀더 폭넓게 살피고, 공정성 문제와 더불어 공평한 분배도 고려해야 합니다. 경제학에도 윤리 의식과 자비심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경제학도 결국은 인간의 행동을 다루는 학문이며, 근본적으로는 개개인의 행복을 확대하고 고통은 줄이려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 아무쪼록 이 책이 시장의 활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그 열매를 좀 더 공평하게 나누려 애쓰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실현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기를 바랍니다.”
- 달라이 라마의 ‘서문’ 중에서
달라이 라마의 당부처럼 이 책은 경제 시스템에 인간의 이타적 본성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의 고민 속에서 탄생했다. 서로를 좀더 보살피는,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경제 시스템의 등장을 요구하는 것이 전 세계적 흐름이다. 자비와 인도주의를 바탕으로 세계 공동체를 이롭게 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세대와 생태계를 보살피는 그런 경제 시스템을 원한다. 행복의 근원은 다양하며, 너와 나와 그들의 구분 없이 우리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알려주지 않는 미래 자본의 비밀
‘음울한 경제학’을 ‘고귀한 경제학’으로 바꾸는 작은 혁명!
미국의 실험사회심리학자인 대니얼 뱃슨은 여러 가지 실험 결과를 통해 인간은 언제나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서양의 통념을 반박한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염려하는 마음이 드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을 희생하며 남을 도우려는 이타적 동기 부여가 된다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시킨다. 실험 결과, 공감에 따른 염려는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지뇌과학연구소의 뇌과학자 타니아 싱어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이용해 사람들의 공감 반응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타인의 고통을 인지하거나 사진으로 접하기만 해도 사람들의 뇌에서는 자신이 직접 고통을 겪을 때와 유사한 반응이 일어났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고통을 당할 경우 쾌감을 느끼는 샤덴프로이데 반응도 확인되었다. 대개 반감이 있었던 사람이 고통을 당할 경우에 주로 남자들이 그런 반응을 보였다. 어떻게 하면 샤덴프로이데 반응을 억제하고 이타심을 자극하는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타니아 싱어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 심리학과 교수 리처드 데이비슨은 평범한 사람들도 마음 훈련으로 이타심과 자비, 공감, 그리고 회복 탄력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한다. 자비 명상을 해본 적 없는 일반인이 하루에 30분씩 딱 2주간 훈련을 받고 나니 훨씬 이타적으로 행동했으며, 낯선 사람과 껄끄러운 사람에 대한 자비심도 훈련을 받기 전 자기 자신에게 가졌던 자비심과 비슷한 정도로 상승했다.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인 조앤 실크는 침팬지와 원숭이 등 다른 영장류를 관찰하고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인간만큼 남의 행복에 관심을 기울이는 동물은 없으며, 인간이 다른 어떤 영장류보다도 자비를 베푸는 능력이 발달했다고 주장한다.
취리히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에른스트 페르는 ‘사회적 딜레마’ 실험을 통해 인간이 타인의 행복을 염려하고 낯선 사람에게도 이타심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다. 또한 사회적 딜레마 실험에 ‘이타적 징벌’이라는 요인을 추가하여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것을 희생해서라도 사회적 규범을 어기는 사람을 제재하고자 하며, 이러한 이타적 징벌이 작용할 경우 사람들이 좀 더 사회 친화적으로 행동한다는 흥미로운 실험 결과를 보여준다.
“이타심은 단지 우리 눈에 보이는 행동으로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물질적 자원을 획득할 때 반응하는 뇌의 보상 영역이 이타적으로 행동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때도 똑같이 활성화된다. 심지어 이타적으로 행동하면 더 행복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도 있다. 20여 년 전, 내가 이 주제로 연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무시당하고 비웃음을 샀지만 요즘은 이러한 연구 결과가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 적어도 경제학에서는 음울한 학문을 고귀한 학문으로 바꾸는 작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를 포함해 공공재가 충분히 제공되는 세상을 만들려면 순수한 이타심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오레곤대학의 경제학과 교수 윌리엄(빌) 하버는 모든 사람이 이타심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정적 이타심’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온정적 이타심은 정부나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어려운 사람을 도왔다는 사실에서 오는 기분 좋은 느낌을 말한다. 순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자신이 직접 도움을 줘야만 그런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공공재에 기여하는 데는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위스콘신대학 매디슨 캠퍼스 건강한 마음 연구센터 대표인 존 던은 모든 존재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불교적 관점을 자비심과 이타심을 기르는 중요한 요소로 설명한다. 또한 경제 교환을 하거나 손익분기점을 따질 때 내적 자원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는 불교 경제학 개념을 소개한다. 비즈니스 거래를 할 때 화를 내면 더 많은 이익을 거둔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화를 낼 경우 내적 자원이 상당한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내적 비용을 감안하면 결코 이익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내적 자원’을 고려할 경우 경제 교환에서 윈-윈 기회가 더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런던정치경제대학 경제학과 명예교수 리처드 레이어드는 과거에 비해 소득이나 삶의 질이 높아졌음에도 사람들의 행복 수준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는 이유로 ‘비교’하는 태도를 꼽는다. 어떤 사람이 부유해지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부유해지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리처드 레이어드는 현대 경제 이론을 정립한 애덤 스미스는 협력과 경쟁 둘 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그의 뒤를 이은 경제 이론들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간에도 경쟁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해왔다며 경제학이 ‘음울한 학문’으로 불리게 된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지적한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협력과 경쟁을 통해 보살핌의 경제학을 실천해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스위스의 자산관리 전문가 앙투아네트 훈지커-에브네터는 사회적·환경적 복지를 도모하는 동시에 이윤도 창출할 수 있는 현명한 투자 방법을 소개한다. 스위스의 또 다른 금융전문가 아서 베일로이언은 가난한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액금융 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도의 사회적 기업가 산지트 벙커 로이는 엘리트주의적 지식 습득을 거부하고 농촌 지역의 토착 기술과 전통적 지혜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대안 교육 시스템 ‘맨발의 대학’을 소개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윌리엄(빌) 조지는 2008년의 금융 위기가 ‘경제학의 실패’가 아니라 ‘정신력의 실패’이자 ‘리더십의 실패’라 강조하며, 사회에 이익이 되는 이타적 조직을 만드는 자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진정한 삶의 의미는 노동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이롭게 하는 이타주의와 자비심을 통해 다른 사람을 보살필 때에만 생긴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라고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