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의 여름은 끝났다
오랫동안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다가 이번에 큰맘 먹고 4편의 중편을 연작소설로 묶게 되었다. 처음 써보는 퀴어 서사다 보니, 생각했던 것만큼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작품이다. 〈하오의 여름은 끝났다〉의 하오도, 〈중국산 가짜 애인〉의 삼촌도, 〈아일랜드〉의 영태도, 〈짠물 스캔들〉의 장호도 모두 우리의 선량한 이웃이고 친구다. 그들도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비록, 그들이 당신이 원하는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지라도.
저자의 첫 퀴어 서사, 4편의 중편을 엮은 《하오의 여름은 끝났다》는 최근의 성소수자 삶을 서사화한 작품으로 의미 있는 ‘성소수자 삶의 재현’의 소설적 실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동성애 서사는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는 것에 비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저자 또한 ‘생각했던 것만큼 깔끔하게 마무리가 된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하오의 여름은 끝났다》를 통해 성소수자의 삶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서사의 주체가 된 적이 없는 성소수자를 주체화시켰다. 이 자체로도 문학사적 함의가 있으며 단순한 ‘정체성 찾기’에 몰두하지 않고, 더욱 폭넓은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문학적 가치 또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