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JTBC〉 ‘비정상회담’ 오헬리엉 루베르의 프랑스 이야기
*냉정한 시선으로 환상을 걷어 낸 프랑스 인문서
*프랑스의 현재를 한눈에 보여주는 최신판 업데이트
오헬리엉 루베르의 ‘요즘’ 프랑스 이야기
〈비정상회담〉의 패널로 활약한 오헬리엉 루베르가 프랑스를 소개하는 인문서를 냈다.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방송 활동을 한 오헬리엉이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프랑스를 소개하는 책이다. 알베르토 몬디의 《이탈리아의 사생활》, 에밀 라우센의 《상상 속의 덴마크》에 이어 틈새책방이 기획한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은 프랑스의 남녀 관계부터 특유의 개인주의, 프랑스의 미식 문화, 교육, 취향, 정치, 프랑스인의 정체성 그리고 오헬리엉이 추천하는 프랑스의 개성 넘치는 여행지를 담고 있다. 프랑스를 이해하는 기초가 되는 문화, 정치, 사회 전반에 이르는 지식을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프랑스 해설서이자 인문서다.
오헬리엉이라는 필터를 거친,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바라본 프랑스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프랑스인 특유의 낭만과 연애부터 정치, 사회, 경제에 이르는 모든 부문에 있어서 ‘요즘’의 프랑스는 우리가 머릿속에 심어진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가 던지는 메시지는 ‘한국과 같은 고민을 하는 프랑스의 현실’이다. 우리는 프랑스가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국, 복지와 사회 안전망이 확충되어 있고, 프랑스 대혁명의 전통 아래 인권을 존중하며, 똘레랑스를 통해 사회 통합을 하는 나라로 알고 있다. 낭만의 상징 파리, 세계 최고의 박물관 루브르, 패션의 중심지라는 문화 자본을 가진 화려한 나라라는 이미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프랑스인이 말하는 프랑스는 우리가 알던 프랑스가 아니다.
냉정한 시선으로 환상을 걷어 낸 프랑스 인문서
오헬리엉은 프랑스인의 연애와 낭만과 같은 흥미로운 문제부터 하나씩 환상을 걷어 낸다. 프랑스인이 로맨틱하다는 이미지는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의 〈시청 앞에서의 키스〉(1951)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실제 프랑스 사람들은 생각보다 연인에게 연락을 별로 하지도 않고, 심지어 냉정하다는 소리도 듣는 경우도 있다.
복지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고 학비가 거의 들지 않는 나라라는 이미지도 허상이라고 지적한다. 프랑스인들의 행정 지옥을 겪고 나면 한국 행정의 효율성에 감탄하게 된다. 운전면허를 발급받기 위해 매트리스까지 동원해서 밤새 줄을 서야 한다는 걸 상상할 수 있을까? 교육을 받을 때 돈은 별로 들지 않지만, 실제 프랑스를 지배하는 엘리트들은 학비가 비싼 ‘그랑제콜’ 출신이 대부분이고, 그랑제콜 중 ‘국립행정학교 ENA‘를 나오지 않으면 정치가나 행정가가 되기도 어렵다. 오히려 한국보다 훨씬 계층 이동이 어렵다. 무너진 계층 사다리와 경제 불황에 더해 이민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은 극우파를 현실 정치로 끌어올렸다.
오헬리엉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우리가 알던 프랑스와 현실의 프랑스가 가진 간극을 깨닫게 된다. 서구의 여러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한국전쟁 때의 이미지로 인식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 다른 나라들을 과거의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간극을 메우는 과정에서 프랑스는 더욱 친숙하고 매력적인 나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