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심리학 강의
칼 융이 그리는 내면세계의 풍경!
이 책은 심리학계에서 ‘타비스톡 강의’(The Tavistock Lectures)나 ‘런던 세미나’(The London Seminars)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텍스트를 옮긴 것이다. 그러니까 칼 융이 1935년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영국 런던의 타비스톡 클리닉의 초청으로 행한 강의의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당시에 융의 강의를 들었던 청중은 200명 정도였다. 주로 의료계 종사자들이었다. 칼 융이 영어로 한 이 강의는 1944년에 제네바에서 프랑스어로 먼저 소개되었으며, 미국에서는 1968년에 출간되었다.
강의는 분석 심리학의 기본 개념을 소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무엇보다, 강의인 만큼 분위기가 다소 개인적이고 친밀하게 느껴진다. 칼 융이 심혈을 기울여온 내면세계의 구조가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자연의 순리를 강조하는 그의 철학 세계가 곧 정신 치료의 길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또 칼 융의 관점이 대단히 건전하고 건강한 것으로 다가온다. 그가 심리학에 기여한 것은 그 자신에 대한 고백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에서 그런 건강성이 느껴진다. 칼 융은 지그문트 프로이트나 알프레드 아들러와 의견을 달리하는 데 대해 세 사람이 서로 다른 기질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심리학에서만은 이론을 제기하는 일을 삼가고 오직 사실에만 관심을 둬야 한다는 것이 융의 판단이다.
신경증에 대한 정의에서도 그런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칼 융은 신경증을 그 자체로 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그 사람 본인이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자율적인 정신 체계가 균형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신경증이라는 것이다. 또 환자마다 언제나 새로운 문제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아주 진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