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하루키의 언어

하루키의 언어

저자
나카무라 구니오, 도젠 히로코
출판사
21세기북스
출판일
2019-12-13
등록일
2019-12-23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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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도서 소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이해하려면 꼭 알아야 할 결정적 키워드 500

하루키 월드를 탐험하려면 언어의 지도부터 준비할 것



무라카미 하루키는 1979년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부터 사십 년 동안 소설, 에세이, 르포르타주, 번역 등을 넘나들며 그 가열한 성실함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그의 문학을 두고 평단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그는 여전히 신간이 나올 때마다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팬들을 열광시키고, 해마다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지목되며, 하루키스트(Harukist/하루키 열성 독자)임을 자처하는 젊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영원한 청춘의 아이콘이다! 도대체 하루키에게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하루키의 언어』를 쓴 나카무라 구니오도 그 매력의 실체가 너무나 궁금하여 아예 하루키를 철저히 연구하기로 결심한다. 이제 그는 하루키 자신보다 하루키에 대해 더 잘 아는 하루키스트가 되었다. 일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궁금해지면 하루키 본인이 아니라 ‘나카무라 구니오’부터 찾는다는 말이 떠돌 정도이다. 그가 ‘하루키를 둘러싼 모험’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하루키 월드’를 구성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언어’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언어에는 하루키가 작가이자 생활인으로서 자주 쓰는, 혹은 하루키만이 쓸 수 있는 모든 말이 포함된다. 작품명, 등장인물, 독특한 비유, 작품 속 특유의 상징과 장치, 문학적 영향을 주고받은 작가들 등은 물론이고 하루키가 초등학교 졸업 문집에 실은 첫 작문, 젊은 시절 경영한 재즈 카페, 자신 있게 자랑하는 요리, 고양이·다림질·달리기·재즈처럼 하루키가 일상적으로 사랑하는 것 등 다분히 개인적인 정보까지 알차게 꿰뚫어 500여 개의 무라카미 하루키 언어를 엄선했다. 『하루키의 언어』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이해하려면 꼭 알아야 할 그 결정적 키워드들을 표제어로 삼아 사전 형식으로 구성한 책이다. 하루키스트들을 위한 가장 꼼꼼하고, 더없이 시시콜콜하고, 너무나 사적인 이 ‘무라카미 하루키어 사전’이 하루키 월드를 탐험하는 당신을 위해 언어의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부터 『기사단장 죽이기』까지,

『중국행 슬로 보트』부터 『여자 없는 남자들』까지,

‘무라카미 아사히도’부터 ‘무라카미 라디오’까지

하루키 원더랜드를 만들어낸 모든 것



하루키 소설의 남성 1인칭대명사 주인공 ‘나’는 언제부터 이름을 가지게 됐을까? 표제어 ‘나’를 찾으면 알 수 있다. 초기 ‘나와 쥐’ 4부작부터 『태엽 감는 새 연대기』까지 줄곧 ‘나’의 시점으로 얘기하다가 『해변의 카프카』부터 3인칭 화자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고양이’와 ‘도넛’에 대한 하루키의 애정은 어느 정도일까? 표제어 ‘고양이’와 ‘도넛’ 혹은 ‘던킨 도넛’을 찾으면 알 수 있다. 자타 공인의 애묘인으로 ‘시치미 떼기, 쑥스러움 감추기, 뻔뻔하게 정색하기’라는 인생 노하우를 고양이한테 배웠다는 하루키는 반려묘의 이름을 따서 재즈 카페 ‘피터 캣’을 개업했고, 자기 이야기 속 고양이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겼으며,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에 대한 편애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도넛은 하루키가 아주 좋아하는 음식으로 특히 던킨 도넛을 최고로 치는데, 『댄스 댄스 댄스』에서는 하루면 질리는 호텔 조식보다도 낫다고 고백했다. 하루키가 창조한 등장인물들에게도 말버릇이 있을까? ‘나쁘지 않아’와 ‘야레야레’라는 표제어를 찾아가면 된다. 특히 ‘야레야레’는 ‘아이고, 맙소사’, ‘이런이런’, ‘제기랄’ 등으로 문맥에 맞게 다양하게 옮겨져 번역본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1973년의 핀볼』에서부터 쓰이기 시작하여 우리 세계의 부조리와 체념을 표현하며 “하루키의 레종데트르”로 무수히 내뱉어진다.

하루키에 대해 이렇게 소소하고 엉뚱한 궁금증뿐만 아니라 좀 더 비평적인 호기심이 일 수 있다. 가령 고양이, 아내, 연인, 심지어 색깔까지 하루키의 이야기에서는 왜 자꾸만 사라질까? ‘사라지다’라는 표제어를 찾아가면 알 수 있다. ‘상실감’은 중요한 키워드로, 갑작스러운 실종 이후 누군가가 자신이 상실한 것을 찾기 위해 세계의 이면으로 들어가는 것이 하루키 문학의 기본 구조이기 때문이다. 세계의 이면, 다시 말해 또 하나의 세계인 ‘패럴렐 월드’도 표제어 중 하나다. 이쪽 세계에 사는 인물들이 순례하는 저쪽 세계로, 자기 영혼 깊은 곳으로 들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는 상징적 공간이다. 하루키 원더랜드의 인물들은 어떻게 이계를 넘나들 수 있을까? ‘구멍’, ‘우물’, ‘도서관’ 등의 표제어를 찾으면 이계로 들어설 수 있는 통로를 알 수 있다. 음악과 술이 있는 바, 엘리베이터, 숲, 비상계단 등 다양하지만 ‘우물’ 혹은 ‘구멍’은 특히 중요한 이계의 입구로 작용하고 ‘도서관’은 이계 자체가 되기도 한다.

그런 평범한 일상 공간에서 부지불식간에 세계의 이면으로 흘러드는데 하루키의 모험가들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 하루키처럼 ‘다림질’, ‘요리’, ‘청소’에 진지하게 임하며 나날을 성실하게 이어가는 보통 사람들이다. 해당 표제어들을 찾으면 그것들을 하루키가 왜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하루키의 인물들이 그것들에 왜 집착하는지 알 수 있다. 표제어 ‘커미트먼트’ 아래에서는 그들이 결국 도착하게 되는 곳이 보인다. 그들은 ‘마술적 사실주의’에 기반한 하루키 원더랜드에서 두 세계를 통과하여 관계의 부재〔‘디태치먼트(detachment)’〕에서 관계 맺기〔‘커미트먼트(commitment)’〕로 나아가고 있다. 재생과 치유와 성장의 여행을 시작하는 소설 속 인물들은 디태치먼트의 세계에 좌초해 있는 우리에게 커미트먼트의 낙관적인 판타지를 제시한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부터 레이먼드 챈들러까지,

재즈와 클래식과 영화부터 요리와 고양이와 달리기까지

오늘의 하루키가 시작된 바로 그곳



하루키가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그의 작품 속에 녹아 있다. 하루키의 등장인물들은 하루키가 애호하는 음악을 듣고, 하루키가 좋아하는 메뉴를 공들여 만들고, 하루키가 좋아하는 자동차를 타고, 하루키가 사랑하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하루키처럼 평범한 나날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착실하게 마주한다. 또한 하루키는 『양을 쫓는 모험』의 ‘양 사나이’, 『노르웨이의 숲』의 ‘와타나베 도루’, 『댄스 댄스 댄스』의 ‘마키무라 히라쿠〔Hiraku Makimura,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 Haruki)’의 애너그램〕’ 등 자신의 분신적 인물을 창조하고, “내 영혼의 형제”라 부르는 절친한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의 본명으로 여러 ‘와타나베 노보루’를 등장시킨다. 에세이는 물론이고 장단편소설에 세심하게 언급되는 작가와 작품, 뮤지션과 명곡, 감독과 영화, 요리와 술과 자동차 등에는 그의 개인적인 역사와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골고루 반영되어 있다. 이 책에는 이처럼 하루키가 사랑하여 하루키적 특성의 기원이 된 것들에 대해서도 다양한 표제어로 흥미롭게 포괄한다.

하루키는 특히 ‘번역’을 통해 자신의 문학 토대를 닦았음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 표제어를 살펴보면 그가 이토록 번역하기를 좋아하는 것은 “밖으로 열린 창”을 읽는 “궁극의 숙독”으로 “소설을 쓰는 데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하루키는 장편소설 14편, 단편소설 90여 편을 비롯해 많은 글을 쓰면서도 부지런히 번역하여 그 작품만 70편을 훨씬 웃돈다. 하루키가 직접 골라서 번역한 책들뿐만 아니라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레이먼드 카버’, ‘리처드 브라우티건’, ‘커트 보니것’, ‘레이먼드 챈들러’, ‘J. D. 샐린저’, ‘그레이스 페일리’, ‘크리스 반 알스버그’ 등 그가 경애하고 강하게 영향받은 작가들도 표제어로 빠짐없이 포함했다.





◎ 책 속에서



구멍|하루키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이계로 이어지는 입구. 『태엽 감는 새 연대기』의 우물, 『기사단장 죽이기』의 석실 등이 인상적이다. 주인공들은 구멍을 지나 ‘저쪽’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다. 즉 이계는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심층심리를 의미한다. 하루키는 글을 쓰는 창작 행위 자체를 ‘구멍을 판다’, ‘지하실로 내려간다’라고 표현하며, “그 깊은 곳에 도달할 수 있으면 모두와 공통되는 기층基層에 닿을 수 있고, 독자와 교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84쪽



나쓰메 소세키|하루키가 일본 작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고 얘기했다. 근대 자아를 의식한 후기 작품보다는 전기 3부작인 『산시로』, 『그 후』, 『문』을 좋아하며 『태엽 감는 새 연대기』는 『문』의 부부를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특히 좋아한 작품으로는 『갱부』와 『우미인초』를 들었다. 『해변의 카프카』에서는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가 『갱부』에 관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는 부분’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는다”라고 말한다.

―116쪽



돌고래 호텔|『양을 쫓는 모험』에 나오는, 삿포로의 스스키노 주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호텔. 정식 명칭은 ‘돌핀 호텔’이며 지배인은 양 박사의 아들이다. 원래는 홋카이도 면양회관으로, 작고 개성이 없는 숙소였다. 속편 『댄스 댄스 댄스』에서는 〈스타워즈〉의 비밀 기지같이 거대한 고층 호텔로 변모한다. 양 사나이가 사는 곳이라고 팬들이 찾아다니지만 실재하지는 않는다.

―179쪽



마키무라 히라쿠|『댄스 댄스 댄스』에 등장하는 인기 없는 소설가. 안이한 청춘 소설 작가에서 돌연 실험적 전위 작가로 전향하고, 가나가와 현의 쓰지도에서 살아간다. 유키의 아버지.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 HARUKI’의 애너그램인데, 실제로 하루키가 잡지 등의 작가로 일할 때 썼던 필명이다. 참고로 군조신인문학상에 응모했을 때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紀’라는 필명을 썼다.

―229쪽



사라지다|하루키 작품에서는 여성이나 고양이 등의 ‘갑작스러운 실종’이나 ‘상실감’이 중요한 주제가 된다. 얼마쯤 지나면 누군가가 사라진 것을 찾기 시작하고, 이윽고 세계의 이면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바로 하루키 문학의 기본 구조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를 비롯해 『양을 쫓는 모험』,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기사단장 죽이기』에 이르기까지 일관된다.

―302쪽 아사히카와|『노르웨이의 숲』에 등장하는 레이코 씨가 ‘아사히카와’에 관해 “그곳은 왠지 잘못 만들어진 함정 같은 곳이잖아?”라고 얘기한다. 언뜻 심한 표현 같지만, 하루키 작품에서 ‘구멍’은 ‘이계로 통하는 입구’로 중요한 키워드다. 『양을 쫓는 모험』에서도 주인공이 양 사나이를 만나는 ‘주니타키초’로 가기 위해 삿포로에서 한 번 아사히카와를 경유하는 것으로 보아, 원더랜드로 통하는 입구가 있는 장소로 아사히카와가 선택됐을지도 모른다. ―367쪽



양 사나이|『양을 쫓는 모험』과 『댄스 댄스 댄스』에 양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인간. 양의 모피를 머리부터 푹 뒤집어썼다. 주인공 내면의 어린아이inner child 같은, 이계의 은둔자. 하루키가 “나의 영원한 히어로”라고 말하는 분신적 캐릭터로 그림책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와 『이상한 도서관』, 단편소설 「시드니의 그린 스트리트」, 수필 「스파게티 공장의 비밀」(『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수록) 등 여러 작품에 등장한다.

―398쪽



쥐|『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에 등장하는 ‘나’의 친구. 아시야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소설가 지망생으로 대학을 그만두고 여러 지역을 방랑한다. 이들 작품과 속편인 『댄스 댄스 댄스』까지를 ‘나와 쥐’ 4부작이라고도 부른다. 주인공인 ‘나’의 분신 같은 존재다.

―506쪽



통과하다|‘벽을 통과한다’는 하루키가 자주 쓰는 ‘우물로 내려간다’는 표현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키워드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벽을 통과하는’ 이야기입니다. 견고한 돌벽을 통과해 지금 존재하는 장소에서 다른 공간으로 가버릴 수 있다는 것…… 그 이야기를 가장 쓰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벽을 ‘통과하는’ 게 가능할까? 하루키가 창작 과정에서 실제로 우물 깊숙이 들어가, 스스로를 보편화함으로써 시공을 초월해 다른 장소로 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다. 무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워프 현상’이 모든 작품의 공통 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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