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없이 함께 산다는 것
01과 91은 함께 살아요. 부부는 아니에요.
결혼 없이 1년간 함께 살아온 01(男), 91(女)이 전하는 솔직 담백한 ‘동거 일기’
독립출판물로 선을 보인 《결혼 없이 함께 산다는 것》은 책을 읽는 내내 표지에서부터 따뜻함과 설렘 그리고 달콤함이 느껴지는 에세이다.
"책 제목으로 동거라는 단어를 일부러 쓰지 않았어요. 이 사회에서는 동거라는 말이 마치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처럼 부정적인 뉘앙스로 들리거든요. 그 같은 편견들과 인식이 조금이나마 바뀌길 하는 바람이 들었죠. 또한 동거를 앞둔 커플에게 저희 커플이 동거한 경험을 토대로 실질적인 방법들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책을 내게 됐습니다. (01)
"남녀가 함께하는 동거가 여성에게는 더 흠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이해는 하지만 도리어 ‘여자가 손해야‘라는 그 말 자체가 틀에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저의 선택과 생각은 바뀌지 않아요." (91)
이들이 말하는 ‘함께 산다는 것’은 “같이 밥을 해먹고, 청소도 하고, 책도 읽고 그렇게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 더 많은 순간을 ‘함께’하는 것. 함께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와 나는 청소를 하고 너는 샤워를 하고, 네가 저녁을 차리면 나는 샤워를 하는 것.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나갈 때보다 설레는 것. 돌아오면 항상 네가 있는 곳. 기다리고 있으면 언제나 네가 돌아오는 곳” 이다.
‘91에게 말한 적은 없지만 가끔 91이 나를 발로 밀어 침대 밑으로 떨어질 때가 있다. 깜짝 놀라 침대 아래에서 91을 보면 정말 그렇게 해맑은 표정으로 자고 있을 수가 없다. 아직 이 문제를 말하지 않은 건 나를 발로 차고도 세상 가장 평안한 표정을 하고 꿈나라를 뛰놀고 있을 91을 보는 것이 꽤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다시금 느낀다. 나 91을 정말로 많이 사랑하고 있구나.‘
책에는 01과 91이 1년간 함께 살며 겪은 일상의 소소한 기록들을 시간순, 주제별로 구성하여, 결혼과 동거에 대한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고민들을 솔직하게 녹여냈다.
동거, 누군가에게는 불편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경험과 사랑, 행복이 될 수 있는 단어다.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결혼과 동거는 다르고, 동거와 연애 역시 다를 것이다. 동거를 하며, 함께 겪는 일에 대한 두 사람의 다른 관점을 비교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읽으며 ‘결혼 없이’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서로 이야기 나누어 보면 어떨까.
"너무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남녀가 맞부딪히며 살아가기 위해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 했어요 주말에는 늦잠 자는 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일찍 기상하는지 또는 아침은 반드시 먹어야 하는지 등등 서로 다른 생활 습관들을 확인해 보자는 취지에서 체크리스트를 만들게 됐죠." (91)
마지막으로 01과 91이 실제로 함께 살며 겪었던 문제들을 바탕으로 만든 체크리스트가 책 속 부록으로 들어 있다. 동거를 시작하기 전에 함께 읽으며 각자의 생각을 체크해 나가다보면 ‘우리 함께 살면 어떨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독립출판물 화제작을 이제 전자책으로 만나보세요. 북닻은 전자책 브랜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