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란의 사랑
가슴 깊은 곳에 사랑의 욕구
말로 표현하는 사랑의 요구
욕구와 요구의 사이에 몸부림치는 사랑의 욕망
물 위의 기름처럼 셋 사이를 떠도는 〈남편〉이라는 존재
53년의 시간과 함께 드러난 사랑의 비밀을 다룬 역사 로맨스
이성계가 8살이었던 몽골 시대에서 세종 이도가 태어나기 2년 전까지
완전 문자의 창제를 꿈꾸었던 인류의 지성의 몸부림.
한글이라는 인류 유일의 자질 문자를 낳기 위해 하나의 왕조가 세워졌다
그 신비롭고 불가해한 왕조 창건의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카란의 사랑〉는 고려계 몽골인 윤기가 조선의 승려인 단도 스님이 되어 죽어가게 되는 53년에 걸친 사연을 다룬다. 스물세 살의 윤기는 감찰관이 되어 1342년 고려와 통모한 반역 음모를 탐지하기 위해 몽골의 국경도시인 카란으로 찾아온다. 윤기는 샤먼이라 불리는 여진족 여자 쏠마와 사랑에 빠지는데 이들의 사랑은 몽골, 여진, 고려의 힘이 팽팽하게 각축하는 카란 사회에 일파만파의 문제를 일으킨다.
〈카란의 사랑〉은 악마를 제압하여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부동명왕의 불상이 남자에게서 사랑하는 여자에게 주어지고 53년 후 여자가 죽기 직전 다시 남자에게 주어지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남자에게 부동명왕은 조선이 창제하게 될 완전 문자, 한글이다. 한자와 다른 완전한 문자를 꿈꾸었던 돌궐, 티베트, 몽골, 위구르, 여진, 거란의 9백 년에 걸친 꿈이 마침내 세종 이도에 이르러 파천황의 도약을 한다. 〈카란의 사랑〉은 조선이 인류 유일의 자질 문자를 낳게 된 이유, 그것이 미래에 던지는 의미를 질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