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말들
이 시대의 가장 어려운 혁명,
나를 긍정하고, 내 몸을 긍정하는 일!
◎ 도서 소개
여덟 명의 여성이 쓴 평범한 몸들의 생애사
내 몸 그대로 살아가는 일에 대하여
‘몸’은 이 시대 최대의 화두이자 각자의 생에서 가장 첨예한 문제다. 한편에서는 ‘탈코르셋’ 논의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한편에서는 온갖 매체로부터 비현실적 미의 기준과 더 완벽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쉴 새 없이 주입받는다. 젊음, 건강, 아름다움은 이 시대의 새로운 통치 수단으로서 존재한다. 그리고 그 방식은 더욱 정교해지며 심화되는 중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내 몸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일은 과연 가능할까.
몸에 대한 수많은 물음표 속에서 『몸의 말들』(아르테S 005)이 출간되었다. 여성 전용 운동 공간을 운영 중인 트레이너부터 내추럴 사이즈 모델 겸 유튜버, 작가, 기자, 영화감독, 안무가, 섹스토이숍 주인, 타투이스트까지 여덟 명의 여성 필자가 자연스러운 내 몸으로 살아가는 일에 대해서 꺼내놓았다. ‘내추럴 사이즈’, ‘여성과 운동’, ‘건강한 성’ 등 다양한 키워드로 자신의 몸에 대한 서사와 자기 몸을 긍정하는 방식 그리고 그 과정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아가서 자신이 생각하는 ‘바디 포지티브’란 무엇인지와 함께 몸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철학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여성주의적 글쓰기, 몸으로 글쓰기의 새로운 모델을 잘 보여준다.
이 책에서 몸은 외모 외에 건강, 자기표현, 공중 보건, 관계, 정체성, 생애주기,
취업 문제까지 생을 망라하는 행위자(agent)다.”_정희진(여성학자)
아르테S는 하나의 주제Subject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Story로 구성된 시리즈입니다.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삶의 다양한 관심사들을 담아내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갑니다.
“내 몸을 긍정할 수 있을까?”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를 둘러싼 생각들
미투 운동의 촉발 이후 페미니즘이 여러 사회적 담론으로 확장되면서, 지난해 세계 패션ㆍ광고 업계는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벗어나 자기 몸을 긍정하자는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자기 몸 긍정주의)’ 캠페인이 휩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디 포지티브 운동은 소셜미디어에서 ‘#BOPO’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확산되었고, 인종, 체형, 성적 지향 등 다양성을 존중하는 브랜드와 제품 들이 시장에 대거 등장했으며, 국내에서도 배우 김혜자를 모델로 한 아웃도어 광고가 화제를 모았다. 이제 바디 포지티브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에게 ‘자기 몸 긍정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몸은 나의 역사이자 현재이고, 곧 ‘나’ 그 자체이기에,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인정하는 일이 쉬울 리 없다. 체형, 사이즈, 피부색, 꾸밈 등 더욱 정교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주입되고 강요되는 미의 기준을 지우는 일, 만인의 개인사가 숨을 곳 없이 낱낱이 공개되는 세상에서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평가의 시선’을 거두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몸을 긍정하라는 메시지는 그러지 못하는 자신이나 타인에 대한 또 다른 혐오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 외모주의와 건강, 노화, 장애, 비정상 등의 범주는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결국 그 어떤 몸의 문제도 단순하지 않다.
『몸의 말들』(아르테S 005)은 이런 고민 속에서 탄생한 책이다. 이 책은 여덟 명의 여성이 써내려간 솔직한 몸의 일기이자 자기 몸을 긍정해가는 과정의 기록이다. 개별적인 동시에 보편적인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한, 지극히 평범한 몸들의 생애사는 몸에 대해 쓰기의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솔직한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은 재미와 공감, 쾌감을 만나고, 자신에 몸에 대한 생각을 타자의 시선이 아닌 자기 스스로 규정하며 긍정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당신의 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의 몸 이야기 ? n개의 몸, n개의 서사
한 사람의 몸은 하나의 독립된 세계다. 세상에 존재하는 몸의 수만큼의 각기 다른 몸 이야기가 존재할 것이다. 몸에 대해 긍정하기 혹은 몸을 집착이나 혐오의 대상이 아닌 그저 몸(나)으로 살아가기는 그 자체로도 혁명에 준하는 어려운 도전이지만, 어쩌면 남의 몸의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자기 몸의 이야기를 스스로 자연스럽게 꺼내놓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에 공감하고 기꺼이 ‘내 몸 쓰기’에 동참한 여덟 명의 용기 있는 목소리가 책 안에 모였다.
이 책은 몸을 긍정해가는 방식을 네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첫 장 ‘자연스럽게’에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작가 백세희는 아토피와의 지난한 싸움 끝에 몸에 대한 각종 평가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사랑과 혐오도 아닌 0의 상태가 되어가는 과정을, 내추럴 사이즈 모델이자 유튜버로 활동 중인 치도는 혹독한 다이어트와 거식증을 겪고 난 후 국내 1호 내추럴 사이즈 모델 도전기를, 칼럼니스트 이현수는 어머니의 아픈 몸과 오늘 나의 지친 몸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나이듦의 과정을 마주하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두 번째 장 ‘솔직하게’에서는 어덜트 라이프스타일숍 ‘피우다’를 운영하는 강혜영과 여성 타투이스트 황도가, 편견과 오해로 금기시되고 음지에 놓여 있던 몸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세 번째 장 ‘건강하게’에서는 여성 전용 운동 공간 팀버를 운영 중인 구현경(Holly)이 여성과 운동을 둘러싼 논의들과 팀버를 만들기까지의 히스토리를 들려주며, 이어 영화 〈아워 바디〉를 연출한 한가람 감독은 영화 속 자영의 시선을 따라가며 몸에 빗댄 우리 삶 이야기를 담담히 적어내려간다.
마지막 장인 ‘온전하게’에서는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고권금이 목적을 위해 쉽게 수단이 되고 배제되고 마는, 그럼에도 다시 재생되는 몸의 일상을 시적인 단상으로 담아냈다.
삶의 모습이 그러하듯이, 각자가 이야기하는 몸의 말들 또한 외모, 운동, 나이듦, 섹스, 타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책에 담긴 각자의 몸의 서사와 철학 속에서 우리는 복잡다단한 우리 삶의 모습들을 마주하게 된다.
◎ 추천의 말
몸, 즉 나 자신에 대한 적대감, 분노, 좌절, 비참함, 세상에 대한 원망, 기력 없음…… 나는 이 글을 쓰기 이전에, 우선 나(몸) 자신과 싸워야 했다. 나에게 몸은 절실히 바꾸고 싶은 그 무엇, 그러다 안 되면 버리고 싶은 것이다. 나는 이 책의 필자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어떤 필자들은 부러웠고, 어떤 필자는 존경스러웠고, 또 공감했다.
이 책은 몸에 ‘대한’ 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몸의 말들』은 ‘몸 = 나’임을 잘 보여준다. 우리의 정신이 몸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이 바로 나인 것이다. 정신은 몸에 속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몸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은 곧 자아관이 된다. 문제는, 자기 몸에 대한 긍정성을 갖기 어려운 사회에 있는데, 과학기술의 발달로 자아만 팽창한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모든 ‘비극’이 있으며, 동시에 이러한 책이 절실한 이유다. 타인의 시선을 상대하는 용기, 나이듦을 인정하는 것, 아픈 상태도 인생의 소중한 부분이라는 인식, 남의 몸에 대해 되도록 적게 말하기부터 시작하자. _ 정희진(여성학자)
◎ 책 속으로
내 피부가 징그럽고 꺼림칙하다며 피하는 아이들 앞에서 늘 무력해졌다. 그 후로 나는 성이 백씨이고, 얼굴이 건조하고 주름져서 할머니 같다는 이유로 ‘백 살 먹은 마귀할멈’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 사실이 별로 슬프지도 않았다. 나는 이미 내 피부를 혐오하고 있었고, 이어서는 나 자신을 혐오했고 그래서 다른 이들이 내게 함부로 대하는 것을 자연스럽다고 느꼈다.
_ 백세희 pp. 26-27
나는 내 몸을 사랑하는가, 내 몸을 긍정하는가에 관해 오래 생각했다.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오래 보류했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아니다’였다. 나는 여전히 내 몸을, 내 피부를 사랑하거나 긍정하지 못한다. 그럼 나는 나를 실패한 걸까? 사랑하거나 혐오하거나, 둘 중 하나만 있는 것일까? … ‘내 피부를 사랑해야 한다’라는 미션은 단 한 번이라도 실패하면 절대 정상까지 오르지 못하는 산이었다. 내 생각은 ‘내 피부를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두 가지에만 매몰되어 있었으니 어떤 짓을 해도 결국 내 피부를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없었다.
_ 백세희 pp. 41-42
이상하게 먹어도 마음이 허했고, 배가 부르지 않았다. 계속 배가 고팠고,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날이 갈수록 예민해지고, 사람들을 피하고 싶어서 집 밖에 잘 나가지 않았다. …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먹은 것을 토해낸 뒤 지쳐서 방에 앉아 있었다. 문득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정상인가? 진짜 이대로 지속되어도 괜찮은가?
_ 치도 p. 53
다시 하고 싶은 것들이 생각났다. 다이어트뿐이었던 스물네 시간이 다채롭게 나눠지고 있었다. 식욕이 하루 동안 가졌던 욕구의 전부였다면, 이제 다른 것들이 욕심나기 시작했다. 돌아오는 데 1년 조금 넘게 걸렸지만 균형적인 일상을 되찾았다. 그리고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지금의 내 모습으로도 당당하게 모델이 되고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꿈은 나를 망쳤지만, 다시 또 살아갈 힘을 주었다.
_ 치도 p. 57
남도 아닌 딸에게 보이지 못할 몸이란 대체 무엇인가. 딸에 대한 걱정과 자신에 대한 자존심, 부끄러움, 고통이 뒤섞였을 저 연두색 타월 뒤의 몸. 그게 뭐 어때서, 라고 내가 아무리 생각해봤자 그건 내 가슴이 아니다. 그건 부끄러울 일도 뭣도 전혀 아니야, 라고 내가 아무리 얘기해봤자 그건 내 몸이 아니다. 나는 모르는 일인 것이다. … 그 후로 나는 엄마의 가슴 쪽으로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어느 쪽이 수술한 가슴인지 잊을 정도로.
_ 이현수 pp. 75-76
여행의 핑계 말고 이유는 비교적 정확하다. 이제야 갈 수 있게 되었으므로, 그리고 자유롭게 갈 수 없을 날이 다가오고 있으므로. 어느 때부터인가 나와 위아래 다섯 살 안쪽 나이 범위에 있는 친구들과 모이면 새로 발견한 영양제와 최근에 받은 검사에 대한 것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어떤 주제로 시작하든 늘 귀결은 몸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그런 나이인 것이다. 하루 종일 걸어도 그저 즐겁기만 한 여행과는 멀어진 나이.
_ 이현수 p. 84
학교에서 남자아이들이 몽정과 발기에 관해 배울 때 여학생인 나는 생리와 임신에 관해 배웠다. 신체의 발달과 함께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으나 클리토리스가 가진 멋진 기능을 알지 못했던 10대의 나는 그저 혼란스럽기만 했다.
_ 강혜영 pp. 94-95
우리는 코도, 입도, 성격도, 피부색도 하다못해 점의 위치 하나도 다 다르게 생겼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성기도 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어쩌다 우리의 아랫도리는 이름도 다양성도 잃어버린 것일까. 성인 여성의 생식기는 종종 핑크빛으로 표현되며, TV 화면 속 사람들에게서 겨드랑이 털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영화 속의 정사는 남자가 앞뒤로 몸을 몇 번 움직이면 여성은 강력한 흥분을 느끼곤 하며, 청소년의 성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룰 때는 대부분 남학생이 등장한다. 이런 비현실적인 현실이 오늘의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닐까.
_ 강혜영 p. 108
타투는 우리가 살며 하는 수많은 선택들 가운데 몇 안 되는, 오로지 나만의 것이다. 벽은 너무나도 높게 느껴진다. 어느 정도의 고통이 수반되는지, 이 타투가 정말 상상하는 모양대로 내 몸에 남을 것인지, 늙으면 어떻게 될지,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과정 끝에 내 몸에 남는 것은 나이테와 같은 기억의 흔적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잉크는 내 몸과 함께 늙는다. 햇볕과 시간에 의해 톤이 변하기도 한다. 작업을 받고 아무는 과정에서 조금 많이 떨어져 나갔지만 그냥 그대로 둔 경우도 있다. 내 몸 몇 군데에 같이 늙어가는 친구를 두는 것이다.
_ 황도 pp. 128-129
웜업을 할 때는 시선이 많이 쏠리진 않는다. ‘여성들이 할 법한’ 동작들로 하기 때문이다. 인치웜, 마운틴클라이머, 팔벌려뛰기와 같은 간단한 맨몸운동과 3킬로그램 핑크 덤벨로 만들어내는 움직임은 사회적 문법에 딱 들어맞아 튈 일이 없다. 하지만 웜업이 끝나고 트랩바에 능숙하게 원판을 꽉 채워 고중량 데드리프트를 하고 있으면 별종 여성으로 프로파일링되기 마련이다. 꼭 한 번은 남성 트레이너가 다가와서 말을 건다. “회원님, 원래 운동하는 분이세요?”
_ 구현경 pp. 157-158
팀버에서는 각 멤버의 체형에 따른 운동 동작의 유불리함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 외에 별다른 사회문화적 맥락에서의 몸매 평가는 없다. 몸매가 사라진 공간에서 각 회원들은 수업이 진행될수록 어떻게 하면 더 잘 움직일 수 있을지 고민하며 몸을 기능적으로 해석하는 법을 배워간다.
_ 구현경 p. 166
막상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니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노력이 주는 결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밤에 30분씩 달린다고 해서 몸에 다이내믹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살이 조금 빠진 게 아닐까, 스스로 믿게 되는 정도다. 그렇다면 온몸에 탄탄한 근육이 자리 잡은 그녀들의 노력은 대체 얼마만큼의 고통이 수반된 것일까. 왜 그렇게까지 운동을 해야만 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단지 건강을 위해서라기에는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 너무 큰 것 아닐까? 그 해답을 탐구하기 위해 출발한 이야기가 〈아워 바디〉였다.
_ 한가람 p. 174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 유일하게 뜻대로 되는 내 몸을 움직여보고 싶다는 누군가의 말에 강하게 공감한 동시에 연민을 느꼈다. 어느 자리에 있어도 인생은 다 힘든 거구나, 다 벽에 부딪히는구나 싶었다. 이야기를 써서 누군가를 섣불리 위로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이 이야기를 통해 누군가는 답답한 현실을 인정해주길 바랐다. 가시화된 성취를 반드시 가져야만 하는 사회에서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건 젊은 몸뚱이밖에 없으니 이렇게 매달릴 수도 있는 거라고. 하지만 이것마저 답이 아니라면 그땐 어떻게 살아야겠느냐고 묻고 싶었다.
_ 한가람 p. 189
상처 난 마음과 몸을 묻기로 결정한 나는 침묵했다. 이 시간만 잘 버텨내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자꾸만 삐져나오는 감정을 더 깊이 묻어두기 위해 노력했고 그럴수록 나는 스스로에게 더 가혹해졌다. 진솔한 마음이 드러나는 순간 인내해왔던 모든 시간과 노력이 무용지물이 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이해받지 못한 마음과 몸은 알 수 없는 곳에 파묻혀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갔고, 그런 몸은 다른 몸에 온전히 자리를 내어주지 못했다. 빈 공간. 애써 채우려 했던 빈 공간은, 어쩌면 내가 만들어낸 공간이었다.
_ 고권금 pp. 21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