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남이다
단편소설.
나는 극장에서 그녀를 만난다. 그녀의 가방 한켠에는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 뱃지가 달려 있었다. 그녀를 만난 건 몇 시간 전이었다. 몇 시간 전 난 빅쇼트란 영화를 보려고 서울극장을 찾았다. 몇 번 볼까 했지만, 봐도 그닥 별로 일 것 같다는 생각에 매번 접었던 영화였다. 한번은 그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지만, 워낙 할 일이 없어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도저히 두 시간이나 되는 영화시간을 기다릴 수 없었다. 그만큼 기다려서 볼 영화는 아니었고 그래서 발길을 돌렸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