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플레
“부엌은 엄마의 가슴이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며, 우주의 중심이다.”
뉴욕, 파리, 이스탄불의 부엌에서 교차하는 달큰 알싸한 감동의 인생 이야기
큰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서 꼭 같은 크기의 큰 기쁨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깊은 절망에 주저앉아 있더라도 아주 사소한 기쁨으로 위로받는 것이 인생이다. 뉴욕, 파리, 이스탄불 세 도시의 부엌에서 바로 이 소소한 기적을 보여준다. 바로 ‘수플레’라는 아주 작은 기쁨으로 말이다. 가정에 헌신해왔지만 남편과 자식들에게 무시만 당하는 중년의 주부 릴리아, 삶의 전부인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마크, 병든 엄마에게 매여 한 순간도 자신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된 페르다, 이 세 사람이 수플레를 만들며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소소한 삶의 기쁨으로 슬픔과 좌절을 극복해나가는 마법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수플레는 악명 높은 디저트로 알려져 있다. 오븐에서 꺼내는 순간은 봉긋한 예쁜 모양이지만, 이유 없이 순식간에 주저앉아버려 만든 사람을 허탈감에 빠트리기 때문이다. 이런 얄궂은 수플레를 작가는 우리의 인생에 빗댔다. “수플레는 아름다운 여인의 변덕스러운 마음과도 같다. 오븐을 여는 순간, 수플레의 한가운데는 완벽한 아름다움으로 부풀어 있지만, 한순간 폭삭 꺼져버린다. 마치 예측할 수 없는 우리의 인생처럼…….”(본문 중에서) 작가는 이야기 속에서 수플레를 ‘가장 큰 실망’이라고 정의하면서도 릴리아, 마크, 페르다가 수플레를 만드는 모습을 통해 ‘가장 큰 희망’이 삶 속에 있다는 아이러니한 메시지를 전한다.
어느 날, 인생이 나에게 불행이라는 폭탄을 마구 던지며 싸움을 걸어올 때 이 책의 첫 장을 펼쳐보길 바란다. 나만큼이나 슬프고 절망적인 세 사람이 아주 소소한 기쁨 하나로 어떻게 얼마나 이겨내고 삶을 바꿨는지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릎을 세우고 일어서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