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오빠가 돌아왔다. 못생긴 여자애를 하나 달고서.
제16회 이산문학상 수상작, 김영하 작가의 블랙코미디
발표작마다 한국문단의 화제를 일으켜온 주목받는 소설가 김영하가 소설집이다. 원숙한 아이러니로 버무린 달콤씁쓸한 블랙코미디이다. 인간 존재와 현대사회의 핵심을 예리하게 파고들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표제작 「오빠가 돌아왔다」는 열네살 하층민 소녀의 삐딱한 육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열네살 소녀의 가족은 술주정뱅이에 고발꾼인 아빠, 미성년자 동거녀와 집에 돌아온 오빠, 아빠와 헤어지고 함바집에서 일하고 있는 엄마이다. 동거녀와 함께 오빠가 집에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란이 가족에 대한 소녀의 냉소적인 시각에 담겨 거침없이 그려진다. 소녀의 냉소주의는 가족의 사랑을 표현하는 반어적 화법이 되어 나타난다.
그밖에도 일상의 평범한 사건 속에 숨겨진 헤아릴 수 없는 긴장을 예리한 감성으로 포착한 「이사」「마지막 손님」과 기발한 상상력이 아이러니와 조롱에 섞여드는 번뜩이는 순간들을 특유의 속도감 있는 문체로 풀어낸 「너의 의미」 「보물선」(황순원문학상 수상작) 등에서는 새로운 감수성과 다양한 소재로 동시대 한국문학을 갱신하고 있는 작가 김영하의 역량이 잘 드러난다.
‘지금 여기’ 어딘가에서 벌어질 법한 사건들이 치밀하게 계산된 구조 속에 생생하게 묘사된 8편의 작품들은 그간 가치파괴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폭넓은 스펙트럼 속에서 그려온 김영하의 작품세계가 한층 무르익은 가운데 새로운 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소개
보편성을 담보하는 소설의 주제의식과 트렌디한 소재를 통해 동시대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저자 특유의 통찰력과 문제의식으로 전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끌고있는 소설가 김영하. 단편들에서 현대인의 고독과 단절, 타인과의 연대에 대한 무능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명쾌하고도 아이러니하게, 또한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며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주었다면, 장편들에서는 독자들에게 늘 새로운 실험을 선보여왔다.
강원도 화천에서 군인의 아들로 태어나 진해, 양평, 파주, DMZ, 잠실 등 전국을 주유하며 성장했다. 연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헌병대 수사과에서 군역을 마친 그는 단편 「거울에 대한 명상」을 가지고 9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두드려본다. 첫단추는 낙선. 그러나 그 해 봄 그는 문화비평지 『리뷰』에 이 작품을 보내 바로 "등단해버린다".
두 권의 작품집과 한 권의 장편 소설을 내면서 기발하고 만화적인 상상력, 인간소외, 죽음, 사이버 시대의 일상성 등을 다룬 묵직한 주제들, 소설의 전통적 원칙을 파괴하는 도전성, 자학과 조롱에 섞여드는 번뜩임 등으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그의 소설들은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중국, 네덜란드, 폴란드, 터키 등에 판권이 수출되어 세계 각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2004년에는 한 해 동안 동인문학상, 이산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었다.
소설집 『호출』『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오빠가 돌아왔다』, 장편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아랑은 왜』『검은 꽃』『빛의 제국』 , 산문집 『포스트잇』『랄랄라 하우스』『퀴즈쇼』, 영화산문집 『굴비낚시』『김영하ㆍ이우일의 영화 이야기』가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 여덟 개 도시를 여행하고, 각 도시에서 쓴 짧은 소설과 직접 찍은 사진, 여행 일화를 한 권의 책에 담는 『여행자』시리즈를 집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