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왜 용서해야 하는가? 용서에 전제조건이 있는가?
”도대체 용서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
2015년 1월 10일 새벽에 일어난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은, 임신한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한 남자가 차에 치여 사망했던 일을 말한다. 남자를 친 운전자는 그대로 도주했으나, 결국 자수했고 피해자의 아버지는 오랜 고민 끝에 아들을 죽인 뺑소니차 운전자를 용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서에서 그 운전자를 만난 다음 날, 그 용서를 번복하며 분노했다. 이유는 뺑소니차의 운전자가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고 태도에서도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가해자의 뉘우침을 용서의 전제조건으로 본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용서란 무엇인가. 저자는 이 사건을 보며 용서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담은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이 크림빵 뺑소니 사건을 보며 저자는 ‘용서’에 대해 수수께끼 같은 물음을 던진다. 크림빵 사건의 직접적 피해자는 이미 숨을 거두었다. 이처럼 직접적 피해자가 이미 존재하지 않을 경우,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누구에게 진정으로 ‘용서할 자격’이 있을까. 피해자의 부인인가, 그를 낳은 어머니인가. 직접적 피해자가 아니라 간접적 피해자인 아버지가. 과연 “나는 용서한다”라며 용서의 행위를 할 수 있는가. 또한 용서를 하지 않는 것과 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왜’ 우리는 용서해야 하는가. 용서하면 피해자가 분노나 복수의 마음에서 해방되기 때문인가. 아니면 가해자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서인가. 용서는 ‘언제’ 해야 적절한가. 예를 들면 가해자가 용서를 요청한 후인가, 아니면 가해자가 용서를 구하는 것과 상관없이 아무 때나할 수 있는가. 또한 용서에는 반드시 전제조건이 있는가. 즉 용서를 하기 전에 잘못을 저지른 가해자가 뉘우치거나 회개해야만 비로소 용서가 가능한가. 이러한 물음들은 용서의 지평이 얼마나 복잡한지 보여준다. 이 책은 그 물음에 관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저자소개
현재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Texas Christian University Brite Divinity School) 교수다. 미국 드류 대학교(Drew University)에서 철학 석·박사(Ph.D) 학위를 받았고,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신학부에서 가르쳤다. 2006년부터 현 대학교에서 자크 데리다 사상, 코즈모폴리터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콜로니얼리즘, 페미니즘 등 현대 철학적·종교적 담론들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이마뉴엘 칸트, 한나 아렌트, 자크 데리다 등의 사상과 연계하여 코즈모폴리턴 권리·정의·환대 등의 문제들에 대한 학문적·실천적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국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저서로는 『배움에 관하여』 『용서에 대하여』(2017 세종도서) 『정의를 위하여』 『코즈모폴리터니즘과 종교』 『안녕, 내 이름은 페미니즘이야』, 페미니즘과 종교 3부작으로 『페미니즘과 기독교』(개정판), 『젠더와 종교』(개정판), 『21세기 페미니스트 신학』(개정판) 등이 있다. 『한국일보』 『시사인』 『서울신문』 등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7 경향신문 선정 올해의 저자’로 뽑혔다. 영문 저서로는 『디아스포라 페미니스트 신학: 아시아와 신학정치적 상상』(Diasporic Feminist Theology: Asia and Theopolitical Imagination) 『코즈모폴리턴 신학: 불균등한 세계에서의 행성적 환대, 이웃 사랑, 연대의 재구성』(Cosmopolitan Theology: Reconstituting Planetary Hospitality, Neighbor-Love, and Solidarity in an Uneven World) 등이 있다.
목차
책을 시작하며
프롤로그 용서의 상투성을 넘어서
1장 용서를 사유해야 하는 네 가지 이유
1.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인간
2. 함께-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인간
3. 제도 속 존재로서의 인간
4. 미래를 향한 존재로서의 인간
2장 용서란 무엇인가: 용서의 정의
1. 용서에 대한 오해와 이해
2. 용서란 무엇인가: 용서의 정의
3. 용서의 조건과 과정
3장 용서의 종류
1. 자기 용서
2. 대인 관계적 용서
3. 정치적 용서
4. 형이상학적 용서
5. 용서의 오용: 수단으로서의 용서
4장 용서와 종교
1. 종교적 용서: 기독교를 중심으로
2. 용서와 신: 용서에 신이 필요한가
3. 신의 용서: 네 가지 딜레마
4. 신의 용서와 심판
5. 용서하는 파트너로서의 신
6. 예수와 용서: 생명-사랑으로서의 용서
5장 용서의 두 축: 용서의 윤리와 용서의 정치
1. ‘용서의 윤리’와 ‘용서의 정치’의 긴장
2. 용서의 정치: 조건적 용서
3. 용서의 윤리: 무조건적 용서
4. 이중적 정언명령: 조건적 용서와 무조건적 용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