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없는 나라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1년에 제정된 혼불문학상 제5회 수상작 『나라 없는 나라』. 기존의 동학농민혁명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몇 개의 역사적 실재 혹은 실재를 덧씌우고 그것을 누빔점으로 동학농민혁명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동학농민혁명의 발발부터 전봉준 장군이 체포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그날의 현재성과 이야기에 담긴 농도 짙은 감동을 만나볼 수 있다.
나라에서 철통같이 에워싼 운현궁 노안당을 제집 들듯이 들어온 김봉집이란 사내가 흥선대원군 앞에 슬며시 나타난다. 대원군이 재차 본명을 묻자, 사내는 전봉준이라 쓰기도 하고, 김봉집이며 김봉균이 모두 이름이요, 자는 명숙이라 하며 동무들은 녹두라 부르기도 한다고 했다. 전봉준이 돌아간 후 대원군은 끙끙 앓는다.
그해 정월, 전봉준 송두호 정종혁 김도삼 송대화 황홍모 김응칠 최경선 등의 이름이 적힌 통문이 돌았다. 그들은 군사를 모아 고부군수 조병갑을 몰아낸다. 조선의 명운이 달린, 조선의 마지막 기회였던 농학농민혁명이 시작되었다. 저자는 전봉준, 김개남, 손화중 등의 장군들과 흥선대원군과 이철래, 김교진 등의 젊은 관리 그리고 을개, 갑례, 더팔이 같은 주변인 들이 겪는 시대적 상황과 사랑, 아픔을 우리 현실에 비추어볼 때 가장 현재적 의미가 충만한 사건으로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