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완벽해질 때까지 몇 번이고 작별 인사를 연습하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
《오베라는 남자》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소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전작에서 이웃과 사회와의 화해를 유머러스하게 그려내고, 일곱 살 소녀의 눈을 통해 케케묵은 가족 간의 갈등을 풀고, 늘 남을 위해 살다 온전한 자신을 찾아나서는 여자의 이야기를 가슴 벅차게 그려냈던 저자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따뜻한 감성과 유머가 집약되어 있는 작품이다.
하루하루 기억이 사라져가는 걸 느끼며 초조해하는 한 남자와 그의 아들, 그리고 그의 손자를 잇는 삼대가 얽힌 아름답고도 섬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삶의 어느 한 순간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현재가 녹아내리며 완전히 놓아버릴 때까지의 순간들이 천천히 이어진다.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은 손자와의 이별에 아쉬워하고, 점점 작아져가는 머릿속 기억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사별한 아내를 향한 그리움, 그리고 평생 데면데면하게 지내왔던 아들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며 소중한 기억들을 간직하기 위해 분투한다.
자신이 죽기도 전에 기억을 잃어가며 사랑하는 손자를 떠나야 한다는 걸 무슨 수로 설명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그는 먼저 자신을 떠난 아내의 정원을 가득 채우던 히아신스의 달콤한 향기가 나는 그 특별한 공간에서 아무 두려움 없이 세상과 작별하는 법을 배워간다. 그리고 그를 놓을 방법을 찾아야 함에도 정성껏 보살피는 가족들의 슬픔, 그 속에서 찾아가는 기쁨과 희망의 이야기가 가슴 깊이 울림을 주고, 언젠가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