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다 미혹. 2
‘가져.’
본능의 발화 지점의 정점에 도달했다. 타들어간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청후를 응시했다. 젖은 욕망으로 눈동자는 이미 흐릿해져 있었다. 그녀가 울 것 같은 얼굴로 말없이 눈빛만으로 호소했다. 멈춰달라고.
‘날 괴롭히지 말아줘요. 당신은 희망고문이야, 존재감만으로도.’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매혹적인 여자였다. 이제 그녀는 그에게 불가항력적인 존재였다. 영원히 헤어날 수 없음을 직감하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그가 천천히 손끝으로 그녀의 통통한 입술을 어루만졌다. 그녀의 입술이 팽팽하게 발기한 정점이라도 되는 듯 발갛게 달아올라 부풀어 있었다. 그는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며 그녀의 가슴 끝을, 은밀한 정원 속에 감춰진 진주를 떠올렸다.
그가 혀로 그녀의 아랫입술을 부드럽게 쓸어 올렸다. 죽을 것만 같았다. 이렇게 닿으면 갈증이 달아날 줄 알았다. 그런데 닿으니 더 큰 갈증이 전신에 번졌다. 하루 종일 해만 뜨는 백야 같았다. 눈이 부시고 목이 타들어가는 무참한 갈증에 그가 입술을 더욱 크게 열어 그녀의 입술을 입안 가득 삼켰다.
‘못 참아!’
졌다. 청후는 두 손을 들고 항복했다. 욕망 앞에 굴복했다. 아무리 누르려고 해도 이젠 한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