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 있다
이 책은 좀비로 태어난 주인공이 좀비로 살아가는 모습을 이야기한다.
좀비로 태어났기에 죽을 때까지 좀비로 살아야 하는 좀비는 현실에서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는 외국인 노동자와 몸과 마음이 조금 불편한 장애인을 비유한 존재로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편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한 존재다.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시선 속에 갇혀 살아야하는 존재, 좀비.
고통이라는 개념 자체가 결여되었지만, 여느 사람들과 다름없이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서로 정을 나누며, 가슴 아파할 줄 아는 하나의 인격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잊고 사는 사람들은 편견에 가득 찬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좀비는 그 시선을 마주하며 살아간다.
이 책은 사람들의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리고 그 편견 가득 한 시선이, 시선을 받는 당사자에게 있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편견이 가지고 온 오해와 그 오해가 낳은 불신. 다르다는 이유로 견뎌내야 하는 차별과 폭력.
편견을 가진 사람에게 있어선 당연하다 생각되는 시선이 그들에게 닿는 순간 그들이 느끼는 심적인 고통은 그 어떤 육체적 고통보다 크지만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서 그 고통을 육체적인 고통을 느끼지 못 하는 좀비라는 존재가 심적인 고통을 극대화 하여 나타내 줌으로써 편견의 시선이 주는 고통을 나타내게 된다.
겉모습의 다름이 가져다 준 편견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헤아려 주는 사람과의 만남. 그 속에서 주인공이 느끼는 분노와 슬픔은 현실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존재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이 나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에게 편견의 시선을 주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