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베스트셀러 《나는 왜 이일을 하는가》의 저자
사이먼 사이넥의 신작!
최근 KT는 8,3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우리나라 전체 퇴직자 규모는 2013년 기준 87만 8,343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슬그머니 늘어 있는 치킨집과 커피숍처럼, 대량해고는 이미 우리 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어버렸다.
1981년 8월 5일, 출근투쟁에 들어갔던 항공관제사 1만 1,359명을 레이건 대통령이 쟁의 이틀 만에 ‘영구히’ 해고해버리면서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정리해고가 기업의 일상적인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기업은 마치 연례행사처럼 분기별, 연별로 실적과 인건비를 견주어보고, 그 결과에 따라 직원을 해고한다. 마치 자본처럼 수시로 직원을 손익의 계산대에 올려놓는 일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어쩔 수 없고 불가피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리해고 대신 임금인상이라는 카드를 빼든 코스트코의 CEO 제임스 시니걸
코스트코의 CEO 제임스 시니걸은 이러한 추세와는 정반대의 사고방식으로 회사를 경영한 사람이었다. 그는 기업에 중요한 것이 성장이나 매출보다는 고유의 기업문화라고 생각했다. 그 중에서도 사람, 그러니까 직원을 돌보는 문화가 가장 중요했다. 코스트코의 임금 수준은 동종 업계의 두 배에 가까웠고, 회사가 어려워질 때면 정리해고를 단행하거나 임금을 깎는 대신 오히려 인상했다.
시니걸의 생각은 분명했다. “직원이 해고와 같은 내부 위험에 대처하는 데 급급하다면, 정작 외부 위험에는 역량을 집중하기 힘들어진다.” 그의 예상대로 코스트코에는 전 직원이 ‘똘똘 뭉치는’ 문화가 자리 잡았고, 2008년의 경기침체 기간 중에도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낼 수 있었다.
인센티브와 정리해고를 휘두르는 회사라면 으레 생겨나는 사내정치 역시 코스트코에는 존재할 이유가 없었다. 불안과 경쟁이 사라진 문화를 대신한 것은 서로 공감하며 협력하여 혁신하는 문화였다. 지금 코스트코는 미국 내 2위, 전 세계 7위의 소매업체다. 아울러 코스트코의 직원 복지는 업계 최고 수준이며 이직률 역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단순히 어려움을 넘는 정도를 넘어 직원과 회사가 함께 영원히 행복해지는 ‘성장의 선순환’을 만들어낸 것이다.
성장을 쫓아가는 대신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라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단기 성과와 손익 계산의 함정에 빠져 성장의 선순환을 좀체 만들어내지 못한다. 이들 기업은 나름대로는 합리적인 경영을 하고 때로는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성과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들을 너무 많이 희생해버린다. 그 희생은 때로는 골드만삭스처럼 회사의 명예일 수도 있지만, 시티그룹처럼 경기가 좋아지면 빠져나가는 우수한 직원일 수도 있고, 메릴린치 사의 경우가 그렇듯 장기적으로는 회사 자체의 이익이 되고 말 수도 있다. 베스트셀러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에서 사이먼은 조직의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리더가 조직의 진정한 목적, 즉 ‘왜Why’를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책,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에서 사이먼은 이제 ‘왜’를 아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자고 주장한다. 그래서 우리 모두 성장의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어내자고 주장한다.
사이먼의 말에 따르면 최고의 성공을 달성하는 조직, 경쟁자들의 허를 찌르는 혁신을 이뤄내는 조직, 충성도가 높고 직원 이탈이 적으며 그 어떤 도전을 만나도 이겨낼 수 있는 조직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이런 특출한 조직들은 위에서는 리더가 보호막을 쳐주고 아래에서는 조직원들이 서로를 지켜주는 문화를 갖고 있다. 이렇게 생겨나는 게 사이먼이 주장하는 핵심 개념인 안전권Circle of Safety이다.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며 성장의 선순환의 기초가 되는 안전권은 리더가 직원을, 그리고 직원이 다시 리더를 사람으로 대하며 신뢰해주는 환경에서 생겨난다. 그리고 그러한 환경을 위해서는 돈이 사람을 지배하는 대신, 사람이 돈을 지배한다는 사고방식이 기업 경영의 기본 방침이 되어야만 한다.